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제주지방법원을 포함한 지방 법원들이 압수수색 영장 남발과 재판 지연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불기소'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공방이 감사장을 채웠다. 법사위는 17일 제주지법을 포함한 대전고법과 특허법원, 대전지법, 대전가정법원, 청주지법, 광주고법, 광주지법, 광주가정법원, 전주지법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국정감사에서는 법원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과 재판 지연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제주지법의 영장 발부율은 80%로 전주지법(93.8%), 광주지법(88.1%), 청주지법(87.9%)에 이어 높은 편이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을)은 높은 영장 발부율이 법원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지방법원의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무변론 판결 제도가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수일 제주지법원장은 "간담회 등을 통해 제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해당 제도의 악용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청래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구 을)은 고(故) 한상용 씨
4년여간 보조금 8억 6000만원을 빼돌려 도박판에서 탕진한 제주지역 모 수협 전 직원이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홍은표)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주시 소재 B수협에 근무하면서 지난해까지 55차례에 걸쳐 보조금 6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지난해 다른 보조금 계좌가 연결된 통장을 훔쳐 11차례에 걸쳐 1억3000만원을 빼돌리는 등 3년에 걸쳐 8억6000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보조금을 지출한 것처럼 허위로 영수증을 처리하고 21차례에 걸쳐 감독기관인 제주시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연말마다 보조금 계좌에 돈을 채워 넣고 다음 해 1월부터 다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년간 돌려막기식으로 범행을 이어오던 A씨는 지난해 감사가 진행되자 스스로 범행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한 돈은 인터넷 도박으로 생긴 사채를 갚는 등 대부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보조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자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경쟁구도로 진입했다. 두 병원은 제주를 대표하는 종합병원이다. 병상 규모가 유사하고 중증 및 응급환자 치료에 주력하는 의료기관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민생토론회에서 상급병원 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한 것을 두고 도내 의료계는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경쟁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이전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했다. 그러나 서울과 같은 권역으로 묶여 한계에 부딪혔다. 하지만 이번에 권역 분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주대병원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국명 제주대병원장은 "지역적 한계로 의료인력 수급이 어려워 재정 적자를 겪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제주대병원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제주한라병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도전을 검토하고 있다. 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은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권역 분리 조치가 취해지면 도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병원별 신청을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지낸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후보는 97.28% 개표된 17일 새벽 0시 40분 50.17%(93만 6967표)의 득표율로 46.02%를 얻은 조전혁 후보를 4.15%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16%였다. 정 당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하는 등 역사와 인권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선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정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서울시민의 승리"라며 "서울 교육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서울시민의 열망을 반영해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당선인은 "제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적 감수성을 교육에 반영할 것"이라며 "과거 제주4·3평화재단 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겪은 경험이 이번 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생수시장에서 과반 가까운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자랑하던 삼다수가 최근 30%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제주도의회와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39.4%로 집계됐다. 2015년 45.1%였던 삼다수의 점유율은 2022년 42.8%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40.3%로 추가 하락했다.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보다 정밀한 원인 분석을 주문했다. 삼다수가 과도한 자금을 개발 사업에 투입해 본래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최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송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 남원읍)은 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 질문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점유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가격 인상'을 꼽았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점유율 하락은 가격 인상 영향이 크다. 지난해 가격을 인상했는데 삼다수는 가격 결정 탄력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품질보다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지원 약속을 놓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야권은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 제시"를 촉구하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여권은 "도민 염원 실현의 큰 의미"를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6일 논평을 통해 "제주 상급종합병원, 제주신항,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사업 등 제주지역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해결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약속이 실현될지 여부는 재정적 뒷받침에 달려있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헛된 말로 끝나지 않도록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약속한 예산만 해도 약 5000억원에 달하며 여기에 추가 사업들이 포함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말뿐인 약속이 아닌 구체적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제주 공약 중 하나였던 '관광청 신설'과 제주4·3 문제와 관련한 발언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큰 의미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논평에서 "대통령은 이번 민생토론회를 통해 제주 미래 비전과 관광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울산북)은 16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래휴양형 사업이 무산되고 헬스케어타운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JDC가 연이은 사업 실패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JDC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차 JDC 시행계획 이후 추진된 스마트시티 실증 단지, 업사이클링 클러스터 등 6개 사업이 보류 또는 중단된 상태다. 이는 인·허가 취소와 지역사회 반발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로 JDC를 국토교통부에서 도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서귀포시 송산동·효돈동·영천동)은 지난달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JDC의 제주도 이관 또는 제주도의 통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총선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윤 의원은 "JDC가 제주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도민들과 협력 관계도 원활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며 "JDC는 정례적인 협의 구조를 구축하고,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제주도 공무직 노동자 정원이 전국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은 현직 공무원은 물론 다른 지역과도 차이를 보였다. 16일 한국행정연구원이 발간한 '한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공무직 임금의 결정요인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 공무직 정원은 294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서울(2185명), 경기(1359명), 부산(1305명), 대구(948명) 등의 순이었다. 정원이 가장 적은 곳은 세종(420명)이었다. 제주도내 공무직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942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내 공무직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147만원 인상됐다. 그러나 인상액이 가장 높았던 경기도의 257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제주 지역의 공무직 노동자 평균 임금은 월 220만원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해 약 310만원으로 공무원의 월평균 보수인 410만원보다 약 100만원 적다. 또 공무직 임금은 공무원 보수의 약 79%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 공무직 노동자들은 공무원 대비 낮은 임금과 지역 간 격차 문제를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 서인석 안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광역 지자체 간 공무직 정원과 연봉액 차이가 크다"며 "지자체와 기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
공무원연금공단은 100세 시대를 대비한 공직사회의 퇴직준비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퇴직준비 모범사례 영상·수기 공모전'에 들어갔다. 공단 퇴직준비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한 달간 접수중이다. 이번 공모전은 퇴직준비교육 수료자가 후배·동료 공무원에게 퇴직준비 마음가짐, 방법 등에 대한 모범사례를 제시함으로써 퇴직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획됐다. 2017년,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과거 수기에 한정했던 것과 달리 영상부문을 추가해 수기부문과 영상부문으로 나눴다. 퇴직준비교육 수료자는 전·현직 관계없이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 우수사례 선정자에게는 소정의 포상이 수여된다. 자세한 내용은 공무원연금공단 홈페이지(www.geps.or.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인주 공무원연금공단 복지운영실장은 "공무원이 퇴직 후 행복한 은퇴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성배(56) 관세청 조사국 외환조사과장이 제63대 제주세관장으로 16일 취임했다. 취임식은 생략하고 곧바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전 신임 세관장은 1988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서울세관 외환조사총괄과장, 조달청 국유재산관리과장, 관세청 공적무역심사팀장, 관세청 외환조사과장 등을 거쳤다. 전 세관장은 "제주 지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운영해 수출기업의 불편 사항을 꾸준히 발굴하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관세 행정을 통해 국민과 기업에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예부터 여러 직업에는 각자 생계를 이어가는 수완이 있는 것처럼 거지에게도 자기 나름대로 구걸하는 기술과 재주가 있었다. 무훈은 의학을 창설하는 자금을 모집하려고 가끔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구걸 수단을 운용하였다. 시주들의 환심을 사고 좀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하여 어떤 때에는 사찰 시장이나 일반 시장에서 ‘물구나무서기’1) 곡예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두 발은 하늘을 향하고 양 손은 땅을 짚어 ‘전갈 기어가기(蝎子爬)’하고는 반시간 동안 넘어지지 않고 지탱할 수 있었다. 무훈은 기예를 선보이면서 노래를 불렀다. “물구나무 한 번 서면 동전 한 닢, 열 번 서면 동전 열 닢, 여러 번 서면 돈도 많아지니 누가 의학을 창설하지 못한다고 하리오? 한 번 오르면 동전 한 닢, 열 번 오르면 동전 열 닢, 의학을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오.” 어떤 때에는 땅에 엎드려 기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돌아가며 말 타듯이 타게 하였다. 심지어 두세 명의 아이를 동시에 등에 태워 장난치면서 돈을 구걸하였다. 무훈은 기어가면서 노래하였다. “나는 말이 되고 당신은 타세요. 당신은 돈을 내고 나는 힘을 쓰니, 의학을 창설하는 데에 힘이 들지 않아요. 안정하게 타고 빨리 기어가요, 나
3. 중산간이라는 말의 기원 ‘산간(山間)지대’라는 말은 『삼국사기(三國史記,1145(인종 23년)』 「고구려본기」에 보이고, ‘산간(山間)’은 중국 당나라 정사(正史)인 『구당서(舊唐書, A.D.940)』에도 나오는 매우 오래된 용어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높아 수려한 지역이어서 산지(山地)가 발달해 있어서 페르낭 브로델(P.Braudel)의 말마따나 “산지의 사람들은 넓고 소통이 힘든 공간 속에 파묻혀 있어 대개 경작이 불가능하든지 혹은 아주 힘들어서 문명의 재건에 필요한 접촉과 교환이 어렵다”라고 했다. 그런 곳에서는 삶에 필요한 핵심 물품들을 모두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와 문명, 경제는 모두 후진성과 빈곤함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산지(山地)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산지의 규모가 크지 않고, 사면이 바다인 관계로 해안마을이 발달하였으며, 그 한라산과 해안 사이에 초지(草地)와 곶(藪: 2000년대 이후 곶자왈이라는 신생어로 사용)이 형성돼 있어서 고려시대 몽골점령기에는 목장을 동·서 아막의 행정에 의해 운영되었고, 조선시대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삼읍으 10소장 체계로 나누어서 목장지로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