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어머니가 입에 달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날 살려줍서!”라는 주문 같은 기도다. 이따금 울먹거리면서 “어머니, 어머니, 날 살려줍서...”라고 할 때는 애간장이 다 녹는다. 밤 중에 홀연히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마당 한가운데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 때는 마음이 시려서 눈물이 솟구친다. 이러한 상황을 요양보호사 교재는 치매 환자의 ‘배회’ 현상으로 묘사한다. 동시에 ‘102세가 되도록 살아계신 어머니가 저리도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신 것일까?’ 싶은 속상함도 생겨난다. ‘비교적 잘 살았다’며 ‘호상’으로 지칭되는 장례식의 경우에도 할머니들은 통상 92세, 할아버지들은 86세가 아니신가. 간혹 “아버지, 날 살려줍서!”라고 할 때도 있는데, 숨이 차고 다급해서 하나님을 찾는 부르짖음이다. “어머니, 걱정허지 말앙 이 밥을 드십서!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댄 허주만은, 생각해 보십서. 어머니! 밥을 잘 먹는디 오꼬시 죽는 사름 봅디강? 먹으민 죽지 안 허난, 아무 걱정 허지 말곡, 그자 입을 벌립서!”. 이렇게 아침마다 식탁에서 어머니와 다투는 게 하루의 시작이다. 이렇게 잔소리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것은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