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 맑음동두천 12.8℃
  • 맑음강릉 19.0℃
  • 구름많음서울 13.1℃
  • 구름조금대전 14.8℃
  • 흐림대구 16.8℃
  • 울산 18.0℃
  • 황사광주 14.9℃
  • 부산 18.2℃
  • 구름조금고창 15.4℃
  • 흐림제주 16.9℃
  • 맑음강화 13.9℃
  • 맑음보은 13.5℃
  • 구름조금금산 13.4℃
  • 구름많음강진군 16.2℃
  • 흐림경주시 16.8℃
  • 흐림거제 18.1℃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김찬수, “2천년대에 순간최대 풍속 5위 태풍 불어…65.2% 쓰러진 채 죽어”
“제주도·문화재청·환경부·산림청 협의체 구축…구상나무 보존원도 조성해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한 특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가 기후변화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고사된 한라산 구상나무들의 대부분은 더욱 강한 바람을 몰고 오는 태풍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라산 구상나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구상나무 보존림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1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기후변화 대응 녹색성장발전연구회'의 ‘기후변화대응 녹색성장 정책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라산 구상나무 보존 대책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한라산 구상나무, 왜 보존돼야 하나?

 

김찬수 박사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보존 필요성에 대해 “제한된 지역에 특산종으로 분포하고 있는 종은 구상나무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다”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분포면적이 매우 좁고 극소수의 개체만 분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IUCN 멸종위기종으로 적색목록에 등재돼 있다”며 “한라산의 세계자연유선적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이며 한라산의 대표적 경관요소”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나비박사 석주명 박사의 글에 의하면 ‘구상나무’라는 명칭의 유래는 ‘쿠살나무’에서 비롯됐는데 쿠살(성게)의 느낌을 갖는 나무로 나중에 표기과정에서 구상나무로 됐다고 돼 있다. 민속적으로도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상나무와 더불어 사는 다양한 식물, 곤충, 동물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 등의 연구에 의하면 한라산 구상나무는 1300m 이상 795.3ha에 분포하는데 주로 1500~1700m에 분포하고 있다. 이 지역에 약 70%가 있다.

 

 

2000년 이후 강력해진 태풍이 구상나무의 사망 원인?

 

하지만 최근 한라산 구상나무의 죽음의 원인은 강풍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최근 외신 보도를 인용 “알레스카나 시베리아의 한대림이 온난화로 죽고 있다. 병충해 등과 함께 면적이 굉장히 빠른 속도록 줄고 있다”며 “시베리아에서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눈이 녹아 토양이 따뜻해지니까 그 동안 얼어서 썩지 않았던 많은 유기물들이 썩으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따뜻해지고 낙엽수가 상록성 나무로 바뀌고 있다. 병충해와 산불, 막연한 온난화로 수종자체도 따뜻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제주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해 나갔다. 그는 “태풍의 순간 최대풍속을 보면 2000년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고 있는데 최대 풍속 5위까지가 2000년대 이후에 발생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생각된다”며 “한라산 구상나무가 많이 죽는 것이 강풍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정된다. 즉 기후변화 요인으로 한라산 구상나무가 죽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상나무 65.2%는 쓰러져 죽음…결국 강풍으로 인해

 

김 박사는 지난 2008년부터 구상나무숲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한라산 3개(방아오름, 영실, 진달래밭) 지점 1ha 내의 나무에 GIS로 표시를 하고 그 변화를 5년마다 모니터링을 했다.

 

그는 모니터링결과로 강풍에 의해 쓰러져 구상나무가 죽었음을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구상나무 숲은 ha당 16~24종 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으며 구상나무를 비롯한 약 1790~2343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중 구상나무의 우점도는 진달래밭이 0.615로 가장 높았다.

 

구상나무숲에는 ha당 구상나무가 691~1707그루가 있다. 이중 죽은 나무는 18.8%였다. 특히 죽은 구상나무의 34.8%는 곧추선 채로 죽어 있었다다. 나머지 65.2%는 넘어지거나 기울어진 상태로 죽어 있었다.

 

김 박사는 “곧추선 채로 죽은 나무는 대부분 온난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넘어지거나 기울어진 상태로 죽은 구상나무는 강풍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구상나무가 바람에 의해 흔들리면 잘 죽고 한라산 내의 나무들이 토심이 얕기 때문에 잘 쓰러진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특히 “바람에 의해 죽은 것은 제주도만이 유일하다”며 “주목할 만한 기후변화 모니터링의 결과”라고 이번 모니터링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결국 전체적으로 다 기후변화에 의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라산 구상나무 숲에서도 병충해가 관찰되고 있다. 나무를 완전히 죽일 정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창궐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상나무 보존 위해 각 부서 간 협의체 구축과 구상나무 보존원 설치

 

김 박사는 구상나무 보존대책으로 관련부서간의 유기적인 협조 하에 법률 서비스가 필요하고 구상나무 생태원의 설치도 주문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구상나무 보존을 위해 구상나무 662본에서 16만2000립의 종자를 채취해 이종간 접목을 통한 우량 구상나무의 단기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5년간 1만본을 생산해 국립산림과학원 시험림에서 보존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보존에 따른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현재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는 천연보고구역, 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김 박사는 때문에 “종자·접수·삽수 등 증식재료 채취가 불가능하다. 또 복원관련 현장 연구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천천히 자라는 나무의 특성 때문에 증식기반조성에 장기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행정의 특성상 기관장이 바뀌면 그때그때 정책이 달라지고 예산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구상나무 보존에 관한 도민적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며 “특히 제주도(제주특별법), 문화재청(문화재보호법), 환경부(자연공원법), 산림보호법(산림청) 등 각 부처 간의 협의체계를 구축해 법률적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주도 녹색환경과, 한라산연구소,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난애아열대산림연구소 등 제주도내 관련 기관 간 융합적 연구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며 “가칭 위기식물보전포럼을 창립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구상나무 생태원의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지금 계획하는 보존원은 앞으로 몇 십 배는 추진돼야 할 것”이라면서 “구상나무의 보존과 접수, 삽수, 종사생산, 교육 및 전시 기능을 하고 구상나무 외 주목, 눈향나무, 시로미, 산철쭉, 털진달래 등 고산식물을 포함하는 구상나무 생태원의 조성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구상나무☞ 소나무과 전나무속에 속한다. 상록침엽교목이다. 어렸을 때에는 원추형의 수형이지만 크면서 원정형으로 자라며 높이는 거의 20m에 이른다. 수피는 잿빛을 띤 흰색이며 노목이 되면 껍질이 거칠어지며 회갈색으로 변한다. 암수한그루이다. 열매는 구과로 10월에 익으며 원통형이다.

 

1907년 제주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 포리(Faurie)가 한국에서 자라는 특이한 나무를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했다. 이 정보를 동아시아 식물 분야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대 부설 아널드수목원 소속 아시아담당 식물학자인 어니스트 H. 윌슨(Wilson) 박사에게 제공했다. 1917년 윌슨 박사는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해 정밀연구한 결과 "이 나무는 다른 곳에 존재한 분비나무와 전혀 다른 종으로 지구상에 유일한 종(種)이다"고 했다. 1920년 윌슨 박사가 구상나무를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하면서 처음 구상나무의 존재가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구상나무의 학명(學名)은 Abies Koreana로, Koreana가 붙은 것은 한국이 최초 발견지라는 의미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고 있는 구상나무는 아한대성 고산수종으로, 한라산, 덕유산, 지리산, 무등산 등에 분포해 있다. 자생 군락은 한라산에만 형성돼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고 있으나, 지구온난화로 기온상승이 이어지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구상나무는 죽은 뒤에는 기묘한 형상으로 남아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