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운호/ 전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 통계는 중요한 국가자본이다 통계의 홍수 시대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통계는 정보의 핵심이다. 통계 없이는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정책이나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등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국가 정책과 사회 전반에 활용되는 통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한 나라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국가통계는 국가운영을 위한 정책수립에서부터 기업운영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기본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그 왜곡은 치명적이다. 왜곡된 통계는 탁상공론식 부실한 정책을 낳아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함은 물론 국가적 손실까지도 초래하는 독(毒)이 될 수 있다. '통계 마사지'를 걷어내지 못하면 없느니만 못하다. 통계를 보면 그 나라 수준을 알 수 있다. 사회전반에 걸쳐 통계관리가 잘되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통계의 선진화를 통해 통계의 왜곡을 방지해야 하는 이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08년 국가자본에 DB(데이터베이스) 자산을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의 공공 DB를 민간에 개방하면 부가가치가 약 11조원 발생하고, 15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
제주올레와 제주도를 배운 주말 4월 13일부터 4월 14일까지 서귀포 시청에서 열린 제주올레 아카데미 제16회 참석했다. 토요일 야외수업을 포함한 다양한 강의들이 있었고 약 40명 정도가 수강했다. 많은 육지사람들도 참석해서 놀랐다. 지기소개 시간 때 보니, 아마도 50%정도가 육지 사람들이었다. 서울, 인천, 대전 등지에서 왔다. 난 아침 일찍 일어나 제주시를 떠났지만, 그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왔다. 감동했다. 또 토요일에는 청각장애인들도 참가 했다. 앞으로 그 사람들이 다른 청각장애인들에게 제주 올레를 소개할 것이다. 강의 주제는 ‘제주어의 가치’, ‘탐라신화로 보는 제주섬의 신들과 현대사의 비극’, ‘제주 4.3’, ‘한라산의 인문적 고찰’, ‘화산이 준 보석 오름과 곶자왈’, ‘제주와 해양생태’ 등이다. 한라산에 대한 강의가 가장 흥미로웠다. 제주 불교의 탄생과 한라산 목장과 빙산고, 그리고 통신수단으로써의 한라산, 어승생에 있는 일본 동굴들에 대한 얘기였다. 그리고 독일인인 ‘겐테’에 대해
▲ 이성준 논설위원 나에게 아버지는 없었다. 태어나기를 버림받은 이름으로, 유복자로 태어났으니 아버지란 존재를 접해본 경험이 없다. 내게 아버지란 지워진 존재였다. 분명 존재하기는 했었으나 영원히 사라져버린 전설 속의 존재일 뿐이었다. 몇 장의 사진이나 유품들이 남아있어 고대 잉카제국이나 그리스처럼 실존을 증명하고 있기는 했지만, 내게 아버지란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가공의 이상향일 수밖에 없었다. 상상으로 그려낼 수밖에 없는, 지워진 존재였다. 내게 아버지는 그리움이었고 영원히 충족될 수 없는 갈증이었지만, 아버지란 존재는 두려움 그 자체이기도 했다. 유복자 콤플렉스. 아버지를 겪어보지 못한 아들이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갖는 두려움. 그것은 나의 무의식과 의식을 지배하는 암세포와 같은 것이었다. 무한 자가증식을 통해 결국 나를 죽이고, 자기도 죽을 그런 것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고 자라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정황상 또래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아이들이란 다투면서 배우고 크는데, 아이들의 다툼 뒤에는 항상 어른이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의 부모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로부터 공격당하
신록이 물든 5월 <제이누리>의 새 필진이 또 등장합니다. 국내·외 경제와 제주경제 현실에 밝은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주인공입니다.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날카로운 분석과 혜안을 선보였던 인물입니다. 한때 도정과 힘을 합쳐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를 맡으며 제주경제의 혁신과 부흥을 외쳤던 그는 이제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실 제주’에 대한 진단과 미래비전을 제시합니다. 우리의 과제와 비전을 화두로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과 타개책을 내놓습니다. 많은 성원바랍니다. / 편집자 주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제주 도정신문 ․ 홈페이지의 실패는 집단사고 때문 ♯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 최고 두뇌집단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학자들은 선진국에선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금융기관의 문제는 시장 자율기능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집단사고(集團思考)에 빠져 있었다. 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그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데 철저히 무력했다. IMF는 스스로의 무능에 대한 뼈저린 반성문에서 “조직 내의 부서간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에 의한
“아버지는 한 잔의 술로 눈물을 삼킨다.” 산업사회의 그늘 아래서,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 주눅들대로 주눅 든 우리 시대의 아버지-.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남자로 태어나 사내이자, 남편으로 세상에 복무하며 한 가정을 책임진 우리 시대 아버지. 50대 초로(初老)의 길에 접어든 이성준 시인의 펜을 빌어 우리들의 아버지를 그려본다. 5월 가정의 달을 맞는 <제이누리>의 새 연재 칼럼이다. / 편집자 주 ▲ 이성준/ 제이누리 논설위원 얼마 전 한 모임에서, “고등학교 선생을 20년 넘게 했으니깐 잘 알고 있겠지만···”이란 전제하에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뭔지 알아요?”란 질문을 받았다. 나는 한참 동안 고민했다. ‘명문대 가기’가 아닌 ‘명문대 보내기’란 단서가 마음에 걸렸고, 전직 고등학교 교사인 나에게 하는 질문이라 학교나 선생님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괜히 자격지심마저 느끼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나를 보다 못해 질문을 던진 그
▲ 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최근 제주 언론들은 일제히 "10일 만에 엄청난 변화",“도지사는 흡족, 간부는 진땀” 등의 제하(題下)로 “제주자치도 4월 중점추진사항보고회”상황을 집중 보도하였다. 무려 3시간 5분 동안 이루어진 보고회에서 국장급 간부들은 보고 자료에 도표와 그래픽 사용 등을 사용하였다는 전황도 소개하였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도지사가 주안점을 두어왔던 민생과 현장행정에 포커스를 맞춰서 보고는 이루어졌다. 특히 도정에 대하여 불리하게 나타난 지역 언론 보도내용에 대해서 간부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새로운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각 부처 장관들의 업무보고 내용도 진언되었다. 이런 간부들의 자발적이고 정성(?)들인 보고에 도지사가 감탄하며 매우 흡족했다고 한다. 도지사는"지난 번과 보고가 너무나 달라져서 도지사가 놀랄 정도다. 칭찬한다"라고 했다. 업무보고 후 도지사의 강평에서도 도지사는"지난 번 보고에서는 이해가 안 갔는데 오늘은 이해가 간다"며 "어떻게 10일 만에 이
하루 종일 올레 코스에서 쓰레기 줍다 지금까지 나는 제주 올레코스 유지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에 대해 잘 몰랐었다. 나는 올레코스를 그냥 걸었다. 올레 리본과 화살표를 따라 태평스런 여행을 했다. 평일에 받은 스트레스를 다 풀었다. 좋은 추억 만들고 아주 단순하게 보냈다. 그렇지만 이런 추억을 올레꾼들에게 주기 위한 그 배경에는 제주올레 자원봉사 그룹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같이 평범한 올레꾼들은 쉽고 편안하게 올레를 즐길 수 있었다. 그 자원봉사그룹 중 한 그룹의 이름은 ‘클린 올레’다. 이 그룹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쓰레기를 줍는다. 매달 다른 코스에서 진행한다. 3월 9일. 32명. 저지마을 14코스 시작점 10시에 클린올레 자원봉사들이 모였다. 나도 그날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우리는 저지부터 협재해변 근처까지 쓰레기를 주웠다. 올레코스를 걷는 동안 지역이 바뀌면 쓰레기 종류도 바뀌었다. 예를 들면, 밭 앞에는 병과 로프, 농산물 쓰레기가 많았다. 숲길에는 오렌지 껍질, 사탕 포장지, 담배꽁초, 물병들이 많이 발견 됐다. 특히 숲 휴게소 벤치 옆에 쓰레기가 많았다. 우리가 해안에 도착하니 쓰레기가 진짜 많이 있었다.
▲ 반기성/ 제이누리 기상전문위원,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스칸디나비아반도에 본거지를 뒀던 바이킹 족들은 가장 험한 날씨와 싸워야만 했다. 북위 60도 이북에 위치한 이 지역은 강한 바람과 많은 눈·비, 그리고 다른 지역보다도 더 추운 날씨를 보이는 곳이다. 이들은 척박한 땅, 햇빛을 거의 보기 힘든 자연조건, 북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애초부터 농사를 지어 풍족한 삶을 살 수 없었다. 그러기에 주변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거나 다른 지역을 침략해 식량을 약탈하며 살았으며 특히 바람과 파도를 접하는 게 비일비재했다. 그들은 늘 바다와 하늘을 관찰하며 살아왔다. 고위도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인 빙광(氷光·극지방과 같이 늘 얼음으로 덮인 곳에서 빛의 반사로 공중이 밝게 빛나는 현상)을 발하는 높은 빙하를 보며 살았고 오랫동안 수로를 항해 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얼음 상태의 변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날씨와 관련된 속담이나 징후가 가장 많은 곳도 바로 바이킹 지역인데 그들의 삶과 날씨가 매우 밀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바이킹 사람이라면 어떤 해류를 이용해야 항해를 잘 할 수 있는지를 알았다. 또한 바다표범과
▲ 오동명/ 제이누리 논설위원 30여 년 전 첫 아들을 잃고 방황하던 부부가 찾은 곳은 제주도였습니다. 잊고자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다 마주친 곳이 한두 군데일 리 없지만 제주도는 부부를 그러안아줬습니다. 특히 그 때는 그저 우거진 숲으로만 알았던 곶자왈이 부부를 더욱 보듬어줬습니다. 버려진 땅 같이 잡나무로 울창한 수풀에 들어와 있으면 왠지 포근하고 왠지 안정됐습니다. 큰 호흡이 절로 쉬어지는 곶자왈에서 부부는 아들 잃은 가슴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미국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나이 서른 후반에 다시 시작하는 삶, K씨는 서울에 있는 한 교회의 목사 주선으로 신학대학원을 다니게 됩니다. 목사가 된 K씨는 부부를 감싸준 제주도를 잊지 못하고 십여 년 만에 다시 찾아옵니다. 돌아와 보니 삶을 포기하고 부부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던 곶자왈은 개발로 다 사라지고 잘 다듬어진 인공의 공원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전과 같지 않지만 그나마 곶자왈이 보전돼 있는 근처에서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K목사 부부에게 제주도는 고마움과 감사함, 바로 은혜의 땅입니다. 이래서 목회라기보다는 제주도와의 동화이자 보은·실천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10년간 9명 성폭행 男, 범행 때 마다 옷을…’ ‘낮엔 학교, 밤엔 윤락女...이중생활 발각!’ 19일 오후 10시 한 포털사이트의 메인 화면에 뜬 뉴스 헤드라인들이다. 하나 같이 감각적 제목으로 네티즌 눈을 현혹시킨다. 중요한 정치ㆍ경제 중요뉴스도 있지만 톱뉴스 대부분은 쇼킹한 성범죄, 연예인 소식으로 채워진다. 심지어 영문신문에 소개된 외신까지 찾아내 친절하게 번역문을 싣는다. “영국에서 학교 이사로 재직하던 한 여성이 윤락업에 종사한 것이 발각된 이후 사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17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선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웨스트요크셔 허더스필드에 있는 한 중등학교에서 이사로 재직하던 이 48세 여성은 여가시간을 이용해 윤락여성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녀는 얼굴을 가린 노출 사진을 음란물 사이트 등에 올려 광고를 했으며 ‘끝내주는 (mind-blowing)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을 약속했다….” ‘女앵커가 만취녀 강간범을…경악’도 외신 기사다.
▲ 조한필/ 충청타임스 부국장,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쌍팔년도냐?” “유신 때처럼 미니스커트, 자로 잴 거냐?”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첫 주재 국무회의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 처벌 대상에 ‘과다노출’이 포함되자 네티즌 사이에 시끌벅적하다. ‘노출 선호’연예인도 나섰다. 이효리는 트위터에 ‘과다노출 벌금(?) 정말이에요? 흐미 난 죽었다’, 곽현화는‘과다노출하면 벌금 5만원이라는데… 나 어떡해’, 낸시랭은‘나 잡아봐라 앙!’이라며 5만원 지폐(범칙금)에 자신을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야릇한 방향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경찰이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과다노출은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으로 처벌 범위는 사회통념상 일반인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수준으로 노출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미니
우리 한 가족 멤버의 결혼식 종이 울리다 “이제 당신들을 남편과 부인으로 명합니다.” 목사가 내 여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동생은 이제 더 이상 '선더스'가 아니다. 이제 옆 남자의 성을 갖게 됐다: '크래시'. 영국의 우리 동네에 있는 1000년 된 교회에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사람들이 가득 찼다. 모두 축하의 박수를 쳤다. 어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행복한 눈물인지 슬픈 눈물인지는 모르겠다. 지난 2월에 아내와 함께 고향 영국으로 귀국했다. 여동생 결혼식 때문에 2주 동안 고향에서 시간을 보냈다. 고향으로 가기 전에 ‘열린 제주시’ 편집장과 얘기하고 영국과 한국 결혼식 경험에 대해서 쓰기로 했다. 그래서 여기서 내 생각과 경험에 대해 쓰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살다 보면 한 번쯤은 결혼식에 초대를 받는다. 결혼식은 거의 토요일이나 일요일 호텔에서 한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 외국인들은 이런 코멘트를 남긴다. '한국 결혼식은 아주 시끄럽다', '결혼식 때 사람들이 얘기하고, 잡담하고, 휴대폰으로 통화한다.', '아이들도 여기저기서 울고 걸어 다닌다.' 하지만 영국 결혼식에서는 사람들은 곧바로 앉아 경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