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이 '말(馬)의 고장'이라는 제주도의 도축장에서 잔혹하게 도살되는 실태가 고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지난 3일 제주 도축장에서 10여개월간 촬영한 경주마 도살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와 유튜브(https://youtu.be/5GgbbcMpqX4)에 공개했다.
페타는 약 4분가량의 영상을 공개하며 "도축장에서 전직 경주마 22마리를 확인했다"면서 "유명한 경주마, 혈통 좋은 말조차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트럭에 실려 도축장에 도착한 경주마들을 작업자들이 막대기로 얼굴 등을 때려 도축장에 몰아넣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좁은 도축장 안에서 다른 말이 전기충격기를 맞고 기절해 들어 올려지는 광경과 바로 앞에서 지켜보면서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치는 말의 모습도 찍혔다.
어떤 말은 경주가 끝난 후 바로 도축장으로 끌려온 듯 발목 장비가 착용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페타는 "마지막 경주가 끝난 지 72시간도 채 안 지나 도축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도축장을 운영하는 제주축협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페타는 "한국마사회 또한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를 무리하게 수입해 그만큼 많은 경주마가 버려지고 있다. 매년 1600마리가 넘는 경주마가 은퇴하는데 대부분 말고기 식당이 급증하는 제주도 도축장으로 보내져 도살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국마사회가 매년 경주마 노름꾼들이 버는 돈의 0.5%만이라도 말들의 은퇴에 사용한다면 전직 경주마들이 이처럼 끔찍한 죽음을 맞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