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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아!이어도(9) ... 냉전시기와 다른 '삼위일체 핵전략'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하고 기존의 2개의 인공섬을 확장 중이다. 미국이 유례없이 강하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3Km에 달하는 활주로를 건설,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피어리 크로스 인공섬의 활주로에는 중국 공군이 보유한 모든 항공기들이 이착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의 영해와 영공을 인정할 수 없으며 12해리 영해범위 안으로 군함을 보내겠다고 공언하였고 중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을 놓고 무력시위를 강행할 태세다. 남중국해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대화로 정리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예기치 않은 무력충돌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도 의도치 않게 외교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에서 전개하겠다고 밝히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수역에 외국 군함이 진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국력신장에 따라 군사력이 강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남중국해에서 점차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다가 미국의 강력한 저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도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일본은 미국진영에서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을 개정, 미일동맹을 강화한 일본은 필리핀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합동 훈련을 강행하였다. 필리핀 마닐라만과 수빅만 사이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베트남 해안에서 베트남과 수색·구조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런 배경에서 본다면 미국이 불만스러울 수 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지난 16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 만일 중국이 그렇게 하는데 실패한다면 한국이 우리와 같이 한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의 국제규범과 법이 양국에게 혜택을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상호의존의 정도가 큰 한국의 입장에서 진영논리는 수용하기 어렵다. 특히 북한이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영향력은 중국도 미국 못지않은 현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외교를 펴기는 어렵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던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 못지않게 중국이 일본에 맞서며 러시아와 ‘강한 동지애’를 가지게 되었다고 언급하였다. 국제사회에 이러한 양대진영이 형성되는 조짐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지도자들은 모두 이를 부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월 정상회담에서 협력을 이야기하였다. 정상회담 기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평화 발전의 길을 가는 것은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으며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은 없다”고 주장하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은 중국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번영하며 지구적 문제에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하는 국가로 부상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기록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스파르타가 신흥 세력 아테네의 성장을 두려워하여 전쟁이 개시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후 국제사회에서 기존의 강대국과 부흥하는 국가 간의 필연적인 대전쟁을 설명하는 이론의 토대가 된 것이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다.

 

그러나 과거와는 국제사회의 환경이 달라졌으므로 강대국 간의 패권 전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패권 전쟁의 결과는 상호확증파괴라는 것이 자명하며 강대국들이 모두 번영하기 위해서 유례없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체제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강대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제질서에서 중국은 발전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이 국제질서의 새로운 판을 짤 것으로는 전망되지 않는다.

냉전시기에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핵무기가 담보하는 상호확증파괴였다. 냉전시기에 강대국이 추구하였던 상호확증파괴의 핵전략 삼위일체는 육지와 공중, 그리고 바다에서 핵보복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즉, 육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바다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하늘의 전략 폭격기를 갖추었을 때 핵전략 삼위일체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만이 핵전략 삼위일체를 달성하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현재까지는 중국의 핵전략 삼위일체 능력이 가장 떨어질 것이다. 상호확증파괴에서 중요한 것이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이다. 적국의 선제공격으로 초토화되어도 적국에 핵반격을 할 수 있는 능력 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것이 바다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다. 중국은 핵전략 삼위일체 능력이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면 떨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은 핵무기 운반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핵전략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극단적인 대치는 공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긴장이 조성된다 해도 궁극적으로는 평화로운 해결방법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자 중국군 고위관계자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은 항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박들의 항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이 절대로 무모하게 무력을 동원해서 영토주권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은 진영논리보다는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중립적인 외교적 수사법을 사용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원만한 해결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 남과 북이 대치되어 있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으므로 지나친 진영논리로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강병철은?
= 제주대에서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의체 구상과 실현 방안에 관한 연구 - ‘헬싱키 프로세스’의 함의와 ‘제주 프로세스’에의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발간하였고 “이어도 쟁점 및 해양주권 강화 방안 : 다층적 차원에서의 해법 모색”외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국제펜투옥작가위원회 위원으로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해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등 투옥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해왔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자 국제펜 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 돼 국제펜 투옥작가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강사와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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