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지난 24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한 ‘과거사’사과가 계속 입방아에 오른다. 대표적 보수 논객인 조갑제씨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씨는 아버지를 옹호하고 그 평가를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어떻게 사람의 생각이 이 짧은 기간에 180도 바뀔 수가 있는가”라며 “표를 얻기 위한 정치쇼”로 평가절하했다.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조씨는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양심을 버리고 지지 세력을 배신하고 아버지와 조국을 깎아내림으로써 표를 구걸한 이가 당선된 예는 없다”는 ‘악담’도 서슴지 않았다. 고 장준하 선생 아들 등 유신정권 피해 유족들도 26일 “진정성이 없어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사람이 모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 평가를 내놓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언론은 박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들이 그가 대통령이 되려면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평가를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예비후보
▲ 권혁성 관장/ 제이누리 논설위원 미국에는 자동차가 많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3억대 가량으로 추산하는데 미국 인구가 3억2500만 정도니까 갓난아기까지 거의 차 한 대씩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뉴욕같이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는 지하철 같은 대중 교통수단이 일찍 발달했지만 이 곳 캘리포니아처럼 비교적 넓은 지역에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곳에는 차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을 겪어야하기 때문에 다들 운전을 일찍 배우고 자동차 문화에 최적화된 다양한 생활양식이 발달해 있다. 캘리포니아의 차량 숫자가 약 2천400만대라고 하니까 미국 전체 자동차중에서 약 10% 가량이 여기에 몰려있다. 구 소련과의 냉전을 겪으면서 국토방위의 개념으로 미국의 동서 남북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닦았는데 소련이 본토를 침공했을 때 군수물자를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도 '주간(州間) 고속도로 (Interstate Freeway)' 의 심벌로 방패모양을 쓴다. 하기야 흐루시쵸프가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미국의 사통팔달한 도로망을 제일 부러워 했다는 말도 있는데 어쩌면 이 막강한 도로들 때문에 미-소 냉전시대에 불필요한 전쟁이 억제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영화나 소설은 역사 서술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팩트(사실)와 픽션(허구)을 버무린 팩션영화는 더욱 그렇다. 19일 개봉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광해군(1575~1641)이 독살 위기로 한 천민을 자신을 대신해 왕 노릇 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기록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광해군 8년(1616년) 2월 28일, 왕은 “숨겨야 될 일은 조보에 내지 말라”고 했다. 조보(朝報)란 조선시대 조정의 일을 전하는 소식지로 왕의 통제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영화는 이 ‘숨겨야 될 일(可諱之事)’에 무슨 큰 비밀이 있는 양 상상력을 동원해 뻥튀기했다. 숨겨야 될 일은 광해군이 다른 이로 하여금 왕 노릇 시키는 것이다. 영화는 실록에서 광해군의 15일간 행적이 사라진 것을 추적했다고 했으나 그건 광해군일기 정초본에 기록이 없을 뿐이지 중초본에는 광해군 행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초서로 휘갈겨 쓴 중초본을 정서한 정초본엔 무슨 연고인지 기록이 누
마스터 쉐프가 없어도 여전히 맛있다 한 요리사가 식당에서 나왔다. 나와 내 아내가 도로 바로 맞은 편에서 소리쳤다. "우리가 먼저, 우리가 먼저, 괜찮아요?" 그 요리사는 쓰레기를 버리고 우리가 줄 서 있는 것을 인정했다. 이미 다른 사람들도 줄을 서 있었다. "오늘 사장님 있어요?" 내 친구가 물었다. 불행히도 스케줄 때문에 사장님 없었다. "아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요리사는 대답 했다. "음식 맛은 똑같아요." 그 요리사가 식당에 들어가고 우리는 15분 동안 밖에서 더 기다렸다. 나무 밑에 그늘 있었지만 여전히 더웠다. 조금 후에 모든 요리사들이 나왔다. 영업시간 전에 쉬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불쌍하게 보였는지 안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4명과 4명의 제주시 가족, 2명의 관광객 모두 다 들어갔다. 하지만 일본식 스타일의 식당에는 자리가 많이 없었다. 이 식당 이름은 '아루요' 이고, 사장님 이름은 김승민씨이다. 마스터쉐프 코리아에서 1등 했다. 그 쇼에서 1등하고 갑자기 유수암에 있는 이 작은 식당은 아주 복잡해졌다. 그 요리사와 식당도 매우 유명해 졌다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항일전쟁기념관이 두 기관 교류전 형식으로 지난 15일부터 ‘중국의 항일전쟁; 1931~1945’특별전을 열고 있다. 난징(南京)대학살 전시물 중 오래된 한 일본신문 기사가 눈에 띈다. ‘100인 참살(斬殺) 신기록-무카이 106명 대 노다 105명’. 1937년 12월 13일자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에 두 일본인 장교가 일본도를 잡고 늠름하게 기념 촬영한 사진이 ‘100인 참살 경쟁하는 두 장교’란 제목과 함께 실렸다. ‘두 소위 다시 연장전’이란 기사 부제로 보건대 이들이 당초 중국인 100인을 일본도로 베어 죽이기로 했는데 당초 목표를 넘겨 다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전쟁의 모습이 아니다. 살인은 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가피한 행위다. 그런데 언론은 살인을 부추기듯 대서특필하고 있다. 당시 일본사회가 광적인 침략주의에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당시 국민당 정부가 있던 난
더 신선한 버전의 인기 있는 김밥을 제공하는 동네 가게 “김밥 단 한 줄을 만들어도 내가 먹을 것 이상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요.” 다가미 김밥가게를 운영하는 한비파 사장의 말이다. 그녀가 만드는 김밥은 보통의 김밥과 다른 뭔가가 있다. 김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다가미 김밥은 좋아한다. “이것은 한국 스타일 김밥이에요. 단무지와 햄이 없어요.” 한 사장이 설명했다. 다가미 김밥가게에는 한 사장과 직원 1명이 스테이크, 화우쌈, 버섯 장조림쌈 등을 만든다. 도남동 신성로 보현사 근처에 있다. 다가미 김밥가게는 1년 동안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예를 들면, 등산객, 택시기사 그리고 어머니들과 아이들이다. 또한 회사원, 육지 관광객과 외국인도 있다. 한국에 도착해서 나는 김밥을 알게 됐다. 시간에 쫓기며 사는 나에게 편리한 음식이었고, 쉽게 살 수 있었다. 1000원 김밥을 먹으면 에너지가 생기고, 저녁 식욕까지 해결해 주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최근 내가 사는 동네에서 다가미 김밥가게를 발견했다. “다시 내가 김밥을 먹을 수 있을까?
▲ 반기성/ 제이누리 기상전문위원,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전 1:6) “남방 밀실에서는 광풍이 이르고 북방에서는 찬 기운이 이르며”(욥 37:9)라고 기록된 것처럼 성경에서는 바람은 지역에 따라 세기와 흐름의 방향과 높이가 변하는 공기의 흐름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마라. 바람은 흙이 내뿜는 메마른 한숨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기가 움직여 바람이 분다는 성경의 생각을 어리석다고 했다. 그러나 바람이란 바로 공기의 움직임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존의 철학자요, 과학자라고는 하지만 이런 비과학적인 주장을 한 것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그의 주장은 무려 2천여 년 동안이나 자연과학계를 지배해왔다. 기상학적으로 볼 때 바람은 자연계의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상요소 중 하나다. 비를 운반하고 기온을 변화시키며, 대기를 정화하고 식물의 씨앗을 옮겨 퍼뜨리는 일을 한다. “비가 전혀 내리지 않거나 드물게 내리는 나라는 있으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나라는 없다”고 한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
▲ 서정민 교수/ 제이누리 논설위원 나는 아이돌의 음악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가끔 학생들과 교감하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받지만 사실 텔레비전에서 댄스음악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기는커녕 재미있게 듣다가 귀에 잘 들어오는 것이면 음원을 구매하기도 한다. 물론 가을 낙엽을 바라보거나 겨울비가 구슬프게 내리는 분위기면 영락없이 40대 아저씨로 돌아가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마음이 쓸쓸하면 블루스 음악을 듣다가 골치가 아프다 싶으면 10대 시절 즐겨 듣던 록음악을 듣는다. 요즈음의 아이돌 음악 역시 이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니 거부할 이유도 싫어할 이유도 없다. 다만 HOT에서 Miss.A에 이르기 까지 K-Pop이라 일컬어지는 아이돌 음악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활약하는 현상을 사회과학자의 시각으로 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 우리 사회뿐 아니라 대부분의 근대화된 사회는 대중음악을 '딴따라'의 영역으로 간주하며 천시하였다. 권위나 위엄을 세우는 궁정음악이나 일상과 결합된 노동가요와 달리 20세기의 대중음악은 근대사회가 애써서 만들려고 했던 규칙과 질서에 기반한 규율사회내의 일종의 일탈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상징하기도, 생산을 독려하지
▲ 오동명/제이누리 논설위원 제주도에 와서는 저녁을 일찍 먹습니다. 우선 무궁무진한 노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산책을 겸해 바닷가로 가는데 시간이 늦으면 너무 깜깜해서입니다. 가로등이 없는 제주도의 밤은 유난히 깜깜합니다. 어둠이 겁을 주지만 이보다는 들개의 돌발공격으로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만나는 노을, 매일 저마다 다른 노을을 보고 있자면 세상을 만든 절대자는 화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네의 인상적인 붓이 보이다가도 물감을 뿌려대는 폴락의 초현실적인 손놀림을 보기도 합니다. 바람이란 손을 가진 절대화가의 작품들을 매일 같이 만날 수 있는 제주섬은 지붕도 담도 대문도 없는 초대형 미술전시관입니다. 물론 무료입장만 가능하니 매표소가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일찍 저녁을 먹은 뒤 기타를 들고 바닷가로 나왔습니다. 제주도가 참으로 맘에 드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마음먹은 대로, 마음이 가주는 대로 할 수 있게 해도 되는 곳이어서 입니다. 장자의 ‘소요유’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곳이 제주도입니다. ‘소요유’는 구애받음이 없이 느긋하게 즐기는 놀이라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구애받을 일이
▲ 강형구 논설위원/ 미국 앨라배마대 광고홍보학 교수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 언어를, 감성을 덧대던 “별 헤는 밤”은 가까운 옛날에 있었다. 사람과 자연의 소통은 일상이었다. 툇마루에 누우면 별이 쏟아졌다. 혀끝으로 훔친 바람은 달달했다. 어릴 적 기억은 아릿한데, 자연이 오감에 주었던 즐거움은, 느낌은 오래 남는다. 또렷하다. 짧은 세월 “눈부신” 경제 성장과 기술 진보를 좇아 사는 폼새도 많이 바뀌었다. 발품보다는 엄지 하나로 웬만한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시대다. 소통방식 또한 그러하다. 면대면 보다는 미디어가 중재하는 의사교환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밥상머리에 마주 앉아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풍경은 낯익다. 대화엔 늘 스타가 감초다. 장동건의 맘보춤이 점심 얘깃거리고, 이대호의 홈런 질주가 안주거리가 된다. 그들의 언어는 트윗 되고, 리트윗 되고, 9시 뉴스 헤드라인으로 뜨기도 한다. 고전적 별은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그대의 직함을 갈고 그대로 하여금 백의종군하도록 하였던 것은 역시 이 사람의 모책이 어질지 못함에서 생긴 일이었거니와 그리하여 오늘 이 같이 패전의 욕됨을 만나게 된 것이라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1597년 7월 23일, 선조가 이순신 장군에게 내린 교지의 한 대목이다. 칠천량해전에서 원균의 수군이 왜군에게 궤멸했다는 보고를 받고, 부랴부랴 이순신 장군을 다시 불러 들이고 있다. 이 교지(2011년 보물 지정, 현충사 전시)에서 선조는 “이 사람의 모책이 어질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충무공의 파직을 후회하며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尙何言哉)”를 두 번 반복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나라가 풍전등화, 위기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다. “이제 그대를 평복 입은 속에서 뛰어 올려 도로 옛날같이 전라좌수사 겸 충청전라경상 등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노니 그대는 도임하는 날 먼저 부하들을 불러 어루만지고 흩어져 도망간 자들을 찾아다가 단결시켜 수군의 진영을 만들고 나아가 요해지를 지켜줄지어다.” 이 같이 염치없는
▲ 권혁성 관장/ 제이누리 논설위원 이제 여기 남가주도 본격적인 여름이다. 한국같이 습기 많은 여름은 아니지만 반사막 기후 특유의 오후 햇살은 무서우리 만치 강렬하다. 내가 일하는 뉴포트 비치(Newport Beach)와 예술타운으로 유명한 이웃 라구나 비치(Laguna Beach)는 매해 여름마다 미국 각지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조용하던 동네의 큰 길 1번 도로(Pacific Coast Highway)는 하루 종일 차로 막힌다. 미국인들 중에서도 일생의 소원이 캘리포니아로 휴가 한 번 오는 것이라는 이들이 많다보니 여러 해 모으고 아껴서 가족끼리 오는 사람들도 많고, 젊은 친구들은 그냥 여럿이 뭉쳐서 차 한대에 올라 타고 무작정 태평양의 푸르디 푸른 파도를 찾아 온다. 특히나 지리상으로 여기와 가깝지만 바다가 없는 유타, 네바다, 애리조나주 사람들이 많이 온다. 그런데 그런 타지(쉽게 말하자면 시골) 사람들이 싫은 이 곳 사람들이 아예 애리조나 여름관광객들을 경멸해서 부르는 'Zonies 라는 말도 들어봤다. 미국에도 텃세가 있다. 이와 함께 오일달러를 들고 뜨거운 열사를 피해 중동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아주 많다. 보통은 이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