▲ 김태석 의원 ‘잔치는 끝났다.’ 지난 5월31일부터 6월 2일까지 사흘간 “아시아의 미래 비전 공유”를 주제로 진행된 제12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폐막했다. 이번 제주포럼은 글로벌 이슈를 보는 깊은 통찰과 다양한 협력모델을 제시하여 새로운 아시아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공존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2회째를 맞이하는 제주포럼은 해마다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확장과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전 세계 81개국 5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 경제·경영, 환경·기후변화, 여성·교육·문화, 글로벌 제주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75개 세션이 진행된 이번 제주포럼은 한국과 미·중·일의 대북정책, 한·중 수교 25주년 평가와 과제, 북핵 문제, 아시아 핵 경쟁 억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반영한 세션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제주4·3, 동아시아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주제로 이번 제주포럼에서 처음으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18세기 중엽, 프랑스는 유럽의 문화 중심지였다. 그러나 경제 구조는 취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중세 소빙기에 접어들면서 기후 악화로 인해 농사를 망치는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난 18세기에도 프랑스는 기후가 조금만 나빠도 식량 부족에 허덕였다. 급격한 기후 변동이 나타난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수백만 농민들은 흉년이 겹치면서 굶어죽기 직전의 상태에서 근근이 목숨을 연명하는 형편이었다. 이런 국가적인 어려움에 처한 프랑스를 날씨는 도와주지 않았다. 이 당시 유럽은 추위와 함께 습한 날씨가 지배하고 있었다. 1764∼1777년에는 전 유럽에서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이 당시 1775년 프랑스의 기상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측할 수 없는 한파나 폭설, 홍수 등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날씨의 변동이 최고에 달했던 1770년에는 겨울이 길었고, 특히 눈이 많이 내렸다. 여름 역시 알프스 산맥 상부 초지 위의 눈을 녹이기에는 너무 짧고 서늘했다. 이런 이유로 알프스의 빙하가 발달하면서 저지대로 밀고 내려왔고, 이로 인하여 식량 생산은 감소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 강경식 의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10년을 넘어섰지만 지난 특별자치도의 실험은 결과적으로 행정의 효율성과 전문성, 대응성, 책임성이 오히려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나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왕적 도지사의 탄생과 풀뿌리민주주의 훼손, 주민접근성 약화, 행정시‧읍면동의 책임행정 약화 등으로 도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4개 시᠊군이 폐지되면서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에 명시됐던 ‘폐지된 시᠊군에 대한 행᠊재정적 불이익 배제의 원칙’도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가 그간 시᠊군의 업무를 상당부분 하고 있기는 하지만 2006년 2조7000억원의 예산 중 도본청 예산비율은 41.8%, 제주시는 33.5%, 서귀포시 24.7%이었으나, 2016년 4조6000억원으로 10년간 연평균 5.4%의 예산이 증가했다, 그 중 도 본청 예산비율은 연평균 8.9%증가한 반면, 제주시의 예산비중은 2.6%, 서귀포시는 1.1%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주민 대면 행정의 최일선인 읍면동의 자치기능 강화 방안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06년
요즘 들과 산을 다니노라면 제법 그윽한 향기에 정신이 번쩍합니다. 밭머리에 퉁그러지듯 버림받은 돌무지나 산비냥 서덜 끝자락에 멋대로 엉킨 채 소복하니 무리지어 핀 찔레꽃 때문이죠. 매화(梅花)가 아니더라도 암향(暗香)이 부동(浮動)하는 게 장난이 아닙니다. 사는 곳이 외진 탓에 사람이 그리워서인가, 향기로라도 부르려는 듯 합니다. 바람기라곤 전혀 없음에도 지나는 이마다 고개를 돌리게 해 붙잡는 품이 눈물겹습니다. 찔레꽃은 곱지만 화려하진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예나 지금이나 '화초'로는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죠. 찔레에서 나온 장미가 '꽃의 여왕'으로 대접받는 걸 생각하면 짠할 정도입니다. 장미가 신라 때부터 등장해 시가(詩歌) 등 예술적 탐미(貪美)의 대상이었던 데 비해 찔레는 거의 찾아볼 수없으니까요. 그나마 시에 등장할 때도 세시풍속에 따른 농사의 지표로 쓰일 뿐이었습니다. '해마다 밭머리에 흰 눈이 날린 듯하고(每年塍塹雪粉粉)/짙고도 맑은 향기 여기저기서 풍겨오네(馥郁淸香遠近聞)/절로 피고 짐을 뉘라서 다시 즐기랴(自落自開誰復賞)/농삿꾼에게 땅 갈고 김매는 철 알게 할 뿐(田家只用候耕耘)' 조선 현종 때 문인으로 연행록(燕行錄)의 선구자
참 좋은 때입니다. 바람이 살랑만 대도 신록(新綠)의 맑은 향기가 한껏 느껴져옵니다. 언제부턴가 미세먼지 타령이 일상처럼 돼버렸지만 연록(軟綠)의 싱그러움 앞에는 별 것 아닌듯 싶습니다. 고사(高士)는 문향(聞香)하는 법-. 이즈음의 푸르름은 쥐어짜면 싯퍼런 물이 뚝뚝 들을 듯한 한여름의 그것과는 달라 땡볕에 쬐면 금세라도 바랠 것같은 연하디 연한 어린 자연의 살내음을 듣습니다. 수필가 이양하(李敭河ᆞ1904~63)선생께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며 '그 중에서 봄과 여름이 혜택이 많고 그 가운데서도 봄, 봄 가운데에서도 만산(萬山)에 녹음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라고 예찬(禮讚)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 켠으론 섭섭함도 없지 않으니 벌써 입하(立夏)를 지나 어느덧 본격적인 여름으로 달려가는 계절의 속절없음을 어찌하리오? 봄바람에 취하는가 싶기 무섭게 주명(朱明)이라니... 시·거문고·술을 좋아해 '삼혹호 선생(三酷好先生)'이라 불리는 고려 때 문호이자 풍류객 이규보(李奎報ᆞ1168~1241ᆞ白雲居士)선생도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봄한테 어디로 가느냐고
한국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맨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라고 합니다. 갓난애가 가장 쉽게 낼 수있는 모음이 'ㅏ'이고 자음은 'ㅁ'인데 이를 한꺼번에 내는 '아마'가 그 원형(原型)이라네요.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옹알이에서 비롯된 이 말이 여러 과정을 거쳐 유아어(幼兒語)론 '엄마', 성인어(成人語)론 '어머니'가 된 것이지요. 어머니란 이렇게 우리를 있게 한 생명의 원천으로, 존재의 근원이자 영원한 보호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나 자식으로서 나이가 적건 많건,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늘 "어머니"를 찾고 부르며 의지하는 것이죠. 그 분이 살아계시거나 돌아가셨거나 관계없이 말입니다. '어ᆞ머ᆞ니'란 세 마디만큼 편한 말이 없으려니와 동시에 그보다 더 가슴 '쎄한' 말도 없는 것도 이 때문이죠. 세상 모든 어머니들 치고 훌륭하지 않은 어머니가 있으리요마는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시대 한국의 어머니들은 차라리 위대하다못해 성스럽기조차 합니다. 그 분들은 한마디로 '드럽게 어려운 시절'을 오직 가족만을 알고, 자식만을 위해 살아온 '그림자같은 인생'들이셨으니까요. 빼앗긴 나라에 태어나 광복을 찾았나 싶기 무섭게 전쟁이 터지고
온 나라가 연일 시끌벅적한 게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돼 급작스레 후임을 뽑는 선거판이 벌어진 판에 북쪽 '석동(石童ᆞ돌아이)'은 미사일 장난을 계속하고, 이에 경쟁이라도 하듯 바다 건너 큰 석동 역시 느닷없이 돈타령으로 겁박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들은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해 서로 네 탓에 핏대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나라인지, 나라라면 누구의 나라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시절은 곡우(穀雨)가 지나 본격적인 농사철인데 전국이 유세밭으로 변해버린 마당에 농심(農心)마저 흩어놓고 있지나 않은 지 저으기 걱정된다. 하긴 대통령을 뽑는 일도 나라살림을 농사로 치면 농삿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큰 일이니 이해는 한다. 앞으로 5년 동안 먹고 살 농사의 씨앗을 고르고 뿌리는 일이니까. 국회의원 선거가 밭농사라면 모름지기 대선은 우리의 주식(主食)인 쌀을 마련하는 논농사라 할 수 있다. 논농사건 밭농사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 좋은 종자(種子)를 고르는 것인 만큼 나라 농사에도 지도자를 뽑는 일이야말로 같은 맥락에서 엄청난 대사임에 틀림없다. 종자가 '후지면' 아
▲ 유진의 제주도의원. 지난 4월 20일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일부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도 한다. 아직도 장애인의 차별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10년,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게 불편하고, 차별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물론, 과거에 비해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율도 높아지고 사회적 인식도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장애인이 자유로운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가는 곳곳 마다 휠체어, 유모차를 방해하는 턱과 계단, 좁은 인도폭, 시각장애인을 위험한 차도로 안내하거나, 설치가 중단된 유도블럭, 승강기가 없어 접근할 수 없는 건물 등 셀수도 없는 위험요인, 접근불가능 요소들이 우리 사회에 넘쳐난다.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과 관련해서 법률로 도로, 공원,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주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
‘서구의 텔레비전은 문 밑으로 스며드는 하수구와 같다.’ 전에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나가수> 등이 하도 유명하다하여 일부러 시간 내서 봤는데(집에 TV수상기를 없앤 지 약 20년은 됐다), 보면서 바로 떠오른 건 솔제니친이 한 위의 말이었다. 공감하며 동감하며, 동시에 절감하며 통감한다. 하기야 모든 프로그램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TV수신료를 매달 내놓고 이것 아까워 보다보면 이것저것 보게 되는데, 위의 그런 프로로 우리는 그 소중한 나의 시간을 빼앗기고 남 놀고 남 돈 벌고 남 인기 올리는 데에 기여해줄 뿐이다. 이윤추구가 최대의 목적인 기업들처럼, 현대 미디어의 최고 목표는 시청률이다. 열심히 봐줬더니 광고가 많이 붙고 천정부지의 연예인 몸값이 이 시청률로 지급되니 소비자인 시청자가 이 모든 비용을 몽땅 지불하는 꼴이다. 이러니 미디어회사들은 순간적으로 입맛을 맞춰야하는 인스턴트식품이 되어야하고, 자극적인 조미료나 향료, 향미증진제를 만들어내야하고, 시청을 오래 끌어야하니 방부제도 첨가해야할 거다. 모두 우리 몸을 썩게 하는 것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인스턴트와 같
경사(慶事)가 났다. 아기손바닥만한 내 정원에 살구꽃이 피었다. 그것도 한두 송이가 아니라 무려 스물대여섯 송이나 말이다. 이로써 비로소 나에게도 봄이 완성됐다. 내게 살구꽃은 망향(望鄕)의 꽃이다. 내 고향은 시방 내가 사는 곳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듯 그리 멀지 않은 동네지만 그 품을 떠난 지 어언 30여년, 이제나 저제나 늘 꿈에서도 그립기만한 것은 매한가지다. 그래서 몸뚱어리는 회색빛 찬 도시에 박고 있을망정 고향을 못잊어, 고향을 그리며 주로 그녘 풀이며 나무를 돌보는 게 취미이자 중요한 일과(*차라리 의무라는 게 맞다!) 가 돼버린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바로 저놈 살구나무인데 이름부터 익숙하게 정겨운데다 인연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20년도 더 전 어느 여름날, 하릴없이 동네를 어정거리다 아파트 옆 아스팔트 길가에 싹이 튼지 달포나 됐을까, 반뼘이 될듯말듯한 살구나무가 자라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여느 눈엔 아예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고, 설사 보였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쳤겠지만 눈밝은 촌놈에겐 정말 어쩔 수없을 정도로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흙이라곤 쥐눈꼽만큼 있는 곳에 뿌리를 내린 탓에 한여름 땡볕으로 달궈진
오늘 아침 무심히 달력을 보다 깜짝 놀랐다. 삼월삼짇날이 지난 지 어느덧 엿새째라는 사실 때문이다. 삼짇날하면 제비인데, 제비는커녕 텅 빈 하늘엔 비 머금은 희뿌연 먼지만 가득한 '슬픈 봄'이 거기 있었다. 지난 한 달 가까이 봄맞이 타령으로 들뜬 채 그렇게 맞은 봄이 사실은 반쪽짜리라는 슬픈 현실과 그것을 자각(自覺)조차 하지 못한 미욱함이 한없는 부끄럼으로 가슴을 때린다. 봄은 본디 빛으로 오고, 소리로 오는 법이다. 새로이 움트는 잎의 푸르름과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들의 잔치는 봄의 화사한 얼굴이요, 겨우내 깊게 가라앉혔던 목청을 틔운 새들의 지저귐은 봄의 생동(生動)하는 리듬이다. 봄빛은 정태적(靜態的)이지만 연한 듯 강하게 마음을 물들이고, 봄의 소리는 기운을 솟구치게 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한다. 굳이 한 편을 들라면 후자가 동적(動的)이라 더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하지만 실제론 함께라야 온전하고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봄맞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봄이 그저 화선지에 물감 번지듯 다가와 소리 없이 휑한데도 그것이 당연한 일인 양 돼버린 게 이 땅의 현실이니 참담할 따름이다. 활기찬 비상(飛上), 상쾌한 지저귐으로 봄을 몰고 오는 제비가
▲ 허창옥 제주도의원. 지난주 한 중앙언론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근거로 “한미 FTA 발효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확대되면 국내 농가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요지는 한·미 FTA 발효 이후, 국내 농가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전체 농가의 평균소득이 2015년 3722만원으로 FTA 발효전인 2011년(3015만원)보다 23.4% 증가했고, 특히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한 축산농가의 소득은 4년 사이에 66.1%나 상승했다는 하였다. 이 기사를 접한 필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는 것 같아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 평균 농가부채는 지난 2015년 2722만원으로 FTA 발효전인 2011년(2604만원)보다 4.5%만 상승하여 소폭 증가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 2011년 3104만원에서 2015년 6185만원으로 99%나 증가했다. 이것은 농업의 특성에 따른 자본적·생산적 부채 증가로 특히 투자비용이 높은 축산업의 경우, 조류독감과 구제역, 돼지열병 등 여러 요인에 의한 피해 발생을 감안해 볼 때, 축산농가의 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