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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의 원도심 만들기(1) ... '토건 마인드'와 '문화 마인드'

본지 강민수 논설위원이 그동안 연재해온 ‘강민수의 영어진단’을 당분간 쉰다. 새로운 연재에 천착하기 위해서다. 20여회 예정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법을 모색한다. 애독을 권한다./ 편집자 주

 

1일 국토교통부에서 조례 표준안이 하나 나왔다. 이른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원 도정이 원도심 활성화 정책을 펼 때 참고하라는 것이다.

 

내용을 훑어보면 우선 주민 참여를 강조한다. 사업 대상지역에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마땅한 일이다. 원도정은 또 관련된 주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한 지방도시재생위원회, 전담 행정부서, 그리고 지원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도시재생위원회는 기존의 도시계획위원회가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민관 협업 중간지원조직인 지원센터는 민간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여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제주도의 도시계획위원회는 소위 관피아의 오명을 쓰고 있는 조직이다. 이들을 원도심 살리기에 개입시킬 경우 촌스러운(?) 지역은 싹 쓸어 재개발하고 재건축하자는 방향으로 갈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지금껏 십 수 년에 걸쳐 나온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보면 한결같이 찬란한 고층빌딩을 짓자는 것으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도정은 '문화'보다 '토건 마인드'인 분들을 이 일로부터 과감히 걷어내시라.

 

다음으로, 지원센터를 다소간 준비가 된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것은 원도정이 이미 몇 차례 약속을 한 바이다. 소위 협치의 일환이라고 하나 이 또한 신중해야 할 것이다. 기존에 원도심 살리기에 힘을 좀 썼다고 해서 수의계약 식으로 특정 단체나 개인에게 위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주도의 참 모습은 본토백이 도민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제주를 떠나 물 밖에서 살다 온 사람이거나 외지인이 더 잘 보는 경향이 있다. 올렛길이 이를 증명한다.

 

 

텃세 부린다고 원도심 살아나지 않는다. 가장 공평하면서 좋은 방법은 공모가 아닐까 한다. 원도심을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많은 상금을 걸고 전국공모를 하시라. 아이디어가 좋은 작품들에 대해서는 다시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거치게 함으로써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강화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의 절약뿐만 아니라 신화, 역사, 문화가 살아있는 콘텐츠를 구현하는 지름길이라 본다.

 

이 도시재생 특별법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제주도의 후속 조치는 매우 더뎌 보인다. 당국에서는 일도1동에 조성되는 소위 탐라문화광장 한가지로 원도심을 살릴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미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산지천변에 조성되는 이 수변공원의 개발 계획을 보면 아무런 특색이 없다. 세계 어디가나 볼 수 있는 흔한 공간일 뿐이다. 광장이라는 표현도 참 애매하다. 쇼핑의 거리 조성을 위해 공원을 끌어들인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공원부지에서 서쪽으로 폭 15미터 길이 356 미터의 공간을 소위 명품도로로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제2의 바오젠 거리를 만들면 원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마인드에서 나온 것이다.

 

도로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안 온다는 발상이라면 원도심, 즉 과거 성안의 도로율을 측정해 보시라. 구불구불한 길을 넓히고 펼 때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는 발상이 지배적이라면 이미 원도심 활성화는 물 건너 간 것이다. 당국자들은 주민들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하고 싶을 것이나 주민들의 착각을 역이용하는 그들만의 사업적 숙원일 뿐이다. 이미 보상이 거의 된 해짓골은 그렇다치더라도 구시청 뒷길에는 제발 손대지 마시라. 그냥 두는 게 보물 지키는 일이다.

 

어쨌든 제주도 당국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고 관련 시책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미 한 번의 기회는 물 건너갔다. 지난 3월 특별법에 따른 전국 공모신청에서 탈락한 것이다. 전국에서 공

모에 합격한 13개 도시의 사업계획을 보면 제주도에서는 일 벌리기 싫어 탈락한 것이 아니라면 분명 토건 마인드의 콘텐츠가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당국은 국비 지원이 없으면 관련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변명한다. 지난 7월 21일자 언론 보도에 의하면 내년 3월까지 제주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한 후 2016년 사업에 필요한 국비 신청을 벌인다는 것이다. 결국 탐라광장 만드는 것으로 만족하고 원도심 재생사업은 두 해 이상 유보하자는 소리다. 콘텐츠 개발은 뒷전이고 나라에서 돈 주면 그 때 뭐 좀 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삽질만 거듭하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원 도정에게 거듭 바라건대 제발 조례 좀 잘 만드시라. 

 

강민수는?
=어느 대기업 회장실과 특급호텔 홍보실장을 거쳐 어느 영어교재 전문출판사의 초대 편집장과 총괄임원으로 3백여 권의 교재를 만들어 1억불 수출탑을 받는데 기여했다. 어린이를 위한 영어 스토리 Rainbow Readers 42편을 썼고, 제주도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관한 제주문화 콘텐츠 전국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대안 중심의 환경운동가로 제주 최초의 마을 만들기 사례인 예래생태마을의 입안자이며 펭귄수영대회 등의 이벤트 개발자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의 한 고등학교 초빙으로 영어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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