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베테랑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커트 러셀 분)와 워런 소령(새뮤얼 잭슨 분)은 그 직업상 의심도 많고 촉(觸)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다. 눈 폭풍을 피해 ‘미니의 잡화점’에 들어서는 순간 선참자들에게서 확실치는 않지만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는다. 워런의 촉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선참자들은 루스가 호송 중인 현상수배범 데이지를 구하러 온 갱단 조직원들이다. 루스는 ‘내가 호송하는 1만 달러짜리 현상수배범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선참자 중에서 가장 인상 고약한 존 게이지(마이클 매드슨 분)에게 총구를 겨누고 총을 내놓으라고 한다. 순순히 응할 리 없는 존 게이지 등 뒤로 어느새 소리 없이 다가온 워런 소령이 게이지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렇게 선참자들은 무장해제된다. 루스와 워런 소령이 합작한 쿠데타의 성공이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서 안심하고 커피를 마시던 루스와 루스를 태우고 온 마부가 갑자기 분수처럼 피를 토하고 고꾸라진다. 워런 소령은 거의 반사적으로 대포만 한 장총을 뽑아 들고 나머지 사람들의 총기도 모두 압수한다. 일거에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한 워런은 미니의 잡화점에서 ‘가장 힘센’ 지존에 등극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정
가끔씩 황량한 와이오밍주州에 악명 높은 눈폭풍이 몰아치면 ‘미니의 잡화점’은 대목을 맞이한다. 사람은 둘째 치고 말도 견디지 못하는 눈폭풍을 피할 곳은 미니의 잡화점밖에 없다. 1877년 눈폭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미니의 잡화점은 붐빈다. 미니의 잡화점에 시차를 두고 대피한 스마이더 장군과 워런 소령(새뮤얼 잭슨 분)이 조우한다. 일단 서로의 복장부터 ‘잘못된 만남’이 될 것을 예고한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벌써 12년이나 지났는데, 스마이더 장군은 회색 남군 정장 차림이고 워런 소령은 청색 북군 정장 차림이다. 보기만 해도 서로의 피가 거꾸로 솟게 하는 복장이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스마이더 장군과 워런 소령은 서로의 이름을 듣자마자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차린다. 남군의 스마이더 장군은 포로로 잡힌 북군 병사 중에서 흑인병사만 골라 집단학살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스마이더 장군의 흑인병사 집단학살의 명분은 ‘말 먹일 식량도 없는데 어찌 흑인 포로들까지 먹이겠느냐?’였다고 한다. 흑인은 말보다 아래다. 북군의 워런 소령은 반대로 남군 포로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북군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할 때 감옥에 불
베테랑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커트 러셀 분)가 현상금 1만 달러가 걸린 데이지라는 여자 수배범을 자기 손목에 수갑을 나눠 차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호송하는 중이다. 요즘이야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온갖 복잡한 재판절차를 거쳐야 처벌이든 처형이든 할 수 있지만, 1870년대 ‘서부 개척 시대’ 미국에서는 ‘현상 수배범’으로 공지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현상수배 전단에는 대개 ‘생사 불문(Dead or Alive)’하고 그 수배범을 잡아오는 자에게 상금이 약속된다. 죽여서 ‘가지고’ 오든 산 채로 끌고 오든 상관없다. ‘서부의 법(Law of the West)’이다. 무죄추정의 원칙 따위는 없다. 오히려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요즘 무죄추정의 원칙을 악용하는 법기술자들이 창궐하다 보니 그 시절의 서부의 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모양이다. 당연히 현상금 사냥꾼들은 수배범을 발견하면 현장에서 죽여서 ‘가지고’ 가는 것이 상식이다. 수배범을 산 채로 호송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생사 불문의 수배전단이 배포된 수배범은 산 채로 법정에 끌려가면 100% 교수형이다. ‘이판사판’에 몰린 수배범은 시한폭탄이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껴안고 갈 만큼
영화 ‘헤이트풀8(Hateful Eight)’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8번째 작품이다. 타란티노는 클래식 음악 대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순서대로 Op.(Opusㆍ걸작)라는 접두어로 작품번호를 명기하듯 자신의 작품에 일련의 작품번호를 붙인다. 헤이트풀8은 타란티노의 ‘작품번호(Op.) 8’인 셈이다. 영화 ‘장인’이라면 자신의 작품에 대한 그만한 자부심은 가져도 좋을 듯하다.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877년이고, 공간적 배경은 미국 중서부 와이오밍주(州) 허허벌판이다. 지금도 한반도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인구는 경기도 평택시 인구에 해당하는 50여만명이이니 1877년에는 거의 황무지라고 해도 무방한 곳이다. 그곳에 미국 북서부의 악명 높은 눈폭풍 ‘블리자드(Blizzard)’가 몰아치는 어느 날 영화가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1865년에 끝났으니 전쟁이 끝나고도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 하지만 남북전쟁의 상흔이 여전한 혼란기 속 와이오밍은 미국의 주로 편입되기 이전의 무법천지 구역이다. 그런 위험한 황무지에 ‘미니(Minnie) 잡화점’이 있다. 사막 여행자들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영화의 주인공 중 하나인 존 루스(John Ruthㆍ커트 러셀 분)는 내로
정치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과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모츠(더스틴 호프먼 분)의 신출귀몰한 ‘조작극’에 힘입어 ‘소녀 추행범’인 현직 대통령은 8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마침내 재선에 성공하는 기적을 일궈낸다. 음침한 승리는 정정당당한 승리에는 필요 없는 ‘입막음’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혹시라도 ‘전리품’ 배분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공익제보자’나 ‘내부고발자’로 나서면 모든 게 허사로 끝난다. ‘알바니아와의 조작된 전쟁’이라는 사기극의 수괴는 분명 대통령이지만 실무 총책은 브린이다. 당연히 ‘입막음’도 브린의 몫이다. 브린은 ‘알바니아 전쟁 조작극’에 참여한 모든 사기단원에게 적절한 논공행상을 한 듯 모든 것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하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진다. 브린은 사기극의 ‘일등 공신’인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모츠에게 외국 대사 자리를 제안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정권 창출의 크고 작은 공신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크고 작은 기관장 자리가 340여개라고 하는데, 그 면면에 ‘어둠의 공신’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 대통령은 ‘대국’답게 그 자리가 30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대사
대통령 선거를 2주 남짓 남긴 가운데 느닷없이 현직 대통령의 가공할 만한 성추문이 터진다. 백악관은 현직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기 위해 ‘알바니아’라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와의 ‘가짜 전쟁’을 조작해서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이 기상천외한 여론조작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곤두박질쳤던 ‘성추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대외(對外) 작전을 총괄하는 CIA는 야당의 집요한 추궁에 입장이 곤란해진다. 결국 CIA는 “알바니아와 전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은 이제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발표로 야당을 달랜다.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CIA 발표에 국민들의 관심은 다시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옮겨간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내리막을 탄다.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고 그의 재선 성공을 위해 ‘해결사’로 영입한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은 다시 바빠진다. ‘가짜 전쟁’ 조작으로 1차 위기를 넘긴 브린은 2차 위기에 ‘가짜 영웅’ 조작으로 대응에 나선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다. 알바니아와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눈부신 전공을 세운 한 미
백악관을 견학차 방문한 14세 걸스카우트 소녀를 성추행한 영화 ‘왝 더 독’ 속 대통령은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도 없다. 겨우 이런 일로 삿대질해대는 야당과 ‘반국가적’인 국민들이 괘씸할 뿐이다. 백악관 보좌관들도 어떻게 하든 이 ‘못된’ 대통령을 재선시켜 자신들의 ‘꽃길’ 확장과 연장에만 골몰한다. ‘성추행 대통령 어게인’ 프로젝트에 동원된 ‘정치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과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모츠(더스틴 호프먼 분) 역시 이 뻔뻔한 프로젝트 참여에 단 한순간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권력자와 패거리들이 의기투합하면 천하무적이 된다. 백악관에서 걸스카우트 소녀를 추행하고도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대통령은 89%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한다. ‘무통각증(無痛覺症ㆍInsensibility to Pain)’이라는 선천성 희귀 질환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정상인이라면 자지러질 통증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질병이다. 권력자들이 보여주는 뻔뻔함을 보노라면 무통각증은 강자들의 ‘종특’처럼 느껴진다. 강자들은 약자들이 느끼는 수치심을 조종해서 약자들을 지배한다. 그러나 정작 강자들은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무통각증이 희귀한
영화 ‘왝 더 독’ 속 미국에선 대통령이 걸스카우트 소녀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터진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12ㆍ3 불법계엄만큼이나 난데없고 황당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추문’을 덮기 위해 집권당과 ‘극우’가 온갖 괴이한 논리를 동원해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백악관은 대통령의 ‘걸스카우트 성추문’을 덮기 위한 작업에 나선다. 일을 저질러놓고 눈만 껌뻑이는 대통령을 대신해 백악관 보좌관 에임스가 ‘정치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을 긴급 호출한다. 에임스 보좌관은 그를 ‘수리공(Fixit)’이라고 부른다. 폐기처분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어 보이는 ‘정치인’도 브린의 손을 거치면 아쉬운 대로 쓸 만해진다는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브린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죽은 사람 외에는 모두 살려낼 수 있다는 정치판의 화타(華陀)와 편작(扁鵲)쯤 되는 신의(神醫)임에 분명하다. 브린은 성추문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백악관에 ‘알바니아’라는 나라와 ‘가짜 전쟁’을 벌이는 수작질을 회생의 비방(秘方)으로 제안한다. 에임스를 비롯한 보좌진들은 겁을 먹거나 어리둥절하거나 반신반의한다. 브린이 ‘순진한’ 보좌관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대통령의 추문을 덮기 위해 ‘스핀 닥터(spin doctor)’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이 벌이는 황당한 ‘대외 전쟁’ 조작극은 미국의 ‘대외 정보국’인 CIA를 거치지 않고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CIA 국장이 모를 리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눈치가 절벽이거나 아니면 ‘열혈 정의파’인 듯한 젊은 CIA 요원 영(Young)이 브린을 찾아와 이 수상한 ‘알바니아 전쟁’의 진위 여부와 실체를 추궁하는 ‘단독 플레이’를 한다. 분명 CIA의 직장상사가 지시한 일이 아니다. 브린은 자신이 벌이고 있는 황당한 수작보다 자신을 찾아와 추궁하는 이 젊은 CIA 요원이 더 황당하다. 그렇지만 브린은 눈치 없는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격노’한 우리의 전 대통령처럼 혈기왕성한 CIA 요원에게 격노하거나 윽박지르지는 않는다. 브린은 확실히 ‘선수’다. 내부고발자 1명이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브린은 인내심과 책임감을 갖고 CIA 요원을 조곤조곤 설득한다. 브린은 이런 일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 첫째, 너에게 좋은 것이며, 둘째, 그것이 너의 조직에도 좋은 것이란 설득 논리를 펼친다. 그 요원이 몸담은 조직은 분명 CIA다. 국가조직인 CIA에 좋은
대통령 선거를 불과 2주 앞둔 절박한 ‘정치의 시간’에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이 희대의 엽기적인 ‘비정치적’ 돌출행동을 벌여 정치판이 아수라장이 된다. 아무리 비정치적 언행도 정치인이 하면 정치적 사건이 된다. 영화 ‘왝 더 독’ 속 이야기는 ‘무려’의 연속이다. ‘무려’ 대통령이 ‘무려’ 백악관 견학 온 14살짜리 걸스카우트 소녀를 ‘무려’ 대통령 집무실에서 성추행한 비정치적인 사건이지만 어마어마한 정치적 사건이 된다. 대통령 선거의 판이 뒤집힌다. 백악관은 엉켜버린 ‘판’이라도 다시 뒤집을 수 있다는 정치판의 ‘스핀 닥터(spin doctor)’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을 불러들인다. 판을 뒤집는 것보다 뒤집힌 판을 뒤집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역시 브린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주는 신통한 능력이 있었다. 브린은 있지도 않은 ‘알바니아’라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와 미국이 전쟁상태에 돌입했다는 희대의 가짜뉴스를 만들어 정치판과 미국사회에 가공할 스핀을 먹인다. 우리도 경험한 부정선거와 중국간첩단 음모론과 같은 스핀이다. ‘스핀 먹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대통령 성추문’에서 ‘알바니아 전쟁’으로 옮아가기 시작한다. 백악관
대통령의 난데없는 성추문으로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재선이 난망하게 된 백악관 비서실 참모는 정치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을 급히 초빙한다. 노련하게 현재 정치상황과 여론의 흐름을 진단한 브린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판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비정상적인 ‘비상’한 처방을 제시한다. 정부의 실정을 꼬집는 야당의 공격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막아낼 수 없다고 판단되면 ‘긴급조치’나 ‘비상계엄’과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곳이 정치판이다. 해방정국의 난세에 건국준비위원회의 몽양 여운형이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사람들이 비상한 방법으로 비상한 일을 해야 한다”는 ‘비상’한 말을 남긴 이래 12·3 불법계엄까지 우리나라 정치도 그렇게 항상 ‘비상’하다. 브린이 제안하고 대통령과 백악관이 무릎을 친 ‘비상수단’은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이다. 당장 백악관은 동유럽의 알바니아라는 나라가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공격했다고 발표한다. 온통 대통령의 걸스카우트 소녀 성추행에 쏠렸던 국민들의 관심이 조금이나마 외국과의 ‘군사적 긴장’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브린은 ‘기어’를 올린다. 미국인 대부분이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영화 ‘왝 더 독’의 한 장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2주 앞둔 어느 날, 재선을 노리는 현직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견학을 온 걸스카우트 소녀를 성추행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형 사고를 친다. 임기 반환점을 돈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버리는 것만큼이나 초대형사고다. 4년 중임제인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임기를 8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현직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 허버트 후버(대공황), 존 F. 케네디(암살), 제럴드 포드(닉슨 사면), 지미 카터(이란 인질구출 실패), 조지 부시(경제 불황·공약 번복), 조 바이든(고령 논란) 등 대형사고나 악재에 휘말린 극소수 경우를 제외하면 웬만하면 재선에 성공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직 미국 대통령도 재선이 당연해 보이는 상황에서 14살짜리 걸스카우트 소녀 성추행이라는 초대형 사고를 친다. 이 정도 사고라면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대선 후보직에서도 사퇴하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정치란 그렇게 순리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의 전 대통령도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비상계엄’을 질러놓고도 스스로 ‘사임’하지 않고 갈 데까지 가보다가 ‘파면’된 걸 보면 권력의 자리란 끌려 내려오는 곳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