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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호의 제주진단(3) 그리스 위기 근원 공무원 폐쇄성 기시감

해박한 경제논리와 사회분석이 일품인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다시 제주사회를 진단합니다.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 2년의 성과와 더불어 향후 걷어내야 할 적폐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제시됩니다. ‘연속기획-고운호의 제주진단’에 많은 성원 바랍니다./ 편집자 주

 

 

파사현정(破邪顯正)의 본분을 다해야 할 제주의 권력들이 서민을 상대로 일탈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니 제주가 어찌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는가? 이러한 민심 이반적 정책과 퇴행적 정치가 오늘 제주 위기의 단초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권력의 횡포가 공익을 가장해 전방위적으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 역행적 횡포의 중심에는 권력을 등에 업은 관광공사, 개발공사와 JDC 등 거대 공공기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공통점은 전문성 없는 선거공신 패거리들이 낙하산타고 요직에 투하되어 요직을 접수해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간영역의 침탈을 일삼고 고액 연봉을 챙기는 잔재미를 만끽하며, 경영부실과 비리를 양산할 뿐이다.

 

여기에 최근 원 지사가 시도하고 있는 공무원 증원도 기업을 옥죄는 규제의 양산과 갑질의 횡행으로 기업가 정신을 훼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무원 조직이 비대해져 할 일 없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면 관료주의와 규제와 부패의 폐단도 따라서 커진다. 수많은 인·허가 장벽을 넘을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뒷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증원은 ‘저비용 고효율’의 특별자치도 출범 취지에도 역행된다. 원 지사도 도정이 바뀌면 기존 정책을 몽땅 뒤집고, 다시 뒤집힐 것을 알면서도 새로 쌓는 모순을 저지르는 우를 범하려 하는가? 쌓다 허무는 짓을 4년마다 반복하고 있으니 제주사회가 퇴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도정의 후진성이 제주의 사회적 신뢰도를 최하위권에 머물게 해 사회적 비용을 급증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도 나오는 아테네 북서쪽 '코파이스'라는 유서 깊은 호수가 말라가자 1957년 그리스 정부는 공사 감독관청을 설립해 호수의 물을 바다로 모두 빼내고 도로를 내면서 이 호수는 사라졌다. 그런데 당시의 공사 감독 기구가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현재 수 십명의 공무원이 자리를 지키며 월급을 받고 있지만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스 위기의 근원에는 이처럼 공무원의 폐쇄성과 이들의 철밥통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재정을 축내는데 있다. 실업 문제는 공무원 증원을 통해 해소한다. 기득권은 세습되고, 한 번 잡은 줄은 평생 간다. 공공 부문엔 낙하산이 횡행한다. 그리스 공무원은 오전 8시 30분 출근해 오후 2시 30분 퇴근하며 사적 용무를 위해 수시로 자리를 비운다. 85만 공무원에게 주는 월급만 GDP의 53%를 차지한다.

 

공무원이 노동인구 넷 중 한 명꼴이고 적어도 25%는 무위도식하는 인력이다. 월급은 민간부문 직장인보다 세 배 많다. 이런 사회에 능력은 뒷전이며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기득권으로 구축된 단단한 폐쇄적·세습적 특권을 뚫을 수 없다. 고대 그리스가 망한 것도 그들만의 폐쇄성이 패망의 원인이란 지적이다.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고운호는?

=1979년 한국은행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제주출신으론 처음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됐다. 2005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3년간 재임하는 등 한국은행에서만 31년간 재직, 외길 금융인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으로 재직중엔 지역경제의 콘트롤타워를 목표로 제주경제포럼을 출범, 제주도지사와 함께 공동대표 역을 맡아 제주의 경제와 미래방향 논의의 불을 지핀 인물이다. 제주본부장 재직시절엔 제주본부가 한국은행 지역본부중 최우수본부로 지정됐다. [제주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외침] 등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자료를 냈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최근에도 활발한 저술과 기고활동을 펼치며 제주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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