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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주년 4·3희생자추념일에 즈음하여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4・3희생자 유가족 여러분!

 

지난해처럼 봄은 어김없이 우리들 곁으로 찾아왔습니다. 제주바다를 일렁이는 파도 역시 밀려갔다가도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4·3으로 인해 한 번 떠난 우리 부모형제들은 다시 돌아올 줄 모릅니다. 창졸지간(倉卒之間) 유명을 달리하신 영령들께 머리 숙여 옷깃을 여밉니다. 설령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지난 세월 온갖 슬픔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견디어 오신 분들께 한없는 존엄의 심정을 표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도의회는 지방의회가 30년 만에 부활되던 지난 제4대 의회 당시부터 4・3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해 온 바 있습니다. 이는 참혹한 역사의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다시는 이 같은 역사를 후세에게 부채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역사적 소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식기관에서는 처음으로 희생자 신고접수에 나섰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청원, 건의 등의 의정활동을 펼침으로써 4・3문제해결의 밑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4・3특별법이 제정되고 이를 토대로 희생자 조사 및 <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이뤄졌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4・3평화공원 조성, 4・3평화재단 설립, 4・3희생자추념일 지정 등 오늘날 4・3해결의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매해 4월 3일 4.3희생자추념일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하거나 생활이 어려운 4.3생존희생자나 고령 유족들에게 보조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4.3유적지들을 보존하여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도록 하는 조례를 의원발의로 제∙개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도민과 유족 여러분들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몸소 실천하려는 의지의 결과라고 여깁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해결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더욱이 내년이면 4.3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도의회에서는 미진한 4.3문제해결을 위해 지난해 4.3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나씩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첫째, 제주도의회 4.3활동 백서를 발간하겠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고 하였습니다. 오욕의 역사든, 자랑스러운 역사든 가감 없이 기록함으로써 교훈으로 삼고자 함입니다. 더욱이 제주사회의 오랜 현안에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되돌아보는 지침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4.3희생자 및 유족의 배.보상 문제를 추진하겠습니다.
이미 도의회 차원에서는 전체 의원총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제19대 대선 제주지역 정책공약으로 적극 주장하여 관철시킨 바 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선거 이후에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 제정 내지 개정을 적극 건의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을 추진하겠습니다.
4월 3일이 ‘4.3희생자추념일’로 지정되었지만, 범도민적 추념행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방공휴일 지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검토와 외국의 사례들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추진방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4.3 제70주년 관련예산 등 국가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희생자 유해발굴사업, 생활지원금이나 의료비 등 유족 복지사업이 국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내년의 4.3발발 제70주년을 맞는 다양한 행사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이런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 우리 도의회는 4월 4일 열리는 제350회 임시회에서 ‘제주4·3사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및 신고 상설화 조속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국회, 그리고 대선주자들을 직접 방문하여 우리의 결의와 요구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4.3문제해결을 위해 조속한 조치가 요구되거나 현안사항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챙겨 나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로의 반목과 갈등을 화합과 상생으로 승화하는 일입니다. 그럼으로써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나갈 수 있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31일
제주도의회 의장 신 관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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