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가 10일 오후 2시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화했다.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진영의 울타리를 뛰어넘겠다"며 "진정한 민생과 통합의 정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원 지사의 탈당 선언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는 바른미래당 탈당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와 지방선거를 넘어선 큰 그림의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탈당에 대한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의 바른미래당은 2등 싸움을 위해 급하게 합당을 한 형세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 해결에 대해 답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반대의견을 냈지만 저 역시 바른미래당의 운영에 관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의견들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도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지방선거를 위한 야권연대가 아닌 현재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한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원 지사는 "현재 여당의 높은 지지율과 야당의 분열로는 집권세력이 오만해질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건전한 야당의 견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연대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연대를 따지기 전에 자유한국당 자체가 존립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으로 나서지만 이게 단순히 당적이 없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야권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고민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다음은 원희룡 지사 기자회견 일문일답
바른미래당 탈당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그동안 수차례 질문이 있을 때마다, 그리고 당 관계자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의견을 게진을 했었다.
촛불민심과 탄핵정국 속에서 기존의 보수당의 울타리 내에서 건강한 보수의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봤다. 그래서 탈당을 해서 바른정당을 창당을 하는데 참여를 했었다. 물론 그 뜻을 이루는 길이 어려운 길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창당에 참여했던 인원 일부는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을 했다. 남은 대다수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면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가 여러차례 지적을 했던 것처럼 실재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치열한 정체성의 고민과 논의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수 있는 그런 멀고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어렵더라도 그렇게 가야 한다.
하지만 저는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2등 싸움을 하기 위해서 급하게 합당하는 것이 원래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답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계속 반대 의견을 냈다. 힘들더라도 더 근본적이고 넒은 길로 가자고 했다. 그게 무엇인지는 제가 바른정당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더 많은 시간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점들이 반영돼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당을 떠나고 또 들어간다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 고뇌를 했다. 많은 이들과 괴로운 의논을 가졌다. 그 결과 원래의 문제의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장기적으로 보고 가는 길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승민 대표는 원 지사가 1대1구도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게 사실인가? 이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탈당하는건가?
여당의 일방적인 우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도 표현되는 현재의 구도속에서 대한민국이 균형잡히게 운영이 되려면 야당이 건전하게 견재를 해야 한다. 당장의 지방선거가 아니라 전반적인 국정운영, 민생을 챙기는데 있어 대안적 구도를 짜기 위해 종합적인 야당연대와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방선거는 사실 정당끼리 연대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은 구조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기초 또는 광역 의원들을 내서 정당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합당을 해야 한다’거나 또는 ‘경쟁당을 밀어내기 위해서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점을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봤다.
야당연대는 큰 틀에서 야당을 바라보는 시각과 협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근본적인 입장과 앞으로의 노선에 대해선는 견해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합당에 동의하지 않았다.
유승민 대표는 선거를 걱정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제가 개별적으로 특정 선거에 대해 이렇게 해야 한다 이야기 한적은 없다.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불숙 이야기를 꺼낸다고 해서 이뤄질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대표와는 중간중간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만나기도 했다. 제주의 현안들에 대해서도 협조를 많이 해줬다. 그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의 가야될 길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는 했다.
1대1구도 이야기는 유 대표께서 저의 상황을 걱정해준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지방선거 전에 특정정당에 입당하는가?
안한다.
무소속으로 가는 것인가?
그렇게 받아들이면된다. 오늘 출마선언을 동시에 하지 않는 것은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있었고 참여를 해서 갈건지에 대해 당의 인사들과 계속 말을 해온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당에서 먼저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했다. 출마관련 입장표명은 빠른시간 내에 알려드리겠다.
야권연대에 대해 말해달라
야권연대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이게 그 내용에 있어서 지방선거에서 상대방을 삼등으로 밀어내기 위한 야당끼리의 분열, 그 속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통해 입지를 가지고 가겠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야권 연대 잘 안 된다. 소탐대실이다.
지금 더불어민주당 강세다. 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오늘은 당적에만 집중을 하겠다. 이야기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빠른 시일에 입장을 발표하겠다.
제주에서도 야권연대 가능하다고 보느냐?
현정부의 출범 이후의 높은 지지율, 야당의 분열로 지리멸렬이 계속 이어질 때 집권세력은 오만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건전한 야당의 견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는 연대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보다는 오히려 국가적인 여야의 정립구도에 대해 일관되게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선거 관련 방향으로 더 속도를 내려고 해서 같이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유한국당이 연대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느냐?
자유한국당은 과거에 나름대로 보수의 정치맥을 스스로 자처해왔다. 하지만 시대에 흐름과 국민들의 의식, 요구, 눈높이에 비춰 자기의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과거의 틀에 안주한다면 어떤 정치세력도 생존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연대 대상 따지기 전에 자유한국당 자체가 존립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의 재편에 대해 말해달라?
앞으로 자세하고 정화한 것들은 차근차근 말씀드리겠다. 미루는 게 아니라 집중하고 싶은 초점이 있다.
정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무소속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유불리를 따진다면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여론조사라는 것인 민심과 국민들의 역동성, 날카롭고 깊은 판단력을 그때그때 다 담아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추세의 방향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안철수와 만나봤느냐?
근래에는 못 만났다. 만날려고 시도는 했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을 하고 있어 만날 시간이 없었다. 유 대표 및 안 위원장하고 통화는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있어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다. 아쉬움을 나타내기는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표현하시면서 정작 그안에 계시기 보다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은 지사님 말하는 맥락과 행동이 상충된다 생각한다. 지사님 의견은 어떠한가?
여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야권이 대한민국의 건강한 한 축으로 설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지금처럼 휩쓸려서는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단이다. 야권 이대로 가지는 못한다.
무소속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인가?
무소속이 단순히 당적이 없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 기존의 정당이 다시 몸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비전과 실제 사람들 모습들을 변화시키는 것 등에서 필요하다면 정당의 모습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더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지금 규정짓는 것은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출발점에 서 있는 저에게는 각도가 안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야권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이 고민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 고민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