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제주도민들이 제주로 인구가 유입되는 것을 점차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제주도가 발표한 '2024 제주의 사회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내 인구 유입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긍정적 인식이 2019년 24.2%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는 41.4%로 조사됐다. 반면 부정적 인식은 2019년 40.9%에서 올해 16.5%로 34.4%p 감소했다. 제주도민의 외부 인구유입에 대한 인식은 2022년 긍정적 34.2%, 부정적 27.9%로 처음으로 긍정적 인식 비율이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후 긍정적 인식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도는 "인구 유입에 대한 도민 수용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구 유입 증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이유는 주택 및 토지가격 상승(45.6%),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 훼손(33.3%), 주민 간 갈등 유발(12%) 순으로 꼽혔다. 제주 이주민의 이주 동기는 새로운 직업·사업 도전(21.1%), 새로운 주거환경(16.9%), 회사 이직·파견(15.6%), 결혼 및 가족과 동반(14.7%), 건강·힐링을 위한 환경(11.5%),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9.4%), 자녀 교육환
제주 효돈중 동문인 김공순(81)씨가 2010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모교에 장학금 7640만원을 쾌척했다. 제주 효돈중은 2회 졸업생인 김공순(81)씨가 올해도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640만원을 기탁했다고 27일 밝혔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 유년 시절을 보낸 김씨는 "열심히 일해서 벌어온 돈을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을과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중등 체육교사 출신으로, 과거 효돈중에 재직한 적도 있는 김씨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해 힘썼다. 육상대회와 배구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퇴직 후에도 체육교육 관련 활동은 물론 지역 청소년 선도 활동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2013년 '천일장학회'를 설립해 해마다 후학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마을의 어려운 이웃과 노인들을 위해서도 10년 넘게 꾸준히 기부해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고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올해 김씨가 쾌척한 장학금 640만원은 다음달 3일 졸업식 때 졸업생 8명에게 각 80만원씩 지급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김 선생의 기부와 장학 활동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에 큰 힘을 주고 있으며, 이
한라산에서 등반 중이던 5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 충북 출신 A씨(53)가 한라산 관음사 코스를 오르던 중 삼각봉대피소 인근 해발 약 1300m 지점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119 구조대는 현장에 출동해 A씨를 모노레일과 구급차를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그러나 A씨는 오후 1시 20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기상 악화로 헬기 이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득이 모노레일을 통해 이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 소방정 소방공무원 인사발령 성 명 임용사항 현 직 임용일자 직 급 부 서 직 급 부 서 1 강성부 (승진) 소방정 소방안전본부 소방정책과장 소방령 소방안전본부 소방행정팀장 2025.1.1. 2 전철하 소방정 제주소방서장 소방정 소방안전본부 소방정책과장 〃 ※ 소방령 소방공무원 인사발령 성 명 임용사항 현 직 임용일자 직 급 부 서 직 급 부 서 1 고태민 소방령 소방안전본부 소방행정팀장 소방령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태와 탄핵 정국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위기 속에서도 지혜와 연대를 통해 도민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을 다짐했다. 이 의장은 지난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기자단 신년대담에서 "2024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실감나는 한 해였다"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역대급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가 도민들의 민생경제에 큰 어려움을 안겼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과 12·3 계엄사태를 언급하며 "정치적 혼란과 비상사태가 더해져 도민들의 삶에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도민들은 끈기와 지혜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단합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새해에도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며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확대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새해 주요 과제로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청년층 지원을 제시하며 "청년들이 제주에서 꿈을 이루고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과 주거 지원 정책을 강
제주 지역 기업들의 12월 경기 심리지수(CBSI)가 전국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지역 전산업 CBSI는 76.8로 전월 대비 16.0포인트(p) 하락했다. 전국 평균 CBSI가 같은 기간 4.5p 하락한 87.0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제주 지역의 하락폭이 월등히 컸다. 제조업 CBSI는 79.8로 전월 대비 2.1p 하락했다. 이는 생산과 신규수주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다음 달 제조업 전망치는 84.7로 전월 대비 3.5p 상승하며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 비제조업 CBSI는 76.7로 전월 대비 16.5p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채산성과 자금사정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비제조업의 다음 달 전망치는 74.6으로 전월 대비 14.1p 감소하며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 지역 기업들이 꼽은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32.1%)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19.0%) ▲불확실한 경제 상황(13.0%) 순이었다. 특히 내수부진은 전월 대비 7.9%p 상승
안우진 제주시 부시장 등 제주도 공직자 45명이 후배들의 감사와 축하 속에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제주도는 27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2024년 하반기 공직자 퇴임식을 열고 45명의 공직자가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퇴임식에서는 정년퇴직한 안우진 부이사관과 고민자 소방안전본부장, 명예퇴직한 허문정 이사관을 포함한 퇴직 공무원들의 헌신을 기리며 공로를 치하했다. 행사는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재직기념패 수여, 퇴직자들의 추억이 담긴 영상 상영, 오영훈 제주지사의 격려사, 그리고 퇴직 공무원들의 퇴임사 순으로 진행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격려사에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은 민선 8기 도정의 도약 기틀이 되었다"며 "제주는 변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롭게 시작하는 제2의 인생이 제주의 미래 비전과 맞닿아 있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더 나은 제주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40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고민자 소방안전본부장은 퇴임사에서 "좋은 선배와 동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민선 8기 도정과 함께했던 시간은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제주도가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46억원을 확보하며 자연재난 예방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제주도는 27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46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교부세는 자연재난 예방, 안전위험시설 개선 등 시급한 재난안전 사업비에 활용될 예정이다.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안전관리 관련 예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지원하는 재원이다. 도는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며 재정 지원을 요청한 끝에 이번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번 특별교부세로 추진되는 주요 사업으로는 침수 예방과 방재시설 개선이 있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흥리, 상모리, 하모리, 애월읍의 배수로 정비와 한경면의 우수관 설치가 진행된다. 이를 위해 모두 18억원이 투입된다. 또 한천 저류지 수문과 신풍리 저류지 및 배수로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에는 각각 5억원과 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생활환경 안전 강화를 위한 교차로 개선과 정보화 사업도 포함됐다. 동홍동주민센터 교차로 개선에는 3억원이 배정됐다.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기반설비 고도화, 노후 폐쇄
제주행 관광객이 오그라들었다. 연말 연시 성수기 제주행 관광객이 급감했다. 지난해보다 15%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닷새간 항공과 선박을 이용해 16만40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2365명보다 14.7% 감소한 수치다. 날짜별로 보면 28·29·30·31일 각 3만3000명, 내년 1월 1일 3만2000명이다. 국내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모두 1037편으로 지난해 1597편 대비 35.1% 줄었고, 국제선 항공편은 지난해 96편보다 6.3% 늘어난 102편이다. 항공기 공급좌석은 21만3549석으로 지난해 23만5164석과 비교해 10.5% 감소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계엄령과 탄핵 등 여파로 연휴 분위기가 조성이 안 되면서 올해 연말 연휴 기간 제주를 찾는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크리스마스가 월요일로, 주말 포함 사흘간 쉴 수 있어 연말 전부터 연휴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도 했다"며 "반면 올해는 특별히 연휴 분위기를 끌어올릴 긍정적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
만감류 감귤인 레드향 열과(열매 터짐) 피해가 올해 제주에서 급증한 원인은 '고온현상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제주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레드향 열과 발생률은 38.4%로 지난해보다 12.7%p 증가했다. 농업기술원이 레드향 재배 농가의 환경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열과 피해가 급증한 직접적인 원인은 시설 내 고온으로 밝혀졌다. 빅데이터 수집 사업에 참여하는 레드향 농가 9곳의 지난 5∼9월 생육기간 시설 내 온도를 분석한 결과 평균온도 27.5도, 최고온도 30.8도, 최저온도 23.8도로 지난해보다 각각 1.2도, 1.6도, 0.7도 높았다. 열과율이 4.4%로 낮았던 2개 농가는 평균온도 26.7도, 최고온도 29.6도, 최저온도 23.1도로 다른 7개 농가보다 각각 1.0도, 0.6도, 0.9도 낮게 관리한 것으로 나타나 온도가 높을수록 열과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농업기술원은 설명했다. 농업기술원은 특히 과실 생육 초기인 5∼6월 시설 내 온도가 열과율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보임에 따라 레드향 생육 단계별 적절한 온도관리 기준을 제시했다. 강일두 제주도 스마트기술팀장은 "온도 관리를 시작으로 토양 수분 관리, 적정 착과
올해 제주가 모은 고향사랑기부금이 3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도는 지난 26일 기준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이 30억9100만원(2만8973건)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모금액 15억1300만원(1만3535건)에 비해 모금액과 모금 건수 모두 2배를 넘어섰다. 도는 타지역과 차별화된 예우정책을 통해 기부금 증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제공하는 ‘탐나는 제주패스’ 혜택을 공영관광지(33곳) 무료입장(또는 할인)뿐만 아니라 한라산 탐방예약 별도 인원 배정, 민영관광지(26곳) 이용료 할인까지 확대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가 아닌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내로 기부할 수 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 특산품 및 관광상품 등의 답례품도 제공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온라인으로는 고향사랑e음(https://ilovegohyang.go.kr) 사이트, KB 국민은행 KB스타뱅킹 등에서 납부 가능하고 오프라인으로는 전국 농·축협과 농협은행 창구에서도 납부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