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그런데 왜 세 사람 이름을 다 틀리게 써요?” 시사주간지 “타임”(TIME) 강독을 할 때 들어온 질문이었다. 그 날 준비한 기사는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 in the world)을 소개하는 연례적인 특집이었다. 남북한 합쳐 삼성의 권오현 부회장, 남한의 대통령 박근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여기에 들었는데, 표기와 순서가 Oh-Hyun Kwon, Park Geun-hye, Kim Jong Un으로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그 때 내 대답이 이랬다. “여권에 그렇게 되었겠지.”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보도한 “TIME" 지난해 4월 29일자 표지 사실 한글이름을 영어로 표기하는데 정답은 없다. 성(family name; surname; last name)과 이름(given name; first name)의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붙임표(hyphen)는 사용할 것인가, 철자(spelling)는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홍길동의 표기를
▲ 도행역시’는 초나라 왕에게 부친을 살해당한 오자서가 그의 벗 신포서와 나눈 대화에서 유래했다. 휘호: 近園 김양동. 미술학 박사, (전)계명대 미대 학장, (현)계명대 석좌교수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 ‘상전’을 팔아 스스로를 ‘과시’하는 것도 닮은 꼴이다. 발언 내용도 닮았다.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되는 과정이 닮았다. 문제가 되자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는 것도 닮았다. 거기에는 속임수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비겁함이 숨겨져 있다. 허상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치졸함이 내포돼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조급함이 가져온 우리사회의 초라한 단면이다. 권력자의 발가벗은 내면을 보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 지난해 말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 ‘도행역시’(倒行逆施)에 다름 아니다. 우근민과 한동주. 최근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청와대 사전교감설’ 에는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시장직 내면거래’발언 파문이 그대로 투영된다.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야자’ 반말을 할 정도로 둘은 가까운 사이다. 지난
말(馬)은 약 5천만 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하여 자연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여러 단계에 걸쳐 진화해왔다. 현재 말의 조상은 약 2천만 년 전에 북아메리카에 출현한 에쿠우스(Equus)라고 한다. 에쿠우스는 100만~150만 년 전에 베링해협을 건너 아시아 대륙으로 이동, 점차 유럽 전역에 퍼졌다. 말이 가축화된 시기는 대체로 청동기 시대인 4000~3000년 전 무렵으로 보고 있다. 그 후 가축마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개량 노력으로 특색있는 다양한 품종으로 분화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동기 시대를 전후해 말 사육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상으로는 위만조선시대 한나라에 말 5천필을 헌상했다는 기록이 처음이다. 부여·고구려·동예 등에서 삼척마(三尺馬), 즉 과하마(果下馬)를 생산해 남쪽 백제 지역 등에도 전파했다. 신라에서는 박혁거세 53년에 동옥저로부터 말 200두를 헌상받았고, 탈해왕 8년에는 2천두의 기마로 백제를 격파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기록으로 보아 BC 1세기 경에는 말사육,번식에 관한 기술이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당시 말의 용도는 주로 군사 및 이동수단이었다. 그러나 말의 번식력은 그다지 왕성하
▲ 권혁성 논설위원 얼마전 미국 주요 신문들의 기사에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실린 뉴스다. 94세를 일기로 사망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장군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는 2 차 대전 중에 중사의 계급으로 참전 했다가 부상을 당하고 야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AK소총을 개발한 사람이다. 동료 병사들이 소련군의 소총에 대해서 불평하는 말을 듣고 AK -47 자동 소총을 개발한 사람이다. 정확한 통계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진품과 짝퉁을 합쳐서 지금까지 대략 1억정 정도가 생산됐다고 한다. 각국의 정부군으로부터 테러주의자, 게릴라, 마약상들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공격용 자동 소총으로 현재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심지어 국기에 이 총 모양을 넣어 쓰는 나라도 있다. 칼라쉬니코프 본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기가 만든 총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무기로 쓰인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한다고 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밖으로 알려진 사실과 진실은 좀 다를 수도 있다. 이 AK 소총과 칼라시니코프를 두고서도 여러 가지 논쟁거리가 많다. ▲ 무기개발연구소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의 칼라시니코프 첫째는 본인이 여러 번에 걸쳐서 총기의 개발과정
▲ 김대희 논설위원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지난주 자신의 ‘정치적 뿌리’ 민주당 제주도당을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우 지사의 입당이 받아들여진 지 32일 만이다. 우 지사가 이날 민주당사를 방문한 시각은 오전 9시 40분께. 10시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주도문화상 시상식에 가는 길이었다. 일정으로 봐서는 인사치레 이상의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고희범 제주도당 위원장은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다. 사무처장과 정책실장 등 몇몇 당직자가 대신 우 지사를 맞았다. 우 지사는 당직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소통이 안된다고 하는데 제주도는 소통을 잘 해야 한다"며 역경(易經)에 나오는 고사성어 '이인동심기리단금'(二人同心其利斷金)을 꺼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예리함이 쇠라도 끊을 수 있다, 즉 합심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내가 정치적으로 당(새누리당)을 선택해서 한쪽이 멀어지는 것 같다. 제주도 발전의 한 축(민주당)이 멀어지면 안 된다. 함께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강민수/ 잉글리시 멘토스 대표 MB라는 대선주자가 있었다. 2007년 5월 어느 날, 대전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를 찾아 갔다. 스승의 날을 맞아 1일 명예교사로 나선 참이었다. 그는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던 도중 자기를 닮으면 못할 게 없다며 칠판에 글을 적었다. “Be a MBtious!” 재치 만점이었으나 아뿔싸, 문법이 틀리고 말았다. “Boys, be ambitious!”(소년들아, 큰 뜻을 품어라)라는 말에 MB라는 닉네임을 바꿔 씌운 것은 좋았다.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를 사용하여 말을 재미있게 재구성하는 어법을 pun(말장난)이라고 하여 재치가 생명이다. 그런데, 형용사 앞에 부정관사(a)를 잘못 써버림으로서 기초 문법이 형편없음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그는 틀리게 쓴 줄도 모르고 열심히 강의를 이어갔다. ▲ 대선 후보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학교에서 판서를 하는 장면이다. [출처=찰즈씨의 참을 수 없는 저질 블로그 http://carnodeth.egloos.com/viewer/1810143] 그 해 겨울 그는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많은 외교사절이 찾아 축하했다. 미국 대사가 왔을
▲ [Joins=뉴시스]깨진 자동차 유리창 1969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골라 보닛을 열어 놓은 다음 골목길에 세워두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대는 자동차의 유리를 조금 깬 채 방치했다는 것이다. 1주일이 지난 후 두 자동차의 모습은 크게 달랐다. 보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유리창을 조금 깬 버려진 자동차는 10분만에 배터리가 없어지고, 이어 바퀴도 사라졌다. 낙서와 오물투기 및 파괴가 이어졌고, 1주일 뒤에는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의 고철로 변하고 말았다. 사소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무질서를 불러온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미 부서진 차를 부순다거나, 다른 사람들과 범죄행위를 같이 하면 죄의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980년대 뉴욕은 범죄도시였다. 연간 60만 건 이상의 중범죄가 발생했다. 뉴욕의 지하철은 그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역무원들조차도 부스 안에서 나오기를 꺼렸다. 뉴욕 여행자가 해서는 안될 행동 1위가 지하철 타기였다. 당시 뉴욕시 교통국장은 이 ‘깨진 유리창’이론을
▲ 조한필/ <제이누리> 객원논설위원 숭례문이 국민을 두 번 놀라게 했다. 2008년 설 연휴의 끝머리, 불더미에 무너져 내리는 허망한 모습을 보였다. 5년 만에 이젠 부실 복원으로 단청이 뚝뚝 떨어지고 기둥이 쩍쩍 갈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런 숭례문이 기로에 섰다. 또 큰돈 들여 전통방식 복원에 다시 나설 것인가? 아니면 국보 1호 자리를 내놓고 평범한 복원으로 마무리 지을 건가? 최근 일부 언론에선 숭례문이 이제 국보 1호의 가치를 상실했다거나, 애초부터 국보 1호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문화재 ‘빅마우스’인 혜문스님은 지난 5일 전국의 지방신문에 똑같은 칼럼을 기고했다. 내용이 좋아서인지 7개 신문이 ‘숭례문 앞에서 노무현을 생각한다’ 는 본래 제목, 혹은 비슷한 제목으로 판박이 내용을 실었다. 국보 1호가 된 이유가 일제강점기와 연관성이 깊다고 했다. 1907년 조선주둔군사령관이 교통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숭례문을 철거하려고 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일본인 거류민단장이 숭례문 존치를 설득했다고 한다. ▲ 일러스트 김회룡 기자 [Joins=중앙일보]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가
▲ 강민수/ 잉글리시 멘토스 대표 “Papa. What is the era of Three Kims?” “아빠, 삼김시대가 뭐에요?” “Three men from Kim's family kept dominating the political scene of Korea. They were YS, DJ, and JP.” “YS, DJ, JP라는 세 명의 김씨가 우리나라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던 시대가 있었지.” “How long?” “얼마나요?” “For almost half a century.” “거의 50년.” “What did they do?” “무엇을 했대요?” “JP became a prime minister twice.” “JP는 국무총리를 두 번 했지.” “And the other two?” “다른 두 사람은요?” “They became presi
▲ 백승주/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서귀포 행정시장이 위험천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 고교동문회 모임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도지사의 당선과 자신의 임기 연장을 연관 지어 자신이 행정시장을 더 해야 동문들에게 더 많은 승진기회와 사업몰아주기가 쉬워질 것이라는 발언이다. 제주정치문화의 후진성을 보여준 이 사건은 결국 일파만파 번져나갔고, 급기야 사건발생 반나절 만에 제주자치도지사는 서귀포시장을 직위해제 조치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정황상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 서귀포시장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타당한가? 일반적으로 직위해제는 관계법령에 따라 공무원 자신에게 당해 직무를 계속하여 수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사후제재로서 공무원 신분을 유지시킨 상태에서 그 보직을 해제하여 해당직무를 맡지 못하도록 하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말한다. 이에 따라 각종 공무원법령은 첫째로 특정 공무원에게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 둘째로 징계의결의 요구를 받은 경우, 셋째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임명권자는 그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오늘은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야 했다. 이번에 갈 곳이 리바카오(Libacao)라는 곳으로, 산세가 험하고 먼 곳이기 때문이다. 외진 지역이라 의료 혜택이 제일 없는 곳이고 피해도 상당히 큰 지역이어서 어쩌면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생각되어 다른 때보다 더 물자를 꼼꼼히 챙겼다. 가는 길은 좁고 포장도 잘 안 되어 차는 계속 덜컹 거렸고, 쓰러진 전신주와 뽑히고 부러진 나무들이 가는 내내 보였다. ▲ 고병수 원장이 현지에서 진료하는 장면이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장면은 대나무나 야잣잎으로 지어진 집들이 하나도 성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임시 거처를 옮겼거나 주변에서 움막을 지어 오늘내일 지내고 있을 것이다. 태풍 하이옌이 강력해진 이유 필리핀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그 섬들을 크게 3지역으로 나누는데, 수도 마닐라가 있는 북부는 루손(Luzon)섬 지역, 섬들이 많이 모여 있는 중부는 비자야(Visayas) 지역, 남부는 민다나오(Mindanao) 지역이라고 부른다. 이번 11월 8일 불어 닥친 태풍 하이옌은 바로 중부의 섬들을 강타하고 지나갔다. 필리핀은 1년에 20~30개의 태풍이 발생하지만,
▲ 김대희 논설위원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10일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문구를 화두로 들고 나왔다. 김 전지사가 현직이던 2010년에 지방선거 불출마를 결심할 때 이 말에 위안을 삼고 결심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말이다. “나무는 꽃를 버려야 열매를 맺는다”의 바깥짝이다. 합치면 다음과 같다. 樹木等到花 謝才能結果 江水流到舍 江才能入海(수목등도화 사재능결과, 강수류도사 강재능입해)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무언가 버리지 않고는 새로운 것, 더 큰 것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얘기로 역시 불교 경전에 나오는 ‘뗏목의 비유’가 있다. “어떤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가 생각하기를 ‘바다 건너 저쪽은 평화로운 땅이다. 그러나 배가 없으니 어떻게 갈까? 갈대나 나무로 뗏목을 엮어 건너가야겠군’하고 뗏목을 만들어 무사히 바다를 건너갔다. 그는 다시 생각했다. ‘이 뗏목은 내게 큰 은혜를 베풀었으니 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