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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창진호 기관장 이모씨 당시 상황 전해 ... "바닷물 한꺼번에 기관실로"

 

"평소보다 많은 바닷물이 한꺼번에 기관실쪽으로 들어왔어요. 파도에 휩쓸렸을 때 '아,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어요"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87km 해상에서 침몰된 통영선적 근해 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의 기관장 이모(39.통영시)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25일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전남 통영항에서 출항한 창진호는 완도항에 입항한 후 지난 16일 오전 7시30분경 조업 차 제주해역으로 다시 출항했다. 오는 26일 오후 8시 통영 동호항으로 귀항할 예정이었다. 

 

창진호는 복귀 예정일을 하루 남기고 25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전복, 침몰됐다.

 

당시 사고 해역은 북서풍이 초속 19m로 강하게 불고, 4m의 높은 파도가 이는 등 기상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이날 오전 6시 전후, 그물을 끌어올리던 중 커다란 너울성 파도가 창진호의 측면을 강타했다.

 

이씨는 "기관실에 있었는데 평소보다 많은 양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기관실로 들어왔다"며 "이상함을 느끼고 밖으로 나가봤더니 어선 냉장고가 쓰러져있고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순식간에 어선이 90도 가까이 기울었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선실 안의 모든 물건이 나뒹굴었다.

 

선장 황모(61.통영시)씨는 이날 오전 6시5분경 조타실에서 배의 침몰상황을 알리며 구조요청 신호를 보냈다. 이씨가 기억하는 황씨의 마지막 모습도 조타실에 남아 “배가 기울어졌다”며 계속해서 구조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승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높게 치는 파도에 어선이 조금씩 기울어졌다.

 

오전 6시40분, 창진호의 마지막 교신은 "배가 넘어질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창진호는 결국 뒤집어져 침몰했다. 선원 14명도 함께 바다에 휩쓸렸다. 단 하나 있던 구명벌은 뜻대로 펴지지 않았다.

 

바다로 휩쓸린 이씨는 김모(60.제주시)씨 등 다른 4명의 선원들과 배에 있던 구명환에 의지해 2시간 반 가량을 바다에 떠다녔다. 끝까지 구조를 요청했던 선장 황씨는 바닷물에 쓸려버린 이후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뒤늦게 구명벌이 터지고 선원 4명이 간신히 올라탔다. 반면 이씨를 포함한 9명은 그대로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떠밀리면서 구명벌이 펼쳐졌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이씨는 “다른 선원들은 어떻게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하루 이틀 일한 사이도 아니고 10년 간 함께 생활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창진호의 승선원은 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6명 등 모두 14명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사고 해역 주변에서 발견된 구명환과 구명벌에서 모두 13명을 구조했다.

 

이 중 선장 황씨를 포함한 선원 3명은 의식이 없어 헬기로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선장 황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경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제주시내 한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선원 강모(69.고성군)씨도 헬기로 제주시 S-중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전 11시38분경 사망판정을 받았다. 이씨와 함께 구명환에 몸을 의지했던 김씨도 이날 끝내 숨졌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서 아직 찾지 못한 선원 최모(66.고성군)씨를 수색하고 있다.

 

이씨는 "실종된 최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선원실로 들어가던 게 마지막 모습"이라면서 "십몇 년을 같이 생활한 동료들이 숨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현장에 경비함정(5000t급)을 포함한 항공기 2대, 공군기 2대, 민간어선 2척, 상선 2척 등 가용세력을 동원해 실종된 최씨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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