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맞아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정치학 박사이자 시·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강병철 작가의 ‘세계시선(詩選)’입니다. 동·서양 곳곳을 아우르는 나라의 고전과 현대 명시(名詩)를 강 작가의 유려한 문체로 우리 말로 풀어냅니다. 번역이란 새로운 창작물의 재탄생을 통해 문학의 참맛도 엿보게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애독바랍니다./ 편집자 주 등대 독백(燈塔自白) - 리쿠이셴(李魁賢) 드넓은 바다에서 너를 비추는 한 점의 불빛이 되고 싶어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아마도 너는 모든 곳을 여행하러 떠나겠지, 더 멀리, 더 멀리, 혹은 해안선에 정박하기로 할 수도 있겠지, 이 아름다운 섬에서 함께 지내며, 구불구불한 해안에 기대어. 낮에는 단순한 풍경일지도 모르지만, 밤에는, 확실히 찬란한 불빛이 번쩍이지 해안의 역사를 조명하며 새벽까지. 네가 머무를 때, 우리는 이 섬에서 너와 함께 해. 네가 떠나면, 우리는 영원히 헤어질 거야. [번역=강병철 작가] Monologue by Lighthouse (Lee Kus-shien) On the vast sea I wish to emit a spot of light for you leading
새 봄을 맞아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정치학 박사이자 시·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강병철 작가의 ‘세계시선(詩選)’입니다. 동·서양 곳곳을 아우르는 나라의 고전과 현대 명시(名詩)를 강 작가의 유려한 문체로 우리 말로 풀어냅니다. 시작(詩作)이 번역이란 새로운 창작물로 재탄생하는 문학의 참맛도 엿보게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애독바랍니다./ 편집자 주 꿈(Dream) - 에바 페트로포울로우 리아누 나의 꿈은 함께하는 것 해가 지고 있네 산의 얼굴 뒤편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너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하늘의 색은 너무 많았지 주황색 분홍색 그리고 약간의 녹색이 중간에 있지 화가로서 나는 섞었지 차갑고 따스한 색깔들을 검은 연필로는 눈을, 연한 붉은 색으로는 입술을 나는 하늘에 물었지 나의 태양이, 다시 돌아올까? 하늘이 대답했지: 만일 네가 빛을 믿는다면 태양은 항상 당신을 위해 빛날 거야!!! [번역=강병철 작가] Dream (Eva Petropoulou Lianou) My dream of togetherness The sun has fallen Behind the mountain s face Looking at the ho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이자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 오는 20일 대면행사로 열린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오는 20일(음력 2월 1일) 제주시 수협 위판장에서 '영등환영제'를, 다음달 5일(음력 2월 14일) 사라봉 제주 칠머리당에서 '영등송별제'를 대면행사로 연다고 15일 밝혔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도의 여러 당굿 중 하나다. 당굿은 마을의 성소인 신당(堂)에 좌정한 당신(堂神)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례다. 영등굿은 음력 2월 초하루부터 2월 보름사이에 잠깐 방문했다가 되돌아가는 영등신(영등할망)을 맞이하고 돌려보내면서 한해의 생업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영등할망이 찾는 제주의 음력 2월은 찬 바람이 몹시 불어 마치 겨울로 돌아간 듯한 추운 날씨를 보이는데 이러한 계절 현상을 '꽃샘추위'라 한다. 제주 사람들은 '영등할망이 바람을 몰고 와 땅과 바다에 씨를 뿌리고 갔기 때문'이라고 상상했다. 영등할망이 몰고 온 신바람을 통해 비로소 겨울이 가고 새날 새봄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의 음력 2월을 '영등이 드는 달'이라고 해서 '영등달'이라고 일컬었다. 영등달에 부는 바람은 '영등바람
국립제주박물관이 30일 19세기 말 제주 지역사와 동아시아 해양교류사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인 양우종의 '표해일기'(漂海日記)'를 번역·발간했다. '표해일기'는 1893년 12월 제주에서 서울로 가던 무관(武官) 양우종(梁佑宗, 1863∼1917)이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현재 일본 오키나와의 도리시마(鳥島)에 다다르고, 이어 오키나와·가고시마·나가사키를 거쳐 고향 제주에 돌아오기까지 약 3개월간의 여정을 기록한 일기다. 근대 이전 시기 동아시아에서 표류는 각국의 사람과 문화를 소통케 했던 수단이었다. 특히 제주 지역은 섬이라는 특성상 표류가 잦았다. '표해일기'는 19세기 말 제주 사람이 표류하면서 겪었던 사건과 그 과정에서 느낀 개인적 심경을 보여주는 사료로 자료적 가치가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10년 양우종의 손자 양경두씨로부터 '표해일기'를 기증받아 현재 상설전시관 조선실에서 전시 중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21년부터 제주 역사 연구에 보탬이 되도록 소장 고문헌을 고전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첫 번째 고전총서로 '지영록'을 발간했고, 2022년에 두 번째로 '표해일기'를 발간했다. '표해일기'는 19세기 말 제주 출신 인물이 오
소개할 작품은 화면상에 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상처의 흔적을 표현한 작품이었다. 장지를 여러번 겹친 바탕을 만들고 장지의 표면을 거친 붓으로 비비고 짓이기고 일그러뜨린 바탕에 퇴색된 갈색의 느낌으로 채색한 그림이었다. 한지 자체의 물성을 이용하여 평평한 표면 위에 한지 자체가 짓이겨지고 일그러진 입체적인 상처와 흔적을 표면적으로 드러낸 작품인데 내 의도가 우연히 잘 드러난 실험작품이라 애착이 간다. 친구가 여러 작품들 중 구입할 그림을 선정해달라 해서 이 애착이 가는 작품을 권유했더니 그 친구가 바로 그 자리에서 작품을 가져갔다. 감사의 기억으로 이 작품을 소개한다. 오늘부로 이 연재를 끝내는 날이라 이렇게라도 이 귀한 지면을 통해 다시금 그 친구의 호의에 감사를 전해보려 한다. 작가들이 보통 개인전이나 기타 전시에 참여하여 발표한 작품들이 팔리는 경우는 보통 친한 지인들이나 가족들이 구입해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팸플릿이나 전시를 보고 아트 딜러나 화랑에서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용케도 작품이 눈에 띄어 인생이 바뀌는 축복받은 작가들도 많다. 적은 예산으로 전시를 치르는 경우는 홍보도 미미할 수밖에 없기에 그만큼 운도 따라야 그림을 팔 수가 있는 기회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현의합장묘 조성부터 4·3 이후의 시간을 증언하는 4·3유족 기증유물의 사진과 영상,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제주4·3 유족의 첫 기증유물 전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주4‧3평화기념관 개관 이래 4‧3유족 기증유물로만 이뤄진 첫 전시다.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 더 많은 도민‧유족의 참여를 북돋기 위해 기획됐다. 이제까지 전시로 구현되지 못했던 현의합장묘 조성 상황을 돌아보는 당시의 기록과 영상, 사진, 4‧3 당시 사용되던 생활용구 등이 전시된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제주4‧3평화기념관 관계자는 "앞으로 심층 조사를 더해 기증자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보완하고, 이후 기증 자료의 지속적인 전시가 가능하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006년은 제3회 개인전을 했던 한 해였다. 그 이후로 이런 저런 핑계로 혹은 기회가 있어도 개인전을 하지 못했다. 사실 개인전이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가 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거니와 또 다른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말은 꼭 정답이 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느닷없이 다가오기도 하는 일이 있기도 하니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회도 오는 법이다. 서울 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개인전 형식의 부스를 할당받고 작품 열 몇점을 걸었던 전시였다. 마지막 날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당시 외국계 은행을 다니고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와줬다. 더구나 그림 한점을 즉석에서 매입까지 해주었던 고마운 기억이 남아있다. 그 전시작들 중 한 작품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흔적에 관한 추상표현 연구에 집중하던 때라 열몇점의 작품을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어서 가벼운 개인전이라 생각하고 진행된 전시였다. 큰 공간에 많은 부스를 나누고 관람객들을 상대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시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바탕에 물감(분채)을 칠하고 흩뿌리고 나타나는 중첩과 우연성에 즉흥적인 감흥을 넣어 예기치 않은 순간의 무의식적 표현 위에 나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여성역사문화전시관 기획전시실 1층에서 윤석남(1939~, 만주출생)의 채색 초상화로 조망한 ‘제주여성 독립운동가’ 특별기획전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제주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 김시숙, 고수선, 최정숙, 김옥련, 부춘화는 일제 강점기라는 격랑의 시기에 식민통치와 가부장적 사회구조,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의식’을 뿌리내리고 확장시켰다. 강평국(姜平國 1900~1933)은 일제강점기 제주여성 최초의 유학생으로 항일운동과 문맹퇴치를 위한 여성교육에 앞장섰다. 고수선(高守善 1898~1989)은 항일투쟁·여성운동과 사회사업 등으로 여성들의 활동영역을 넓혔다. 김시숙(金時淑 1880~1933)은 제주의 여성운동과 재일본동포 여성노동자들의 권익을 찾고 항일운동에 적극 나선 여성노동자의 대모다. 김옥련(金玉連 1910~2005)과 부춘화(夫春花 1908~1995)는 하도리 해녀회 대표로 일제의 부당한 경제적 차별과 수탈, 억압에 저항한 제주해녀 항일운동의 주역이다. 최정숙(崔貞淑 1902~1977)은 3·1만세운동에 참여했으며, 전국 최
제14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 대상에 김은주씨의 '형제섬을 바라보며'가 선정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14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 입상작 17점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제주도와 동아일보가 함께 진행하는 제주국제사진공모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홍보하고 숨겨진 가치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상금 400만원)에는 김은주씨의 ‘형제섬을 바라보며’가 선정됐다. 대상작 ‘형제섬을 바라보며’는 중앙의 초록 바위가 마치 연금술의 철학처럼 이국적인 바다 경치와 신화적인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라고 평가받았다. 금상(상금 150만원)에는 강광식씨의 ‘꿈꾸는 주상절리’가 선정됐다. 감싸는 듯 휘몰아치는 하얀 파도와 노을빛에 실루엣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포인트가 돼 해안 풍경 속에 동화된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됐다. 은상(상금 각 80만원)에는 유수기씨의 ‘눈내린 형제섬 일출’과 김지수씨의 ‘밤의 염전’이, 동상(상금 각 50만원)에는 심태호씨의 ‘제주도의 봄’, 강희규의 ‘등대를 삼켜버린 파도’, 김택수씨의 ‘흔적’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지난 7월 4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접수를 받은 결과, 모두 3018점이 출품됐다. 심사위원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다
'제주4.3'을 세상에 처음 알린 대표소설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가 제1회 ‘세상을바꾼콘텐츠’의 ‘망각을 일깨운 콘텐츠상’에 선정됐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하고 제작한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이다.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은 한 해 동안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친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대중의 삶과 문화를 가치 있게 표현한 문화콘텐츠를 격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전문 문화 비평가와 일반 시민이 함께 참여해 선정한 제1회 ‘세상을바꾼콘텐츠’ 수상작은 ▲‘망각을 일깨운 콘텐츠(과거 문제의 동시대화)’에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시대정신의 구현)’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미래를 꿈꾸는 콘텐츠(기술적 진보의 성과)’에 인공지능기반 공연 '넌댄스 댄스' ▲‘대중이 감동한 콘텐츠(탁월한 스토리텔링의 대중적 수용)’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주목할만한 비평’에 위근우의 리플레이 "멀고 낯선 땅 '수리남'..." 등 모두 5개 작품이 뽑혔다.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은 2020년 제주도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해 제주도와 경기아트센터에서 재연한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세계무역센터에서 '세계자연유산 제주 특별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 한국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의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응회구, 거문오름용암동굴계를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복합매체를 통해 다채롭게 소개한다. 아티스트 섹션에는 우종택 작가가 참여해 세계자연유산 제주를 지키고 보전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가 함께 전시돼 화려했던 백제시대의 유적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계자연유산 제주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컬러링북과 팝업키트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백제의 문화를 상징하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경관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각각 2007년과 2015년에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전시 개막식은 지난 2일 자카르타 세계무역센터 로비에서 자카르타 현지 언론, 자카르타 세계무역센터장, 한국관광공사 지사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임홍철 세계유산문화재부장은 “인도네시아에
2012년 서울 한전아트센터갤러리에 전시한 정글 아티스트 그룹 정기전 출품작이다. 당시 입시학원 운영이 어려워 폐업하고 북한산 밑 아동미술학원을 재인수하여 운영할 때 아이들 수업 재료인 비눗방울을 만드는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재료도 재료지만 학원 아동수업을 회화적 조형원리인 점.선.면.입체에 대한 방향으로 기초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나타나게 된 또 다른 배경이 될 수도 있었다. 다 그만한 인연이 되고 원인이 되어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들이다. 비눗방울의 형상과 흔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의 이면에는 나라는 존재의 가벼움을 얘기하고자 했다. 당시 작가노트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그림을 그린다. 이전에는 존재하고 있는 바로 지금 여기 매 순간 순간이 최선이고 실재라고 나는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존재의 의미와 실재란 과연 무엇인지 의심만 들뿐 나는 알 수도 없고 결국 스스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게 혼란속에 뒤섞여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스스로 잘못된 선택과 행동, 위선과 타협, 갈등, 우울과 어리석음 등을 경험하면서 세상을 탓하고 타인을 탓하고 자신을 탓하는 어리석음과 욕망으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