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누리>가 새 봄을 맞아 또 새로운 연재물을 선보입니다. ‘현봉준의 제주들꽃 이야기’입니다. 오랜 세월 미국·일본·러시아 등지를 경험했고, 외지 생활을 하다 제주로 귀향한 현봉준 작가의 시선은 다릅니다. 다시 만난 고향 제주의 자연을 그만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훑습니다. 제주섬땅에서 만나는 들꽃들의 연가가 올 한해 여러분과 주말을 찾아갑니다. / 편집자 주 지난주말에 어리목코스로 윗세오름을 등반하면서 담은 봄꽃 4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1. 설앵초 한라산 1,600고지에 지천에 깔린 설앵초.. 설앵초는 돌과 이끼가 있고 습기가 많은 높은 산에서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꽃은 엷은 자주색으로, 뿌리에서 자란 긴 꽃줄기 끝에 앵두꽃처럼 생긴 꽃들이 우산 모양으로 달립니다. 꽃말은 "행운의 열쇠"라고 하네요.(사진1~3번째) 2. 세바람꽃 (이명 : 세송이바람꽃) 한라산 어리목코스로 윗세오름을 등반하다가 1,400고지에서 처음으로 알현한 바람꽃... 꽃이 세번 핀다고 하여 세바람꽃이라고 하며, 또한 꽃이 줄기마다 세송이씩 핀다고 하여 세송이바람꽃이라고도 합니다. 이 꽃은
<제이누리>가 새 봄을 맞아 또 새로운 연재물을 선보입니다. ‘현봉준의 제주들꽃 이야기’입니다. 오랜 세월 미국·일본·러시아 등지를 경험했고, 외지 생활을 하다 제주로 귀향한 현봉준 작가의 시선은 다릅니다. 다시 만난 고향 제주의 자연을 그만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훑습니다. 제주섬땅에서 만나는 들꽃들의 연가가 올 한해 여러분과 주말을 찾아갑니다. / 편집자 주 이명으로는 깔깔이풀, 마비, 반디개지치, 억센털개지치, 자목초라고도 불립니다. 반디지치란 일본명의 번역이며 꽃을 반딧불이의 불빛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여기서 어미 지치는 지치과 식물이라는 뜻이 됩니다. 일본에서도 반디지치를 '반딧불이풀'이라 합니다. 반디지치의 꽃말이 '희생'입니다. 반디지치의 꽃잎을 보면 조금씩 뜯겨나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풀섶에서 쉽게 드러내지 않는 꽃이지만 아마도 곤충들에 의해 뜯겨진 것일 겁니다. 자신의 한결같은 꿈인 후손을 이어가기 위해 기꺼이 꽃잎을 내주는 듯합니다. 조그만 희생이 더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초록이 한창인 시기인지라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푸르디푸른 파란색
<제이누리>가 새 봄을 맞아 또 새로운 연재물을 선보입니다. ‘현봉준의 제주들꽃 이야기’입니다. 오랜 세월 미국·일본·러시아 등지를 경험했고, 외지 생활을 하다 제주로 귀향한 현봉준 작가의 시선은 다릅니다. 다시 만난 고향 제주의 자연을 그만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훑습니다. 제주섬땅에서 만나는 들꽃들의 연가가 올 한해 여러분과 주말을 찾아갑니다. / 편집자 주 꿩의바람꽃은 학명이 Anemone raddeana Regel이듯 아네모네속에 속합니다. 아네모네는 그리스어의 anemos (바람)가 어원으로 숲 속 양지바른 곳이지만 바람 부는 곳을 좋아합니다. 식물이름에 "꿩"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황량하고 조금 거칠면서 사람으로부터 떨어진 외진 곳에 산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꿩의바람꽃에 대한 여러 유래가 있다는데.. 1. 꽃받침이 활짝핀 모습이 꿩의 발자국과 닮았다는 설.. 2. 줄기가 올라오는 모습이 꿩의 다리와 비슷하다는 설.. 3. 꽃이 돋아날때 모습이 마치 꿩이 모이를 쪼고 있거나 앉아 있는 모습과 닮아 붙여졌다는 설.. 4. 이꽃이 피면 꿩들이 발정기가 시작된다는
<제이누리>가 새 봄을 맞아 또 새로운 연재물을 선보입니다. ‘현봉준의 제주들꽃 이야기’입니다. 오랜 세월 미국·일본·러시아 등지를 경험했고, 외지 생활을 하다 제주로 귀향한 현봉준 작가의 시선은 다릅니다. 다시 만난 고향 제주의 자연을 그만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훑습니다. 제주섬땅에서 만나는 들꽃들의 연가가 올 한해 여러분과 주말을 찾아갑니다. / 편집자 주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려오는 이름하여 봄의 전령사가 있습니다. 바로 복수초입니다. 복수초는 2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4월까지 꽃이 핍니다. 복수초를 부르는 이름이 여럿 있습니다.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는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을 담아 이 꽃을 선물했답니다. 그래서 복수초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복수초의 노란 꽃은 햇빛의 복사열을 받아 주변보다 온도가 높습니다. 주변이 영하 1~2도 일 때에도 복수초 꽃봉오리 안의 온도는 영상 5~6도 정도로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변에 눈이 쌓여도
눈이 내리는 한 겨울이다. 돌담 위로 소복이 쌓인 눈이 겨울수채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눈 내리는 날 돌담이 눈과 함께 그린 겨울풍경화는 ‘내 마음의 고향이 이곳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절로 날 정도로 그리움이 묻어난다. 눈 쌓인 돌담을 보면서 봄날의 돌담을 마음에 담는다. 비오는 봄날이면 짙은 검은빛이 더하여 촉촉이 젖어든 돌담 사이로 제주는 생명의 소리를 낼 것이다. 보리밭 일렁이며 유채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봄꽃이 온 들녘에서 고개를 내밀면 돌담이 바람으로부터 여린 새순을 보호하여 줄 것이다. 태풍과 눈보라 몰아쳐도 바람막이 돌담이 제 역할을 다하며 제주인의 삶에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듯이 농부의 시름이 녹아있는 들녘이 초록으로 물결치는 계절에 돌담이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다. 실제로 수없이 지나치는데도 마음에 담지 못하면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곤 한다. 오늘도 나는 돌담에 녹아있는 마음의 고향 모습에서 편안함과 그리움의 대상을 떠올린다. [제이누리=현봉준 포토저널리스트] ※ 촬영장소 : 노꼬메오름 주변의 갑마장길 ☞현봉준은? = 제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아시아나 항공에서 일했다. 일본노선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9년간
눈꽃 (박선옥) 순백의 아름다움 화사하게 피어난 설화 뭉게구름처럼 눈이 부시고 눈보라 휘몰아쳐간 흔적 시들어 버린 풀포기조차 환상의 작품이 되어 환호성으로 나그네 발길 잡고 당신을 닮은 하얀 눈꽃 송이마다 알알이 맺혀 하얀 길 만들어 발자국 남기고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겨울산 말없이 유혹의 눈짓만 보내고 겨울을 수놓은 눈꽃세상 첫눈이 내리면 순백의 순수함을 닮은 당신 구름사이로 백설처럼 함초롬이 피어나 내 가슴에 내리네 ☞현봉준은? = 제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아시아나 항공에서 일했다. 일본노선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9년간 생활했다. 그러나 뜻한 바 있어 항공사를 그만 두고 일본·미국에서 잠시 체류했다. 이어 러시아의 사할린에서 여행관련 일을 맡아 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내고, 서울에서 치킨사업도 해봤다. 그러던 그는 지금 다시 고향이 좋아, 제주의 자연이 좋아 2012년 초 제주로 새 삶의 둥지를 틀었다. 제주시의 한 도시락·뷔페 음식점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소싯적부터 손에 익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제주의 풍경을 다시 보고 있다. “이제 어머니의 땅을 다시 찾았
지난겨울. 오래간만에 눈이 오는 날 오후였다. 그날은 문득 카메라를 들고 어디든지 나가고 싶었다. 서쪽으로 갈까하다가 그동안 동쪽에서도 일몰을 찍고 싶었던 곳이 있어 그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찾아간 곳은 제주의 세렝게티(Serengeti·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3만km²가 넘는 땅. 30여 종의 초식동물과 500종이 넘는 조류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라고 표현하고 싶은 곳, 바로 삼다수목장이다. 이곳은 마치 아프리카 초원과 같은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어 아무런 정보 없이 이곳 사진만 본다면 분명 아프리카초원 어딘가에서 찍은 것이라 느껴질 것이다. 다만 겨울에 촬영된 것이라면 그런 상상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삼다수목장은 유명관광지도 아닐 뿐더러 심지어 내비게이션에서도 검색이 잘 되지 않는 곳이다. 드넓은 초지에 수십 그루의 나무가 띄엄띄엄 서 있고 그 뒤로 한라산과 주변 오름들의 능선이 펼쳐져 있다. 구름이나 안개가 낀 날엔 마치 아프리카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자주 찾아 가보는 곳이고 촬영도 많이 하는 곳이지만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섬에 살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이른 아침 또는 늦은 오후에 꼭 한번
한라산을 여러 번 다녀봤지만 겨울산행은 처음이다. 코스는 어리목 광장을 출발해 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선작지왓~영실로 내려오는 길이다. 그야말로 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집약적으로 만끽할 수 있는 산행코스인 것 같다. 참나무·서어나무 등 활엽수림이 깊은 숲을 이룬 길이 끝나면 만세동산이다. 이 지역은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한 오름들과 어우러져 장쾌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이 지역이 끝나갈 무렵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 군락을 볼 수 있다. 그 너머로 보이는 한라산 정상 백록담을 품은 부악은 또 다른 한라산의 신비를 보여준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영실로 향하는 길. 한라산의 평원이라고 불리는 선작지왓이다. 어떻게 높은 산 속에 넓디넓은 평원이 있단 말인가?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선잣지왓을 지나면 신선들이 산다는 병풍바위가 이어진다. 계속해서 제주를 창조한 여신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아들의 전설이 어린 영실기암의 신비한 모습이 드러낸다. 한라산 최초의 등반기는 선조 때 문인인 백호 임제가 쓴 남명소승이라는 책이 있다. 백호는 ‘하계에선 흰 구름 높은 줄만 알고 흰 구름 위에 사람 있는 줄 모르겠지……가슴 속 울근불근 불편스러운 일들을 하늘 문을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었지만 억세게 살아온 세월이었다. 모진 풍상 다 견디며 억세게 살아온 세월이었다. 눈물을 집어삼키며 발버둥치고 의지로 버텨온 나날이었다. 돌이켜 보면 아무 쓸모없는 작은 성취에 나는 즐거워했고, 돌이켜 보면 아무 쓸모없는 작은 고통에 나는 몸부림쳤다. 돌이켜 보면 나는 얻는 것보다 잃어버린 것이 더욱 많았다. 바래져가는 언덕 위에서 나는 문득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인생의 여유가 무엇인지, 인생의 만족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일까? 이제 그와 같이 억세게 살지 않아도 좋다. 이제 그와 같은 열정이 없어도 좋다. 너와 나, 우리 모두 혼자가 아니다. 우리 이제는 바람결보다도 가벼워진 하얀 손이다. 오히려 약함이 아름다움인 것을 어찌 알았으랴! 억새야! 손을 들어라. 하얀 손을 들어라. 억새야! 스치는 바람결에 네 하얀 손을 흔들어라. ☞현봉준은? = 제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아시아나 항공에서 일했다. 일본노선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9년간 생활했다. 그러나 뜻한 바 있어 항공사를 그만
시원한 바람, 드넓은 바다, 새파란 하늘 그리고 가을의 날씨.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용수리해안도로)에서는 다 느끼고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있어 또 다른 제주의 멋을 더해주기도 한다. 해질녘의 저녁노을 모습을 담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 해안을 돌아다니면서 등대를 배경으로 많은 샷을 찍었지만 이곳 등대만큼 주변의 예쁜 풍경과 어우러지는 등대는 없을 듯하다. 이곳은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와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촬영지였다고 한다. 언제 저녁노을이 드리워질 때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현봉준은? = 제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아시아나 항공에서 일했다. 일본노선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9년간 생활했다. 그러나 뜻한 바 있어 항공사를 그만 두고 일본·미국에서 잠시 체류했다. 이어 러시아의 사할린에서 여행관련 일을 맡아 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내고, 서울에서 치킨사업도 해봤다. 그러던 그는 지금 다시 고향이 좋아, 제주의 자연이 좋아
오름이나 바다에서의 여명과 일출장면을 담는 작업은 사진이란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물감과 다름이 없다. 이런 좋은 빛과 순간을 만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수준을 넘어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야 한다.사진이란 취미가 안겨주는 미덕은 바로 부지런함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사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바로 건강인듯 싶다. 어느 누가 "사진을 찍으면 부지런해진다"라는 말을 했는데 무엇보다 많이 걷게 된다. 발품을 많이 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진촬영에 있어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다. 맑을지 흐릴지 비가 올지 안개가 낄지…. 만약에 날씨가 맑았다면 구름의 양, 바람의 방향, 시야의 넓이(시정)까지 챙겨야 한다.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날씨와 계절에 누구보다 밝은 정보를 가져야 한다. 이전에 서울에서 직장생활할 때는 빌딩숲과 스모그땜에 거의 하늘을 보고 살지 않았지만 이곳 제주에 내려와서는 매일 그리고 항상 하늘을 바라만 보고 있다. 내가 담고 싶은 장면은 대개 해가 뜨고 질때의 지극히 짧은 순간 바로 골든타임에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날씨변화에 민감하다. 비가 오는 오늘도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한라산 5.16 횡단도로까지 이어진 1112번 지방도로. 이 도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길이다. 이 도로의 정식명칭은 '비자림로(路)'로이다. 이는 도로의 북동쪽 끝에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비자림이 있기 때문이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연상시키게 하는 삼나무 숲길이 특징이다. 특히 안개가 낀 날 또는 눈이 쌓인 겨울이면 더욱 매력이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 ☞현봉준은? = 제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아시아나 항공에서 일했다. 일본노선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9년간 생활했다. 그러나 뜻한 바 있어 항공사를 그만 두고 일본·미국에서 잠시 체류했다. 이어 러시아의 사할린에서 여행관련 일을 맡아 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고, 서울에서 치킨사업도 해봤다. 그러던 그는 지금 다시 고향이 좋아, 제주의 자연이 좋아 올 연초 제주로 새 삶의 둥지를 틀었다. 제주시의 한 도시락·뷔페 음식점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소싯적부터 손에 익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제주의 풍경을 다시 보고 있다. “이제 어머니의 땅을 다시 찾았다”며 그는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