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보름 앞까지 다가왔다. 며칠 전부터 할머니 산소를 맡고 있는 언니의 마음이 분주하다. 2남 7녀가 있으니 구태여 다섯째 딸이 노심초사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어쩌다가 한 번 앞장선 벌초가 자기 일, 그야말로 독박 벌초가 돼버렸다. 할머니 산소는 의외로 단정하였다. 주위의 묘들이 산발을 하고 있다면, 할머니는 머리카락이 어깨를 살짝 덮을 정도다. 늦가을이라면 오히려 찬바람을 가려주겠다 싶은 아늑함마저 느껴졌다. 그동안 산소를 염려할 아버지가 생각날 적마다 ‘산소에 와서 잡풀을 뽑았다’라는 언니의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인지 언니에 대한 미안함인지 모를 감정이 목에 걸려 얼얼했다. 언니의 등에 업혀서 산담에 올라앉은 어머니가 주위를 살피신다. 중문 오일시장으로 가는 외길과 아득히 내다보이는 바다, 나무에 달린 풋귤들이 기억을 되살린 것일까? 어쩐지 낯익어 보이는 비석을 가만히 살펴보더니, 돌 틈을 비집고 올라온 고사리를 뽑기 시작한다. 드디어 상황을 파악하셨나? ‘감히 우리 서러운 시어머니 산소에 줄기를 뻗치다니…'하는 자세로 잡풀들을 있는 힘껏 잡아채신다. 혹시나 넘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호미를 들고 선 내가 안절부절못하니, 언니
오영훈 제주지사가 5년 전 중단된 '제2공항 연계 주변지역 상생발전 계획' 용역을 원점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3일 오후 열린 제43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현기종 국민의힘 의원(서귀포시 성산읍)과의 질의응답 중 이같이 말했다.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성산읍을 지역구로 둔 현 의원은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둔 상황에서 10년에 걸친 논란을 종결해야 하며 이미 1000억원 이상의 세금이 투입된 제2공항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2공항 주변 상생발전 계획이 2019년부터 멈춰 있는 상태"라며 제주도정의 의지를 물었다. 현 의원이 언급한 '제2공항 연계 도민이익 및 상생발전 기본계획 용역'은 전임 도정이 2019년에 약 5억원을 들여 착수한 사업이다. 당시 도는 이 용역을 통해 제2공항 지원 인프라 사업 발굴과 주변지역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공항개발 이익을 도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며 복합도시 조성 계획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용역은 2020년 9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지역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5년째 종결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 당시 투입된 5억원의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 시행 중인 차고지 증명제가 현실과 맞지 않아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김기환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도2동갑)은 3일 도정질의에서 오영훈 제주지사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차고지 증명제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도서지역과 읍면지역에서 차고지 증명제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며 "올레길 안쪽에 거주하는 도민들은 차량 접근이 어렵고 차고지 확보가 매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통해 소규모 필지 분할이나 용도 변경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차고지 증명제 시행 후 토지를 소규모로 잘라 매매하거나 주차장 용도로 등록한 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사례가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제도의 허점이 발생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또 "제주에 거주하면서도 육지에 주소를 두거나 차고지 증명이 용이한 지역에 주민등록을 이전해 편법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다. 과거 주차장 확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전에 지어진 원도심 건물들은 차고지 증명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지난 8월 제주도 월평균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무더웠던 여름이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지점별 월평균기온은 제주 29.9도, 고산 28.6도, 성산 29도, 서귀포 29.8도로 지점마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각각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네 지점의 평균값인 '제주도'의 지난달 평균기온은 29.3도로, 역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앞서 지난 7월 제주도 월 평균기온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27.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폭염과 열대야도 기록적이었다. 지점별 폭염일수(일 최고 33도 이상인 날의 수)는 제주 35일(1위), 서귀포 18일(1위), 성산 9일(4위), 고산 4일(4위)이다. 네 지점의 평균값인 제주도의 폭염일수는 16.5일로 역대 1위다. 밤사이 25도 이상을 유지한 날인 열대야 일수는 현재 제주 57일(1위), 서귀포 51일(3위), 고산 40일(1위), 성산 46일(1위)로 지점마다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네 지점의 평균값인 제주도 열대야 일수 역시 현재 48.5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제주 지점은 특히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30일까지 47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 '역대 최장 열
제주도는 9월 한 달간 제주에서 33개의 스포츠대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국제대회로는 오는 6~8일 제주관광대 컨벤션홀에서 ‘2024 동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몽골, 일본, 대만 선수와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가한다. 전국대회로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2024 추계전국대학 남·여 유도대회’가 열린다. 전국의 대학 유도선수 450여 명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강자를 가린다. 도내 대회는 오는 7일 ‘제1회 제주도역도연맹회장배 전도생활체육 역도경기대회’를 시작으로 21일 ‘2024 도지사기 전도태권도대회’, ‘제19회 도지사기 전도궁도대회’, 22일 ‘제10회 도여성 탁구연맹회장배 탁구 대회’가 열린다. 이외에도 오는 28일 오라야구장에서 '제16회 제주도야구소프트볼협회장 전도고교대항생활체육야구대회', 29일 제주도체육회관 스쿼시장에서 '제7회 도스쿼시연맹회장기 전도스쿼시대회', 29일 월랑봉(다랑쉬오름)에서 '제29회 제주도패러글라이딩협회장배 패러글라이딩 대회' 등이 펼쳐진다. 장애인대회로는 2일 ‘제17회 도지사배 전국장애인파크골프대회’를 시작으로 14일
제주시가 장기 미착공 상태인 73곳에 대해 건축허가 직권취소를 예고했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건축허가를 받고도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장기 미착공’ 건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직권취소 대상은 2022년 7월 1일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2년 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주거용 39곳과 비주거용 34곳 등 전체 73곳이다. 건축법에 의하면 허가를 받은 날부터 2년 이내에 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건축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또 공장의 경우 3년 이내에 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취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행정은 매년 상·하반기별로 건축허가 직권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시는 이번 73곳에 대한 건축허가 직권취소에 앞서 건축 관계자의 의견 청취, 현장 조사, 청문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직권취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30곳 중 15곳에 대해 건축허가 직권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2곳은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처분이 유예됐다. 김태헌 제주시 건축과장은 “건축허가 직권취소에 앞서 건축 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취소를 유예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 건설경기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지역 주요 공약이었던 '관광청 신설'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정부는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일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위성곤, 김한규, 문대림 의원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했다. 이 개정안은 현행 문화체육관광부를 문화체육부로 개편하고 관광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 문체부 장관 소속의 한국관광진흥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의 배경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행이 가능한 별도의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신설될 한국관광진흥청은 관광산업의 육성과 개발, 지역 관광 활성화 등의 업무를 명확히 규정해 관광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국가 정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관광청 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0월 대선 후보 시절 제주를 방문해 직접 제시한 대표 공약 중 하나다. 당시 그는 관광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제주에 관광청을 신설해
제주도내 다수의 게스트하우스가 농·어촌민박 사업장 표시, 신고확인증 및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자치경찰단은 도내 127곳의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한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안전 종합점검을 실시한 결과, 준수 사항을 위반한 다수의 업소가 적발됐다고 3일 밝혔다. 점검 결과 농·어촌민박 사업장 표시를 하지 않은 2곳이 적발됐다. 또 신고확인증이나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15곳에 대해서는 현장 지도가 이뤄졌다. 이번 게스트하우스 점검은 휴가철 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8월 한 달간 이뤄졌다. 자치경찰은 불법촬영기기 설치 여부, 미신고 숙박, 미신고 일반음식점 영업, 유통기한 경과 제품 사용, 요금표 게시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강수천 제주자치경찰단 관광경찰과장은 "앞으로도 제주지역 건전한 숙박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자 오영훈 제주지사가 논리적 반박 자료를 제출할 뜻을 밝혔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전제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시점에서다. 3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성의 더불어민주당 도의원(화북동)은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행정안전부의 신중 입장에 대한 제주도의 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행정시를 두는 규정을 삭제하고 지방자치단체로서 시·군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가능성과 효과, 지역사회 공감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전문의원실도 추가 입법화와 특례 규정 조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오 지사는 이에 대해 “예상된 내용으로 이미 대안을 마련 중”이라며 “행정안전부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조만간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제주도는 적어도 (오는) 11월 말까지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법안 통과와 행안부 장관의 주민
제주대는 2025학년도부터 자유전공을 신설해 수시 모집에서 신입생 78명을 선발한다고 3일 밝혔다. 수시 신입생 선발을 위한 원서접수 기간은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이다. 자유전공은 수시로 100%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과 면접 평가는 반영되지 않는다. 자유전공 입학생은 입학 후 1년간 전공 및 진로 탐색 과정을 거친 뒤 2학년 진급 전 적성과 관심 등을 반영해 입학정원이나 성적과 관계없이 원하는 학과(일부 학과 제외)를 결정하게 된다. 제주대는 자유전공 소속 학생들의 전공 탐색과 진로 선택에 부족함이 없도록 다양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유전공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타 학과 전공 기초과목 수강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전공 탐색 교과목 이수, 대학 내 학과(전공) 소개, 진로·진출분야 공유, 적성에 맞는 다양한 전공·진로 탐색 프로그램 이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체계적인 전공·진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전담 교수도 배치된다. 학생의 전공·진로 선택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교수와의 상담도 이뤄진다. 자유전공 관련 자세한 사항은 대학 입학안내 홈페이지의 '2025학년도 수시 신입생 모집요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대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제1호 여름편에 이어 제2호 가을편이 나왔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 시즌 여행객을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가을편을 3일 발간했다. 올해 추석 연휴는 이틀의 휴가를 사용할 경우 최장 9일간의 긴 휴가를 보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추석 연휴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29만992명이다. 도와 공사는 소셜데이터를 활용해 ‘추석’과 관련된 연관어를 분석하고, 내비게이션 데이터와 신용카드 데이터를 통해 추석 연휴 동안 제주를 찾는 이유를 분석했다. 2022년과 2023년 두 해의 추석 연휴를 비교하기 위해 2022년의 분석 기간은 9월 8~14일, 2023년은 9월 27일~10월 3일로 설정했다.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추석 연휴 동안 제과점(53% 증가), 항구(44% 증가), 테마파크(31% 증가) 등이 2022년 추석 연휴 대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독특한 맛과 분위기를 제공하는 제과점, 부속섬으로 가는 항구,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테마파크는 올해 추석 연휴 동안에도 주요 방문지로 예상된다. 지
제주소방서 김영길 소방위가 3일 제51회 소방안전봉사상 본상을 수상했다. 소방안전봉사상은 화재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적극적인 업무수행과 투철한 사명감, 봉사정신 등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소방공무원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21명이 선정됐다. 2008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김 소방위는 각종 재난현장에서 화재진압과 화재조사 활동 등을 수행하면서 도민 생명 보호와 재산피해 경감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 소방위는 제주도 전역의 화재현장을 담당하는 제주 광역화재조사팀과 일선 소방서 현장대응단에서 화재조사 업무를 이어온 베테랑 화재조사관이다. 그는 특히 지난 4월 제주시 화북동에서 발생한 대응 1단계의 창고 화재현장 등 도내 대형화재에 대한 세밀한 조사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해냈다. 또 화재대응편람 편찬과 각종 화재 위험성 재현 실험 및 논문 작성 등을 통해 현장대응 역량 발전에 기여했다. 시상식은 이날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소방청과 한국화재보험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소방안전봉사상 수상자에게는 소방청장 표창과 화재보험협회 상패, 상금 등이 수여됐다. 김영길 소방위는 “국민의 든든한 수호자가 되기 위해 각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