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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의 세상훑기(41) ... 차별성·경쟁력 있는 뭔가를 찾아내라

 

1979년 개봉된 미국 영화 ‘디어헌터’의 무대는 펜실베이니아의 조그만 한 도시였다. 마이클과 닉, 스티븐은 러시아계 이민가정출신 절친으로 제철소에 다니면서 사슴사냥을 즐겼다. 60년대 말의 거대한 제철소 배경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번성했던 제철도시의 마지막 모습이었던 듯 하다.

 

지난 16일 천안시와 LH가 공동으로 개최한 도시재생 국제심포지엄에서 펜실베이니아주 철강도시 피츠버그의 톰 머피(Tom Murphy) 전 시장이 특강을 했다.

 

그는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2년간 세 번 시장을 역임하면서 피츠버그의 도시 재생을 적극적으로 이끈 사람이다. 사실 피츠버그 도시살리기 사업은 70년대부터 시작됐다.

 

피츠버그시는 제철산업으로 강·대기 모두 심하게 오염됐던 공해도시였다. 제철소 옆으로 앨러게니강이 흐른다. 70대 초반인 톰 머피 전 시장이 어렸을 때 어머니는 항상 “악취 나는 강에 가지마라”고 말했다.

 

이런 강가의 제철소를 허물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컨벤션센터를 2003년 완공시켰다. 그가 시장으로 있을 때다. ‘데이비드 로렌스 컨벤션센터’는 세계 최초의 완벽한 녹색 빌딩이다. 앨러게니 강바람을 통풍·냉방에 이용하고, 공간의 75%를 자연 채광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5%를 줄였다. 물 재활용시스템으로 물소비도 60% 절약했다. “재생사업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Wow Factor’가 있어야 성공한다”는 톰 머피의 말은 이 빌딩을 두고 하는 것 같다.

 

 

그의 아버지가 일했던 피츠버그 남부지역 제철소 지역은 보고, 먹고, 쇼핑하는 재미있게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축구장, 레스토랑, 음악당, 공연장 등이 세워졌다. 철강왕 카네기가 세운 카네기멜론대학과 피츠버그대학이 도시 재탄생을 도왔다. 을씨년스런 옛 건물이 리모델링돼 구글·마이크로소프트·디즈니 등 연구시설이 들어섰다. 이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가 이뤄지니 기업들은 쫓아왔다.

 

피츠버그가 문화도시로 바뀌는 데는 세계적 식품회사 하인즈(Heinz)의 고(故) 잭 하인즈 회장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다. 하인즈는 84년 문화재생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낡은 극장가를 예술타운으로 바꿨다. 시민들이 법인 회원이 돼 연 50~1000달러씩 회비를 냈다.

 

톰 머피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전략적인 사고(Think Strategically!), 역동적 리더십(Dynamic Leadership), 강력한 파트너십(Strong Partnership)이다.

 

뉴욕은 폐허화된 도심 고가철로를 살려 하늘공원(Highline Park)으로 만들었다. 서울은 고가도로를 철거해 청계천을 복구했다. 둘 다 성공적 도시재생이었다. 한가지 사업으로 도시 전체 이미지를 바꿨다.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민선 6기 들어 천안시도 재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청이 옮겨간 지 10년 만의 일이다. 늦었지만 방향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 ‘와우!’하고 놀랄만한 요소(Wow Factor)가 있는지 뒤돌아 보자.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엉뚱하지만 차별성·경쟁력 있는 뭔가를 찾아내야 한다.

 

천안엔 숫자만 많지 시와 파트너십을 이룰만한 대학이 없다. 또 잭 하인즈가 같은 통 큰 토착 기업인도 없는 걸 어쩌랴.

 

명동거리 등 원도심 재생이 그곳 주민·상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 전체를 위한 사업임을 이해시키자. 그러면 시민이 힘을 보탤 것이다. 리더십은 거기서 나온다.
 

 

☞조한필은?
=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스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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