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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철거 위기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방문 '러시'
영화 속 주인공처럼 감상…방문객들, 하나 같이 안타까움 나타내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마지막 유작인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는 물론 전국에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더구나 철거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많은 방문객들이 철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0일 오후 3시30분.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이하 더 갤러리) 입구에는 배낭을 멘 관광객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또 인근에는 더 갤러리를 기반으로 한 앵커호텔과 리조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입구에서는 더 갤러리를 관리하는 관리인 2명이 방문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더 갤러리에는 전기와 물 공급이 중단돼 냉방은 물론 화장실 사용도 되지 않고 있다. 더 갤러리가 앵커호텔의 원래 시행사였던 ㈜JID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단전·단수된 것이다.

 

1층은 전시장에는 건축물 철거 반대를 위한 전시회가 공평갤러리 주최로 열리고 있다. ‘레고레타 그의 공간을 품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23일부터 철거위기에 놓인 ‘더 갤러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리기 위해 국내 작가 20여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원래 회화 작가도 참여키로 했지만, 단전으로 인해 조각 작가만 참여하고 있다. 전시는 당초 이달 6일까지였지만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반응도 좋아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더 갤러리는 내부는 냉방이 안 된 탓에 덥다. 그럼에도 방문객들은 ‘알고 왔다’며 내부로 들어갔다. 조명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연광으로 인해 빛을 발하는 내부에는 방문객들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천천히,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기며 1~2층을 둘러봤다.

 

더 갤러리를 관리하는 김성복씨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 수는 약 100여명 정도 된다. 평일에는 방문객 50% 정도가 관광객들이다. 휴일이면 제주도민들의 방문이 더욱 늘어 약 2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이처럼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최근 철거에 따른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에는 도내 건축 종사자와 건축학과 학생 등 50여명이 단체로 찾아오기도 했다.

 

관리인 김씨는 방문객들이 ‘철거 반대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에 더 갤러리 내에 방명록을 비치해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약 500명 넘게 서명을 했다. 단체로 온 경우 주로 대표만 서명했다. 주소를 보면, 서울, 충북, 군포,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이다.

 

방문객들은 하나같이 훌륭한 작품인데도 철거 된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설계사 염현애(27·제주시)씨는 “설계하신 분(레고레타)이 왔을 때 특강을 받았다. 지어질 때에는 내부를 보지 못해 이번에 둘러보게 됐다”며 “철거되는 것이 너무 아깝다. 굉장히 멋있는 곳인데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여행 차 온 이두형(건국대 화학공학과 4)씨는 “건물 자체가 너무 아름답다. 색감 등 작가의 개성을 살린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느껴진다”며 “왜 철거가 되는지 모를 정도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건물이 철거되지 않고 계속 남아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하면서 건축학의 역할도 하는 건물로 남았으면 한다”고 철거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이씨와 같이 온 전민수(명지대 건축학과 4)씨는 “붉은 색 외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본인의 개성을 다 반영했으면서도 제주도의 빛과 잘 어울리면서 설계한 것처럼 느꼈다”며 “건축물을 보존하고 제주도의 또 다른 문화유산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과 함께 찾은 이소연(45·여·제주시)씨는 “와서 보니까 너무 감동적이다. 이런 세계적 건축물인 제주도에 한국에 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다. 도민으로서 공부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건물 하나를 허물고 없애버리면 다시 세우기가 너무 힘들다. 똑 같이 만들기는 더욱 힘든 일”이라며 “세계적인 건축물을 잘 보전하고, 또 우리 제주도가 요즘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거기에 한 몫을 하기 바란다”고 건축물 철거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건축가가 꿈인 손유하(13)군은 “꿈이 최고의 건축가이다. 이런 세계적인 건축물을 가까이서 보게 돼 참으로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손 군은 “저의 공부를 멈추지 않게 해주세요. 건축이 멋있으니까 허물지 마세요”라고 호소했다.

 

지나가던 한 관광객은 “직접 보니까 제주도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지면서 빛이 빚어낸 작품 같다”며 “제주도 관광산업으로서 더 발전시켜 하나의 명소로 발전시켰으면 한다. 철거에 대해 반대한다”라고 했다.

 

한편 더 갤러리 철거와 관련 21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가 주최·주관하는 정책토론회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왜 지켜야 하는가’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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