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추적] 선거사무소, 구제주 전통적 강세에 신제주 권역으로 이전 추세
노형타워 vs 복강빌딩 체제서 '노출'효과 극대화 신명당 부상중

 

시장판에서도 성공 포인트는 위치다. 아무리 뛰어난 장사수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목을 잘못 잡으면 어렵다.

 

선거도 마찬가지. 선거사무소의 위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후보들간의 성패가 엇갈리기도 했다.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선거사무소 ‘명당’은 어쩌면 당선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선거사무소 ‘명당’은 어떤 곳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주거 ‘명당’을 고를 때 ‘풍수지리’에 따라 ‘배산임수’의 지형을 택했다.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하천이 흐르는 곳에 주거터를 고른 것이다.

 

주거명당으로 ‘배산임수’의 지형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주거터 뒤에 자리잡은 산에서는 난방과 음식 조리를 책임질 불을 낼 수 있는 땔감을 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나물도 구할 수 있다. 하천에서는 살아가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물을 구할 수 있다. 농업용수를 구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봤을 때 주거명당 요소는 먹을거리나 식수 등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선거사무소를 ‘명당’으로 만드는 요소가 있다. 주거명당에는 산과 하천이 그 요소라면, 선거사무소의 경우에는 바로 ‘노출’이다.

 

 

유권자에게 보다 쉽고 편하게, 그리고 자주 노출될 수 있는 곳이 명당이다. 한 마디로 후보의 현수막이 잘 노출 될 수 있는 곳일수록 최고다. 

 

인구밀집 지역이나 차량 통행이 빈번한 교차로 지역이 대세다. 하지만 좋은 터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하기 마련이다.

 

본격적인 ‘목의 전쟁’이 시작된 민선 1기부터 지방선거 캠프의 위치 양대거점은 제주시 신제주 권역과 구제주 광양~세무서 권역이었다. 지금까지는 구제주권에서 많은 당선자들을 배출해왔다.

 

1980년대 초·중반 선거캠프 명당은 삼도1·2동, 오라동, 중앙로, 칠성로 등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제주시청 인근, 인제사거리, 구 세무서사거리, 법원사거리가 명당의 반열로 등극했다.

 

특히 90년대의 명당은 구 세무서 사거리, 그중에서도 사거리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복강빌딩’이었다. 신제주에서 구제주로 넘어오는 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이 복강빌딩에서 1998년과 2002년 두번의 민선 2, 3기 선거에서 우근민 전 지사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우 전 지사 이후 복강빌딩 인근은 도지사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온 진철훈 후보가 부근 빌딩을, 2006년에는 현명관 후보가 이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결국 패배했다.

 

2004년과 2006년 민선 3기 재선거와 민선 4기 선거 당선자의 영광은 김태환 전 지사의 몫이었다. 김 전 지사는 구 세무서사거리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졌지만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광양사거리에 선거캠프를 차렸다.

 

2010년 선거에서 승리한 우 전 지사도 당시 광양사거리를 선택했다. 광양사거리 인근 하나은행 빌딩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구제주권 강세의 트렌드는 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도시개발의 흐름을 따라 신제주인 연동·노형동이 제주도 최대 인구 밀집지역으로 성장하면서 ‘선거명당’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연동·노형동 두 동의 인구를 합치면 10만을 웃돈다.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초거대 동(洞)’이다. 인구가 모여들면서 행정, 산업, 문화, 교통 역시 연동·노형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만큼 연동·노형이 제주에선 ‘신 정치 1번지’로 급부상했다. 특히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노형오거리를 끼고 있는 노형타워가 선거캠프의 메카로 각광을 받았다.

 

노형타워는 상주·유동인구와 차량 이동이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이동이 많고 도심교차로와 대도로변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대형현수막 및 선거홍보물을 노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런 장점 덕분인지 2014년 민선 6기 선거 당시 이 노형타워에는 김방훈 당시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와 강경찬·양창식 교육감 후보가 터를 잡았다. 그 이전인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선 현명관 도지사 후보, 2012년 총선에선 장동훈 국회의원 후보도 이 노형타워를 근거지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노형타워는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2014년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인물은 현 원희룡 지사였다. 원 지사는 노형타워에서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신제주 권역인 연동 옛 KBS 제주총국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도청과 가깝고 신제주권역 개발 1번지란 점과 공영방송이 터잡았던 점, 주차장과 사무실 면적 등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이 자리를 선택했다.

 

당시 원 지사와 경쟁을 벌였던 신구범 전 지사 역시 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이 KBS 제주총국 건물에 터를 잡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 지사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면서 신 전 지사는 노형 롯데마트 사거리로 시선을 돌려야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코 앞에 두고 있고 노형오거리와 서부권역을 지나는 주요루트라는 점이 장점인 곳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신 전 지사와 같은 선택을 한 인물은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다. 문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는 노형동 롯데마트 건너편 연북로변에 있다. 차량통행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오가는 유동인구의 영향이다. 특히 청년층이 많이 오가는 위치라 젊은 표심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진 위치라 문 예비후보 말고도 몇몇 예비후보들이 이 연북로변을 탐냈다.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지사 예비후보도 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김 예비후보는 연북로가 아닌 도령로를 택했다. 제주한라병원과 신광사거리 사이다. 역시 유동인구가 많고 차량이동도 많은 곳이라 많은 노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희수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전통적인 명당인 구제주권을 택했다. 구 세무서사거리 인근 연삼로변이다. 신제주와 구제주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역시 연삼로변에 선거사무소를 두고 있다. 연삼로가 가진 장점은 물론 마침 형제가 보유한 건물이기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도 구제주권이다. 김태환 전 지사가 연거푸 승리를 움켜쥐었던 광양사거리 인근이다. 유동인구와 차량의 이동이 많은 것을 고려, 현수막 노출을 통한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반면 이런 노출효과보다는 자신의 정책방향을 선거사무소 위치에 녹여낸 이도 있다.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다.

 

김 예비후보가 자리를 잡은 곳은 구도심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로사거리 인근이다. 중앙로사거리의 천년타워에 김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이 있다.

 

중앙로 사거리의 경우 차량의 통행량이 어느정도 있기는 해도 연삼로.연북로에 비할 바는 못된다. 그만큼 ‘노출’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예비후보가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는 구도심을 개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김 예비후보 측은 “구도심을 재생하겠다는 뜻을 선거사무소 자리를 잡는데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새 명당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권자의 판단에 따라 명당의 운명이 엇갈릴 시기가 점차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