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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7대경관 도전 업무 시작한 제주관광公 양필수 팀장
"초창기 홍보물은 쓰레기·메일은 스팸 취급...알바생 문전박대 '울먹여'"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 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일등공신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을 때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전단지를 뿌렸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 그들입니다"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도전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9월. 갓 출범한 제주관광공사에 제주도 관광정책과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직도 투표를 하지 않으셨나요?-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제주에게 한표를!"이란 보도자료를 관광 담당기자들에게 배포하고 공사가 제주 섬의 공식후원회로 활동할 것을 요청한 것.

 

이 업무는 공사 관광환경개선팀에 배정됐다.

 

전 세계인의 투표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지 7곳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스위스의 비영리 재단 '뉴세븐원더스'는 이미 1년 전인 2007년 7월 전 세계 네티즌을 대상으로 440개 후보를 공모하는 세계 7대 자연불가사의 투표를 벌인 바 있었다. 제주는 뒤늦게 뛰어든 셈이다.

 

당시 양필수 관광환경개선팀장(현 마이스사업추진단 팀장)은 재단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더니 덜컥 겁이 났다.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베트남의 하롱베이 등 쟁쟁한 전 세계 후보지의 면면을 볼 때 대한민국 제주도가 7대 경관은 커녕 1.2차 후보지에도 들기 어렵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당시로선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전 세계인의 투표로 선정하는데 제주도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단연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주관광공사 출입기자들도 민간재단의 상업적인 이벤트인데 공을 들일 필요가 있겠느냐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이미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2002년)과 세계자연유산(2007년)으로 인증을 받아 효과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정 일정은 이랬다. 2008년 12월 투표 대상 440곳 중 261곳 선정 -> 2009년 7월 2차 투표 마감, 77개 자연경관 선정 -> 2009년 7월 21일, 21대 최종후보지 선정 -> 2009년 7월 22일부터 28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3차 투표 -> 2011년 11월 11일 7대 자연경관 발표. 숨 막히는 일정이었다.

 

양 팀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이듬해 7월 2차 투표에서 77개 경관에만 선정되더라도 제주의 브랜드 가치는 크게 올라가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가졌다.하지만 그래도 최종 21대(28대로 변경) 후보지에 등극하기 위한 '제주 섬(Jeju Island)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관광관련 기관, 공기업, 관광사업체, 대규모 고객확보 기업(카드사, 정유사), 해외공관, 지사 및 민간단체(교포중심) 등과 전략적 제휴 강화 ▲온라인 제주관련 동호회 활용, 개인 블로그.홈페이지.이메일 활용, 전국 중·고등학생, 대학생, 제주방문 관광객 및 일반인 대상 이벤트 활성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광고, 기타 대중매체를 활용한 광고, 포스터.현수막 등을 활용한 홍보 강화 등 광고.홍보 강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주최 측과의 관계 강화, 선정 재단 방문 등 주최 측 관계 강화 ▲인터넷 이벤트 담당 및 업무보조 아르바이트 인력 계획 등 추진 전략과 실행방안을 짜기 시작했다.

 

441곳의 후보지 중 ‘제주 섬(Jeju Island)’의 공식후원회로 제주관광공사, 공식후원기관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지정을 협약해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문제는 사업 예산이었다. 우선 2008년은 제주관광공사 설립 첫해에서 예산이 편성되어 있지 않아 공사 사업과 병행한 비예산사업으로 추진했다.

 

당시에는 투표 방법이 영문 홈페이지에 접속해 각종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투표가 가능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공사는 우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투표방법 설명 자료를 만들어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에 집중했다.

 

우선 홍보대상을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도내 관광관련 업체 및 기관, 국내 대학생(관광관련 학과 중심), 해외 유학생을 선정했다.

 

세계7대 자연경관 개요와 선정 시 기대효과 등을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인터넷 투표방법 자료를 도내․외 각 기관에 공문을 통해 홈페이지 게시 홍보와 함께, 직원들의 투표참여를 당부했다.

 

또한, 국내의 관광관련 학회와 학과에 투표참여를 당부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투표참여 동참을 호소했다.

 

양필수 팀장은 "당시, 숙명여대 관광학부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정말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홍보에 동참해 준 기억이 생생하다. 실로 감사했다"고 회고했다.

 

인터넷 투표는 해외투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유학생을 중심으로 전파시키는 작업이 중요했다. 제주출신 유학생을 중심으로 메일을 보내 유학생 단체 등을 중심으로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많은 유학생들이 도움을 주었다.

 

그 해 7월 출범한 공사는 사업예산이 없어 돈이 들지 않는 비예산 사업을 중심으로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관광환경개선팀은 제주관광동향분석보고서를 매달 작성해 도내 관광관련 사업체 등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우선 이들에게 투표방법 메일을 지속적으로 발송하면서 홍보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양 팀장은 모교 후배들인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생 사이에서 투표참여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순위가 상승할 때마다 보도 자료를 뿌리고 언론사에 홍보를 부탁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예산 한 푼없이 3개월 동안 실로 손과 발로 뛰는 홍보전을 펼쳤다. 양 팀장은 "정말 그때까지는 제주 섬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전무했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 제주가 당당히 대한민국 1위로 1차 예선을 통과했다. 세계 260곳의 경쟁지와 7개의 테마로 구분된 2차 예선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2009년 2차 예선을 시작하면서, 제주도에 신규 예산편성을 요청했다. 당시 제주관광공사는 시내내국인 면세점 개장 전으로 수익사업이 전혀 없었다.

 

제주도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공사에 돌아 온 제주도의 답변은 ‘필요한 사업이긴 하지만, 제주관광공사의 노력 부족으로 도민지지와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형편이 어려운 도 재정 상태로는 신규예산 편성은 어렵다는 것.

 

애초에 5억원을 요청했고, 반응이 없어 3억원으로 줄이고... 1억원만이라도 편성해 달라고 떼를 썼다. 양 팀장은 "결국, 예산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항의성 멘트도 날렸지만 예산을 따오는데는 실패했다"며 "당시 제주도의 입장은 도 재정 상태가 어려워 신규예산편성은 곤란하고,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도전 사업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제주관광공사의 경상보조금을 활용해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관광전문가로 구성된 제주관광공사의 능력을 발휘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해볼만 한 일이지만 많은 돈을 쓰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 공사 스스로 알아서 해보라는 식인 셈이다.

 

결국, 관광공사에 지원되는 경상보조금에서 사업비 5천만원을 확보했다.

 

당초 계획했던 예산의 10분의 1이었다.

 

양 팀장은 "여하튼 사업비는 확보한 셈이었고, 예산에 따라 추진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우선, 향후에라도 예산을 확보하려면 도민 지지와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내면서 투표참여를 유도하해 순위를 끌어 올리는 길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최 측과의 관계강화를 통한 최신 정보입수에 따른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대량의 홍보 브로슈어 제작과 투표이벤트,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활용한 홍보전에 돌입했다. 공사 관광환경개선팀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면, 아니 최소 77대 후보지에라도 들게 된다면, 제주의 브랜드가치 창출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기대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불철주야 홍보에 전념했다.

 

하지만 난관의 연속이었다. 공항과 일부 관광지에서는 홍보 브로슈어가 쓰레기가 된다며 홍보 아르바이트생들을 내쫓았고, "할 일이 없는 모양이다!, 스팸 메일을 보내지 말라!"는 등의 항의가 잇따랐다. 양 팀장은 "당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할 때마다‘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은 제주의 미래를 가꾸는 것이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제주홍보효과는 매우 크다’라며 격려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양 팀장은 "모두가 관심을 갖지 않을 때 도움을 준 분들도 있었다"며 "도교육청 관계자, 전산담당 교사, 그리고 우체국 관계자들이 너무 고마웠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주관광공사에서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활동한 것인데, 관광관련 관계자들보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많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팀장은 "2009년 7월 제주가 7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데 이어,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28대 후보지로 제주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감격했던 순간을 가장 잊지 못한다. 오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의 일등공신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그 때 열심히 뛰었던 바로 그들"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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