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 얘깁니다. 아침·저녁 출·퇴근 길에 잠시 잠깐씩 도로를 타면 태평양을 끼고 달리는 구간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많은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축복인 듯도 합니다. 계절따라 혹은 하루의 시간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바다의 색깔은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제법 오래 동안 같은 길을 다니다보니 바다의 색깔만으로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는 걸 짐작할 경지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때맞춰 계절이 바다를 바꾸는 건지 바다가 계절을 바꾸는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가을 해질녘 태평양/남 캘리포니아에 드리운 만추의 바다는 지금 녹색과 쪽빛으로 나뉘어 출렁인다. 남 캘리포니아에 드리운 만추의 바다는 지금 녹색과 쪽빛으로 나뉘어 출렁입니다. 며칠 전에 내린 때 이른 소낙비 탓이지요. 가을이면 당연히 단풍으로 물든 산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알아야 할 텐데 저는 대신 바다를 읽고 있습니다. 산에는 '단풍'이란 멋지고 사뭇 시(詩)적이기까지 한 단어가 있지만 바다에는 단풍에 견주어 쓸 만한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풍류를 알았던 조상님들 덕에 '단풍'이란 말이라도 있으니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영어로는 그저 'changing of colors' 라
신용운 통증없는힘찬세상네트워크대표 지난 번엔 내 몸안의 쓰레기를 치워야만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충분히 인식하셨을 겁니다. 이번에는 그 대략적인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정한 몸의 청소 작업, 디톡스(Detox Cleansing)는 항산화 효과가 우수한 한약재를 3년간 발효시켜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 시킨 발효한약을 통해 진행됩니다. 절식을 통해서 숙변과 나쁜 것들이 빠져나가면서 몸이 날아갈 것 같이 가벼워지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음식을 제한하는 이 모든 과정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면서 힘들지 않게 하실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 뇌와 심장 등의 필수 장기는 프리미엄 글루코스(glucose) 에너지가 꼭 필요합니다. 지방을 태워서는 이런 고급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허브디톡스(detox·해독)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프리미엄 글루코스 에너지를 흡수되기 쉬운 형태의 발효한약으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조금씩 자주 마시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고, 디톡스 기간 동안 뇌를 만족시켜 주어 다이어트 후 폭식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고, 심장·간과 같은 장기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결국 허브디톡스 프로그램은
새들로 꽉 찬 천수만의 하늘은 막힌 바다처럼 좁다 새들로 채워질 만큼의 하늘 제주도 최남단 바다의 하늘은 새가 적다 새들이 채울 수 없을 만치 넓다 너무 맑아 지나치게 투명한 제주도 바다 새가 없다 너무 지나쳐도 바다가 외롭다 하늘도 외롭다 사람도 외롭다 상상으로 바다를 에두르니 새가 날아든다 달도 에우듯 둥글어야 덜 쓸쓸하다 겨울 봄 여름 마음으로 채운 하늘에 새 하나 날아든다 하늘은 더 깊어진다 떼로 날아든 하늘은 더 넓어진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은 깊지만 쓸쓸하다 구름으로 가려진 하늘은 좁지만 변화가 무쌍하다 구름 없던 어제 구름 채운 오늘 구름에 내주고도 그곳은 하늘 이래서 제주도 최고의 여행지는 하늘이다 하늘을 마주 볼 수 있어도 하늘을 우러르지 않아도 고개가 숙여진다 무궁하게 변화하여도 늘 그 곳 그 자리인 하늘은 언제라도 피하질 않는다 감싸주는 너른 품을 가진 어머니이며 돌아서서 안는 등을 가진 아버지이다 마다 않고 갈대의 배경이 되어주고 주저 않고 억새의 바람이 되어준다 ▲ 오동명 사진작가 지난 봄과 여름, 우리 곁을 날던 제비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비가 채운 제주 땅에 그리 많지 않은 철새들이 떼 지어 그 자릴 메워줍니다. 지난
▲ 서정민 연세대 교수 노신을 떠올리다 노신(鲁迅·1881~1936은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20세기 초 혼돈 속의 중국을 냉철하면서도 연민 어린 눈으로 바라 본 인물이다. 1923년 출간된 『외침』이라는 소설집의 서문엔 밖으로는 제국주의의 침탈과 안으로는 군벌주의의 득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지식인의 고뇌가 가장 잘 표현된 문구가 있다. "가령 말일세. 쇠로 만든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창문이라곤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 그 안엔 수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 머지않아 숨이 막혀 죽겠지. 허나 혼수상태에서 죽는 것이니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야. 그런데 지금 자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의식이 붙어 있는 몇몇이라도 깨운다고 하세. 그러면 이 불행한 몇몇에게 가망 없는 임종의 고통을 주는 게 되는데, 자넨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20여 년 전에 노신의 ‘철로 만든 방’이라는 표현을 처음 대했을 때의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없었을 뿐 아니라 1980년대 중반 한국 사회는 숨 막힐 것 같았다. 87년
▲ 오동명 사진작가 “불편해졌어. 올레길인가 뭔가 생긴 뒤로 우리네 마당을 빼앗긴 것 같아. 대대로 살아온 우리의 의사는 무시한 채 우리 동네 길을 마음대로 빼앗아 마치 자기네들 길인 양 법인인가 재단인가 만들어 개통식을 치루지 않나, 지 맘대로 들이니 이거야... 이런 돼먹지 못한 경우가 있겠나. 외지사람들이 다니니 옷도 맘대로 입고 나오질 못하니, 이거야.” “자네도 그런가? 이미 나 있는 길에 뭔 개통식이란 말이냐고. 내가 일자무식이지만 미국땅에 엄연히 잘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건만 그걸 빼앗아 신대륙 발견이니 어쩌구 저쩌구 이것과 뭐 다른가? 뭐가 다르겠냐고? 나도 여기로 나올 땐 전처럼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올 수가 없어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네.” “그러게 말일세. 우리 같은 무지랭이보다 못하니 참. 나도 한 말 함세. 4백 년 전인가 아메리카에선 얼굴 허연 자들이 노란 얼굴들을 무시하더니 지금 제주도에선 노란 얼굴이 허연 자들 것 흉내 내 길을 작살내고 있으니···.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좀 하든가. 짝퉁도 이런 짝퉁이 없네. 사서 들고 다
▲ 이상훈 한국해외원조협의회연구위원 제가 살고 있는 동부 아프리카는 어림짐작이지만 200개 이상의 다양한 부족들이 광활한 대지위에 어울려 사는 곳입니다. 장거리 달리기 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케냐를 비롯해 희대의 독재자 이디아민이 통치했던 우간다, 킬리만자로 산이 있는 탄자니아, 인종학살의 참혹함을 경험한 르완다, 탕가니카 호수 주변의 조용한 은둔과 고립의 나라 브룬디 등 5개국이 자리잡은 곳입니다. ‘동물의 왕국’을 보고 싶어 이 곳을 찾아 사파리 공원에 들어가 보면 오히려 동물이 우리를 구경한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현지 주민들 특히 꼬마들이 여러분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외치는 단어를 듣게 되실 겁니다. ‘무중구!’ 아무런 편견이나 악의 없이 그냥 외국인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이 곳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봉사단원으로 파견한 한 청년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한동안 제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 이 곳 사람들이 우리를 무중구라고 부르는데 시골에서 현지 주민에게 무중구가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까 ‘차를 타고 오는 사람&rsq
▲ 조한필 충청타임즈 부국장 며칠 전 제주도로부터 택배가 천안 집에 도착했다. 그 속엔 아내가 1주일간 애 태우며 찾던 물건이 들어 있었다. 이달 초 아내는 선배 2명과 제주도 3박4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 때 어디선가 안경을 잃어버린 것이다. 렌트카 회사와 묵었던 호텔 등에 전화하는 등 법석을 떨었지만 허사였다. “안경이 없어 TV보기도 힘들다”며 푸념을 늘어놓더니 안경을 새로 맞추러 나가기 직전 아내는 다시 렌트카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아내 목소리가 갑자기 밝아졌다. “예~. 5만원권 무늬 안경닦이가 들어있는 무테 안경, 맞아요. 감사합니다.” 렌트카 회사에서 제주공항까지 태워다 준 차량에 두고 내린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아내는 렌트카 회사의 세심함에 연거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경을 되찾은 것은 제주도가 아내에게 준 여행의 즐거움 외의 큰 선물이었다. ▲ 제주도로부터 온 택배 송장 내가 제주도를 처음 찾은 건 ‘서울의 봄’이 있었던 1980년이었다. 그 해 5월 대학가는 시위의 연속이었다. 서울역 앞 대규모 시위가 있은 후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 실시됐고, 광주 민주화 운
▲ 신용운 통증없는 힘찬세상네트워크 대표 한의원의 내 책상 옆 쓰레기통은 항상 가득 차 있는 편입니다. 각종 우편물을 비롯해 간식 시간에 먹은 사과조각, 요구르트 병 등. 어느 때는 쓰레기통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삐죽 튀어나온 쓰레기들이 창피할 때도 많습니다. 간호사들은 "원장님이 너무 일찍 출근하시고 늦게 퇴근해서 쓰레기통을 비울 시간이 없어요. 우편물은 분리수거 좀 해주세요." 이런 잔소리를 들으면 내심 뜨끔한 것도 사실입니다. 바쁘다고 점심은 간단한 요깃거리로 대충 때우고, 늦은 저녁식사 약속 때문에 과식하는 것이 다반사인 일상들. 어느덧 내 몸도 꽉 찬 쓰레기통처럼 차있고, 변을 봐도 왠지 상쾌하지 않고 몸도 항상 무거움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결국 진료실에서의 저도 버려야할 것들을 꽉꽉 채워놓아 순환과 해독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진단이 내려졌고, 환자분들께 항상 처방하는 허브디톡스(detox·해독) 프로그램을 마치고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체중증가, 즉 비만은 단순히, 정말, 결단코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최근 의학계의 연구동향입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과체중
▲ 박재욱 신라대 교수 제주특별자치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거나 이해가 어려운 표현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06년에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의거해 신설됐다. 하지만 사실 제주도와 관련된 특별법은 이미 1991년에 제정된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있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1990년대 이후 제주도는 지리적 특수성을 활용하여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98년 9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제주도 순방 연설에서 제주도를 21세기 동북아 거점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이듬해인 99년 9월 미국의 국제적 컨설팅회사인 존스랑 라살르사를 용역사로 지정하여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연구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용역연구 등을 기초로 2001년 11월 ‘제주국제자유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하였고, 2002년 1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공포되어 동년 4월에 시행되었으며, 그리고 같은 해 5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