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제69주년 4·3희생자추념일에 즈음하여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4・3희생자 유가족 여러분! 지난해처럼 봄은 어김없이 우리들 곁으로 찾아왔습니다. 제주바다를 일렁이는 파도 역시 밀려갔다가도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4·3으로 인해 한 번 떠난 우리 부모형제들은 다시 돌아올 줄 모릅니다. 창졸지간(倉卒之間) 유명을 달리하신 영령들께 머리 숙여 옷깃을 여밉니다. 설령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지난 세월 온갖 슬픔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견디어 오신 분들께 한없는 존엄의 심정을 표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도의회는 지방의회가 30년 만에 부활되던 지난 제4대 의회 당시부터 4・3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해 온 바 있습니다. 이는 참혹한 역사의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다시는 이 같은 역사를 후세에게 부채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역사적 소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식기관에서는 처음으로 희생자 신고접수에 나섰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청원, 건의 등의 의정활동을 펼침으로써 4・3문제해결의 밑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4・3
오늘, 제주를 대표하는 제주문화, 제주해녀가 드디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온 도민과 더불어 진심으로 경하합니다. 이로써 우리 제주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에 이어 두 번째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됐습니다. 제주해녀들의 문화는 바다 속에 잠수장비 하나 없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해녀 물질문화와 해녀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주해녀 잠수굿, 배위에서 부르는 제주해녀들의 노동요인 해녀노래, 해녀들의 공동체 생활, 어머니에서 그의 딸로 내려져오는 대물림의 문화 등을 담고 있습니다. 바다를 밭 삼아 살아왔던 제주해녀들의 삶은 바로 우리 부모님의 삶이고 제주인의 삶입니다. 그런 제주해녀들의 도전과 개척과 가족애, 그리고 미래는 전 세계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오래도록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제주해녀를 보존하고 육성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해녀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고, 생활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양자원을 육성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바다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기쁨 뒤에 숨겨진 우리의 과제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를 통해 제주의 가치를 한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