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제주는 도둑과 거지와 대문이 없다 하여 삼무(三無)의 고장이라고 알려졌다. 이러한 공동체 유대와 협동 전통을 바탕으로 중앙정부는 2005년 1월 27일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하였다. 그 후 시간이 흘렀지만 제주가 평화로운 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을 것이다. 제주가 평화로워서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었다기보다는 평화로운 섬으로 발전하라는 바람이 더 컸다고 본다.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찾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하여 가다보면 세계에 귀감이 될 수 있는 평화의 섬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여러 시인들이 평화의 섬에서 마음의 평화를 공감하게 하는 많은 작품들을 쓰고 있다. 최근에 읽었던 시집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길을 제시하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작품을 소개하기 전에 임원지 수녀님의 일화(逸話)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한번은 오스트리아의 겔트루트 수녀님이 제주의 임원지 수녀님에게 편지를 보냈다. 주소는 ‘한국의 제주도 임원지 체칠리아 수녀님’이었다. 이 주소만으로도 이시돌 목장에 있는 살레시오 수녀회 임원지 수녀님에게 겔트루트 수녀님의 온정이 담긴 편지가 전해졌다. 이것은 작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임원
빚을 지지 않고 책임 있는 경제생활을 하여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제주에서 빚을 권하는 왜곡된 사회현상을 목도(目睹)하고 있다.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광고에서 빚을 권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안개처럼 빚의 위험성을 간과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그러나 빚을 진다는 것은 사슬에 묶이는 것과 같은 위험한 일이다. “근면은 빚을 갚고 자포자기(自暴自棄)는 빚을 늘린다”라고 벤자민 프랭클린은 말하였다. 그러나 근면하게 생활하여 갚을 수 있는 빚은 비교적 작은 빚일 것이다. 소위 재테크를 위하여 많은 빚을 지게 되면 잘못될 경우에 근면하게 생활하는 것만으로는 갚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에는 빚을 져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처럼 느껴지는데 이미 제주에서도 가계부채가 10조를 웃돌고 있다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경제적인 문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우며 항상 수면 위의 파장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일부라도 경제적 파탄에 빠지게 되면 그 여파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사회 전체로 번지게 되며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될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
이어도전설이 20세기에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근거가 희박한 주장이다. 이어도해양과학기지와 이어도 전설은 다르므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와 별개로 전설의 섬은 이여도로 칭하자는 논지도 적절하지 않다. 굳이 이어도에 대한 명칭을 획일적으로 정할 필요는 없고 상황에 따라 편하게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어도에 대한 용어는 통일된 적이 없었다. 우선 이어도 전설이 20세기에 창조되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어도는 지식인들의 창조물이 아니다. 이어도는 하층민들이 만들어낸 신화다. 이러한 연유로 이어도에 대한 문헌 기록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1897년 경 제주에 유배되어 7년 간 머물렀던 이용호(李容鎬)가 남긴 ‘청용만고(聽舂漫稿)’가 있다. ‘방아 찧는 소리처럼 생각 내키는 대로 얽은 시문’이라는 뜻의 ‘청용만고(聽舂漫稿)’란 시문집에서는 ‘이여도(離汝島)’라고 부르고 있다. 그가 사람들에게 들은 이어도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 다음은 강봉옥(康奉玉)이 1923년 2월 1일 발행한『開闢』제32호에 “濟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제시하는 안보정책에서 한국의 안보를 담보하는 한 축인 동맹에 대한 의문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이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독립국가로서의 주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국의 국방력 증진과 함께 한미 동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한미 동맹은 맹목적으로 신뢰할 만큼 견고한가? 미래에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인가? 미국은 고립주의 정책을 통해서 힘을 기르고 충분히 힘을 기른 후에는 국제주의정책을 추진해왔다. 미국은 부시행정부 이후 강력한 국제주의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최근에는 고립주의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한미동맹은 미국이 국제주의 정책을 추진할 경우에 더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고립주의 정책으로 선회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유럽을 안정화 시킨 것은 동맹을 통한 세력균형이었다. 그러나 세력균형을 유지하였던 이 동맹은 돌발적인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자 자동적으로 전쟁에 연루되어 걷잡을 수 없는 세계대전으로 번지게 하는 추동력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1914년 사라예보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가 충돌했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에 대하여 갈등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 인공섬에 3000미터 이상의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미국은 노골적으로 중국이 인공섬 조성에 불만을 표시하였다. 미국은 2015년 10월 27일 미해군 소속 라센함(USS Lassen)을 수비환초(Subi Reefs)주변 12해리 이내로 항행하게 하는 ‘항행의 자유’작전을 전개하였다. 미국은 과도한 해양 권한을 주장하는 국가들의 쟁점해역에서 군함을 항행하거나 해역상공으로 군용기를 비행시키는 무력시위를 통하여 과도한 권한 주장을 무력화하고 있다. 라센함 (USS Lassen)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행한지 95일 만인 지난달 30일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커티스 윌버(USS Curtis Wilbur)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 속한 트리톤 섬(Triton Island)의 12해리까지 근접한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행하였다. 이 두 작전에 대하여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이 두 작전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센함(USS Lassen)이 실시한 &lsquo
▲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제공=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예비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처럼 국제사회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최근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트럼프의 막말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을 하는 것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간주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와 관련한 기사를 정치면에서 다루지 않고 연예면에서 다루는 곳도 있다. 이는 지성적인 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같은 사람이 정권을 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종 차별적이고 성 차별적이며, 종교 차별적이기도 한 그의 막말은 이외로 일부 공화당원들의 관심을 끌며 공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세력을 결집시키는 방법 중에서 한 가지는 차별과 분파를 만드는 것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외부의 적을 만들면서 내부적인 불만을 잠재우고 통합시키는 방식은 독재자들이 자주 선호하는 방법이다. 지난 7일 트럼프는 성명을 발표하여 이슬람을 비판하면서 “타
▲ 미중 대립 격화하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작업 <사진제공/마닐라=AP/뉴시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하고 기존의 2개의 인공섬을 확장 중이다. 미국이 유례없이 강하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3Km에 달하는 활주로를 건설,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피어리 크로스 인공섬의 활주로에는 중국 공군이 보유한 모든 항공기들이 이착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의 영해와 영공을 인정할 수 없으며 12해리 영해범위 안으로 군함을 보내겠다고 공언하였고 중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을 놓고 무력시위를 강행할 태세다. 남중국해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대화로 정리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예기치 않은 무력충돌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도 의도치 않게 외교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에서 전개하겠다고 밝히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
이어도문화는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다. 그러나 제주사람들이 모두 이어도문화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이어도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도 많고 이어도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이어도가 어떤 곳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이어도라는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물속에 숨어 있는 바위’를 의미하는 ‘여(礖)’를 늘여서 발음하면서 이여도, 혹은 이어도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이어도를 기록한 한자어 표기를 보면 ‘멀리 떨어져 있는 허구의 섬’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이어도의 한자기록에서는 ‘여(礖)’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도의 뜻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 하다. 그러면 원형에 나타나는 이어도는 어디에 있으며 어떤 곳인가? 이어도에 대하여 언급된 가장 오래된 문헌은 아마도 이용호(李容鎬)의 ‘청용만고(聽舂漫稿)’일 것이다. 이용호(李容鎬)는 1897년 제주에 유배되어 머물렀는데 ‘방아 찧는 소리처럼 생각 내키는 대로 얽은 시문&r
▲ 불타는 오라리. 미군 촬영반이 제작한 4‧3 무성기록영화 ‘제주도 메이데이’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공중에서 촬영한 것이다. 제주 4·3은 대한민국 건국 초기에 대량의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킨 사건이다. 미군정 시기에 사건이 발생하여 제1공화국 시기 6·25전쟁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가 생겼다. 폭동이나 반란으로 규정되었던 사건이 발생한 지 50여년이 지난 2000년 1월 12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공포되면서 관련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있다. 일부 제주 4·3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활동가들은 미국의 책임에 대하여 거론하고 있다. 사건발생 초기에는 미군정이 남한을 통치하였으므로 어느 정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는 더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제주 4·3을 '제노사이드'로 칭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제주 4·3은 제노사이드 범죄인가? 간단히 말하자면 제노사이드 범죄가 아니다. ‘제노사이드 범죄 방지와 처벌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딜레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놓고 진퇴양난에 직면했다. 아시아 인프라투자 은행 참여 결정과정에서 안보적 이해와 경제적 이해를 저울질하며 관련 국가들을 외교적으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하는 어려움에 맞닥뜨린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시진핑주석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 은행에 한국이 가입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 한미동맹을 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선뜻 가입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고심 끝에 한국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한국이 창립회원국 자격으로 가입하게 되면 아시아 지역 개발 사업에서 국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시대에는 안보를 중심으로 한 상위정치가 국제정치를 좌우하였으나 냉전이후 국제정치에서는 하위정치인 경제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경제가 한국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제주도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도 경제적 영향 때문일 것이다.
▲ 강병철 논설위원 제주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가 점점 본래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날마다 목격한다. 해녀문화와 함께 제주 특유의 문화중의 하나인 이어도문화가 제주도민들의 기억 속에서 상실되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제주의 노인들에게 물어봤더니 이어도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이어도문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겠는가! 제주 노인들의 ‘기억창고’에서 이어도라는 담론이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고 제주 무가(巫歌)는 물론 제주 속담사전에서도 이어도에 대한 내용이 없어 이어도가 20세기에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어도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맷돌이 중요한 생활도구였다. 사람들이 곡식을 맷돌에 넣고 돌리면서 맷돌노래를 불렀다. 이 맷돌 노래 중에 이어도 노래가 있다. ‘이어도문화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진성기 제주민속박물관장이 맷돌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늘 날에는 이처럼 동영상에서나 맷돌 노래를 감상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들었던 노래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이어도와 친숙하였고 이어도는 생활양식의
▲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일본헌법 9조 노벨평화상 추천 한국위원회’가 ‘9조회’와 다카노스 나오미(鷹單直美·38)씨를 2015년도 노벨평화상 공동후보로 추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씨를 포함한 일본 원로 지식인 9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9조회’는 일본 우익의 헌법 개정을 막기 위하여 노력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인 모임이다. 다카노스 나오미는 2013년 8월 ‘헌법 9조 노벨평화상 실행위원회’를 설립하여 ‘일본헌법 9조’를 지켜온 일본국민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해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여온 두 아이의 어머니다. 다카노스 나오미씨는 2013년 1월 노벨위원회에 ‘일본헌법 9조’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대상은 개인이나 단체로 한정돼 있고 헌법과 같이 추상적인 것은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일본헌법 9조’를 지켜온 일본 국민을 후보로 추천하였다. 다카노스 나오미씨는 ‘일본헌법 9조&rs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