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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훌 털고 가라, 공철아!

                                                                                                               김수열

8월이면 민족극한마당이 제주에서 열리는데
경향각지에서 찾아들 딴따라들을 위해
그때까지 다부진 몸 만들어
막걸리 석 잔은 거뜬하게 비울 수 있게 하겠다더니
에라이, 야속한 사람아!
이 속절없는 사람아!
4․3굿이며 입춘굿은 누가 이어가라고
서천꽃밭 시왕질 이리도 서두르셨는가?
바당에서 노는 것들이 하나같이 안줏감이고
한라산 사무실 남은 술이 어서 오라 부르는데
피다만 담배꽁초가 재떨이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에라이, 야속한 사람아!
이 속절없는 사람아!
관덕정 마당에 카페리가 들면, 그땐
전국의 광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천지가 개벽할 해방세상 대동세상 열두 당클 큰굿판을 벌이겠다던
그 다부진 약속은 어찌 되었는가, 이 사람아!
혈육 한 점 수정이만 남겨두고
왜 이리 서둘렀나, 무정한 이 사람아! 나쁜 이 사람아!

그러나 어쩌겠나?
이승에는 이승법이 있듯 저승에는 저승법이 있어
그 대 먼길 떠나시니 붙잡지 않으려네
뒤돌아보지 말고 훌훌 털고 가시게
미운 정 고운 정 다 거두어 가시게
가서 부모님 찾아 뵙고 대학 마쳤으니 곧
선생 할 거라고 거짓말했던 거 한 잔 따르면서 고백하시게
먼저 간 동생도 불러 두 일레 열나흘 못다한 정도 함께 나누시게
얼마 전 앞서 간 털보 최정완이도 불러 새로운 굿판을 도모하시게
이승과 저승이 서로 만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신인동락 너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리니
공철이 이 사람아, 먼 길이라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먼 길이라네
돌아보지 말고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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