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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민예총 회장, "최악의 문화파괴 쓰나미 닥칠 것" 우려
"지금의 실정법은 다음에 틀릴 수도…대안은 두 업체의 기부채납 방식"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유산의 가치는 시대를 넘는다”. “지금 행정은 최악의 문화 파괴 사건의 거대한 쓰나미가 오는 줄 모르고 있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회장은 28일 오후 제주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3회 시민문화제 세미나에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비롯한 문화파괴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카사 델 아구아, 그 지울 수 없는 희망을 위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회장은 우선 옛 제주시 청사가 헐리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2000여년 된 도시인 제주시에서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인 옛 제주시 청사가 헐리는 것은 행정을 비롯한 정치권, 문화예술인 등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특히 “지금 우리 사회가 카사 델 아구아에 집중하는 동안 또 하나의 문화유산이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한국전쟁 당시 합천 해인사를 지킨 고(故) 김영환 공군대령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명령을 거부하고 파리를 지켜낸 독일 장군 폰 콜티츠의 행적을 얘기하며 “지금 시대에 왜 그런 행정가가 없는가”라며 아쉬워했다.

 

박 회장은 “실정법은 그 법이 작동하던 시대성 속에 갇힌 법적체계이지만 문화유산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유산의 가치는 시대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구나 “우리 공무원들은 최악의 문화 파괴 사건의 쓰나미가 몰아닥치는 줄 모르고 있다”며 “실정법은 다음 실정법에서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해 지금 현재의 문화 파괴는 후대에 가장 큰 후회로 남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 회장은 “지금 골치 아픈 지경에 빠진 거장의 건축 작품을 제주도민들이 어떻게 지혜롭게 살려낼지 세계인들은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사 델 아구아를 지킬 해법으로 기부채납 방식을 들었다. (주)JID가 건물을, (주)부영이 토지를 제주도에 기부채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행정집행의 정당성이 무엇이고, 지금 도정의 문화행정이 무엇인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절대 부서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실낱같은 희망을 전했다.

 

박 회장의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에는 김란기 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심영진 공평갤러리 이사, 고영림 PAN기획 대표, 권영숙 한국여성건축가협회장, 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등이 나섰다.

 

 

한편 오후 5시부터 제주벤처마루 광장에서 시민공감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공연에는 이종혁 재즈밴드, 코어 매거진, 개럭시 익스프레스, 페스테자, 사우스카니바 등의 무대가 펼쳐져 시민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에는 서귀포시 중문동 카사 델 아구아 현지에서 ‘레고레타 서거 1주기 기념, 전국 건축가 및 문화인들의 레고레타의 제주 건축문화기행’이 제주대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의 해설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살리기 문화연대와 주한 멕시코인 모임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했다.

 

고 김영환 대령=한국전쟁 중인 1951년 8월 패주하던 인민군과 빨치산들이 토벌 작전에 공중폭격 지원에 나섰다. 김 대령은 미 5공군이 “무장공비가 주둔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빨치산 몇 명 죽이기 위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불태울 수는 없다”고 항명한 것이다. 그는 “해인사 내 팔만대장경은 귀한 우리의 문화유적인데 해인사를 폭격하면 영원히 소실되고 만다”며 동료 조종사들에게 폭격을 중시 시켰다. 현재 해인사 팔만개장경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인류의 유산이 됐다.

 

독일 장군 디트리히 폰 콜티츠=1945년 파리담당 군정장관이었다. 패색이 짙던 독일의 히틀러는 “후퇴할 시 파리의 모든 건물, 모든 유적을 파괴하라. 절대로 온전하게 넘겨주지 마라”고 무려 9차례나 명령했다. 콜티츠 장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명령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나는 히틀러의 배신자가 될 지언정, 인류의 죄인이 될 수 없다. 프로이센 군인으로서 파리를 파괴하란 명령을 따라야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럴 수는 없다”며 명령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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