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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철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지역개발의 상징, 영원한 안식을 ..."

존경하는 맥그린치 신부님!

 

신부님에 대한 추도사를 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쉽게 쓰이지 않았습니다. 신부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그 사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고, 신부님이 남기고 가신 발자국이 이 하얀 백지 몇 장에 모아 두기에는 너무 커서 그렇습니다.

 

설 전 전날인 지난 2월 14일 오후, 신부님 기념사업회 임원들이 세배 차 방문하여 담소한 그 때가 이승에서 마지막일 줄 신부님조차 몰랐을 것입니다. 어느 때 보다 피곤해 보이시는 신부님과 하직하면서 우리 임원들은 : “신부님,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합니다.” “신부님 나이 드시면 감기가 제일 위험하니 감기 조심하십시오. 라는 위로의 말에 평소처럼 넉넉한 웃음으로 ”게매이“ 하는 작별인사가 우리가 들은 신부님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4년 전 처음 기념 사업회를 하려고 했을 때 신부님은 국극 반대하였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기념사업은 우상화라는 점, 더 나아가서는 이시돌은 내가 이루어 낸 것이 아니라 한림주민, 국내외의 성직자와 수녀님, 4H 회원, 개척농가 회원, 양돈 농가, 행정기관, 원조기관 등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궈낸 작품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강우일 주교님께서 기념사업회가 한림주민들의 중심이 되어 순수하게 추진한다는 점 때문에 허락하였고, 신부님은 맥그린치 신부 개인이 아닌 제2, 제3의 맥그린치형 지도자를 양성하고 제주의 축산업과 사회복지사업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조건하에서 허락을 해 주었습니다.

 

누가 같이 하자고 하지 않아도 누가 필요한 돈을 내어달라고 하지 않아도 회원들은 금세 100여명이 모였고 필요한 예산들은 각자가 스스로 내 주었습니다. 맥그린치기념사업회는 그동안 이시돌 역사 자료수집, 호스피스 돕기, 책 편찬 등 다양한 활동을 하여 왔습니다. 재작년에는 신부님 평전을 출판하였고, 올해는 이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출간 하였습니다. 신부님의 OK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던 이시돌 역사를 총 집결한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장면은 신부님의 환한 얼굴대신에 장례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존경하는 신부님!

 

신부님에 대한 평가는 워낙 여러 분야에서 나옵니다만 저는 지역개발차원에서 신부님은 “세계최고의 내생적 지역개발 모델인 맥그린치 지역개발 모델”을 남기고 갔음을 주저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맥그린치 지역개발 모델은 “ 지역개발의 중심은 반드시 지역주민이 되어야 하며, 개발방식은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하는 지역개발이며 개발이익은 사회복지로 바로 연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할 일없이 놀고 있는 청소년 25명으로 만든 한림 4H로 오늘날 우리나라 최고의 이시돌 목장을 만들었고, 10대 4명의 소녀들로 시작한 한림수직이 우리나라 최고 명품 모직 옷과 스웨터를 만들었고 1300명의 제주도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였습니다. 1년에 5만 명 이상을 진료했던 이시돌 병원, 신자 몇 사람으로 시작한 한림신협은 30여개의 제주지역의 서민 중심 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외에 양돈협동조합, 마을 공동목장, 호스피스 병원, 목초 개발 등 국가도 할 수 없었던 기적과 같은 지역개발 사업을 지역주민들이 공동체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 내었습니다. 개발이익과 사회복지사업을 늘 연결하였습니다. 그래서 국내외대통령들까지도 이시돌을 배우기 위하여 방문했지 않았습니까.

 

이와 비슷한 지역개발 모델은 많은 국가와 심지어 유엔에서도 후진국 개발에 적용하였지만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곳에는 한림에 계시는 맥그린치 신부님이 없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이 한림에서 이룬 지역개발방식을 “맥그린치형 지역개발 모델”이라고 자신 있게 명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맥그린치 개발 모델 연구하는 석 박사 논문이 20편에 가까울 정도로 학문적으로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맥그린치 신부님!

 

신부님이 60년을 만들어 놓은 맥그린치 모델과 사랑은 저희 기념사업회가 이어 받겠습니다. 제2, 제3의 맥그린치 형 지역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신부님의 모델을 신부님이 65년 전에 제주지역에서 하였던 그 방식으로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날씨, 토양, 돌, 심지어 욱하는 성격까지 조국 아일랜드와 너무 닮아서 제주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던 신부님!

 

신부님께서 이제 유리관에서 깨어나서 1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저희들에게 서로 사랑하십시오. 외에 두 가지 당부 말씀을 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첫 번째 당부는 제주를 제발 제주답게 지켜 주십시오.

 

세계적인 제주자연을 파괴하지 마시고 천천히 개발하십시오. 도민의 중심이 되는 지역개발이 진정한 개발이며 제주다운 개발만의 제주가 살아갈 길임을 잊지 마십시요

 

두 번째 당부는 호스피스 병동을 꼭 부탁합니다. 오직 일과 자식밖에 모르고 살던 도민들이 마지막 가는 길만은 어느 지역 주민들보다 돈 걱정하지 않고 품위 있게 돌아 가실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동에 관심과 후원, 그리고 사랑을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신부님의 이 마지막 기도와 당부말씀은 오늘 장례미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 가슴에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제주에서 65년을 사시면서 한라산을 한번 가보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살다가 가신 신부님!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2018년 4월 27일

 

맥그린치신부 기념사업회 공동 대표 양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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