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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아!이어도(3) ... '국제시장'이 들려주는 격동의 한국현대사

 

한국전쟁 시기인 1951년 10월 영국의 일간지 타임(Times)은 사설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비관적인 전망을 하였다.

 

“폐허가 된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바라는 것이 더 이성적일 것이다(It would be more reasonable to expect to find roses growing on a garbage heap than a healthy democracy rising out of the ruins of Korea).”

 

사설이 게재되었을 시기에 한국의 경제적 상황은 최빈국 대열에 속할 정도로 매우 나빴다. 이후 1955년 한국을 찾은 ‘유엔한국위원회’의 메논(Menon)도 한국경제의 재건을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평했다.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었으며 당시의 한국 상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적절하고도 합당한 평가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국민들은 기적이라고 칭할 만한 놀라운 경제성장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하였다.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는 전 세계의 167개국을 대상으로 60개 지표로 선거과정과 다원주의, 시민자유도, 정부의 기능, 정치참여도, 정치문화를 측정하여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민주주의지수에 따라 각 나라들은 완전한 민주주의, 결함 있는 민주주의, 혼합 체제, 권위주의 체제 등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2012년 발표된 민주주의 지수에서 20번째로 8.13점을 기록하여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군에 들어간다. 한국은 짧은 기간에 경제를 발전시켰고 동시에 민주주의가 발전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공적인 나라로 평가하면서 한국의 경험을 배우려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성공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냉전의 최전선에서 강대국들의 후원이 있었고 지도자들의 지도력, 국민들의 의지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역동성에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에서 나온다. 자유, 경쟁, 참여가 없는 정치체제에서 나라가 발전하기는 어렵다.

 

한국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성장이라는 번영의 뒤안길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 ‘국제시장’이 전 국민의 가슴을 흔들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지난 60여년의 한국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국민들의 아픔을 노래하였던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처럼 영화 초반부에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에서 주인공 ‘덕수’는 동생 ‘막순’을 잃어버린다.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에 올랐던 아버지는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서 배에서 다시 내리며 ‘덕수’에게 가장의 역할을 잘 하도록 당부한다. 아버지는 그 후 끝끝내 가족들과 재회하지 못한다.

 

‘굳세어라 금순아’ 가사에는 국군과 연합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하였다가 중공군이 개입으로 밀려 1950년 12월 12일 맥아더의 명령으로 흥남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 피난민들이 겪는 고통과 피눈물이 잘 표현되어 있다. 흥남 철수에서 아버지와 동생 ‘막순’이를 잃은 ‘덕수’가족은 힘들게 삶을 이어간다.

 

광부 8000여명과 1만명이 넘는 간호사들이 서독으로 파견돼 돈을 벌었다. 1960년대 일이다. ‘덕수’는 가족들을 위하여 독일 탄광에서 일하게 된다. 그 후 ‘덕수’는 아버지가 기억하는 가게 ‘꽃분이네’를 지키기 위하여 베트남전 시기에 기술자로 베트남에 파견되어 일하다가 부상을 입고 귀국한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를 보면 잃어버린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내용이 절절하게 표현되고 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 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설움/ 바꿔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웃어나 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덕수’가 가족을 찾기 위해 1983년 KBS에서 진행한 이산가족 찾기 행사에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덕수’가 입양된 동생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라면 통일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에서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문제의 해결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이산가족들은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처럼 항상 헤어진 가족을 염려하며 지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세기 후반까지 봉건적인 전제 군주 체제에 젖어 있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상이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자원이 없어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번영을 이룬 것은 한국현대사의 뒤안길에서 고통을 감수한 사람들의 희생이 있어서다.

 

영화 ‘국제시장’은 격동의 한국현대사와 함께 하였으나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덕수’같은 평범한 가장들에게 찬사를 보내게 한다.

 

강병철은? = 제주대에서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의체 구상과 실현 방안에 관한 연구 - ‘헬싱키 프로세스’의 함의와 ‘제주 프로세스’에의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발간하였고 “이어도 쟁점 및 해양주권 강화 방안 : 다층적 차원에서의 해법 모색”외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국제펜투옥작가위원회 위원으로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해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등 투옥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해왔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자 국제펜 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 돼 국제펜 투옥작가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강사와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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