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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제주] 김연숙 신임 제주도립미술관장 "제주 대표미술관 정체성 확립"
자매관장? 전문성 의심 논란엔 "별개의 객체 ... 일로 승부"

 

제주읍성 남수각 아래에서 풍경을 스케치북에 담고 있던 소녀가 있었다. 소질도 남달랐다.

 

천부적인 재능 덕분인가? 소녀는 학창시절 오로지 그림만으로 상을 죄다 쓸었다. 그리곤 결심했다. 미술 분야의 대가가 되겠다고. 40여년의 시간이 흘러 소녀는 50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제 제주미술계 갤러리의 수장 자리를 꿰찼다.

 

김연숙(52) 제5대 제주도립미술관장. 

 

김 관장은 1962년 제주시 산지천 부근 주택에서 1남6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줄곧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는 가족들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그와 5명의 친언니들은 모두 미술에 소질이 있었고, 크레파스와 물감, 스케치북은 김 관장이 유년시절 손에서 떼놓지 않는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

 

제주읍성 남수각 아래에서 제주시의 풍경을 크로키하고, 물감으로 덧칠하는 것은 그의 일상 그 자체였다. 그 일상을 통해 미술가로의 꿈을 자연스럽게 키웠다.

 

그는 신성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뒤이어 제주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에서 석사과정도 마쳤다.

 

그는 1993년 서울 갤러리 도올과 제주 세종갤러리 개인전을 포함, 지금껏 14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1991년 중화민국 타이페이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국제 판화비엔날레 공모전을 통해 재능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1992년에는 제주도 예술지망생들의 등용문인 제주도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미술계에선 신선한 충격이었다.갓  30세인 젊은 다크호스의 혜성같은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은 미술가로의 꿈을 실현하는 첫 출발점이었고, 이후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관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제주도 미술대전 운영위원, 제주관광대 겸임교수, 제주시 여성정책 자문위원, 제주도 건축심의위원, 제주도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제주도립미술관건립 기본계획 학술연구용역 연구원, 제주문화포럼 이사.원장 등을 거쳤다. 

 

'미술'은 그의 인생을 대변하는 두 글자다.  하지만 그가 미술관장으로 임명되자 잡음도 거세다.

 

직전인 김현숙 전 미술관장이 그의 친언니이기에 "자매가 관장직을 독식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관장으로서 무슨 전문성이 있느냐"는 비판도 미술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그로부터 생각을 물어봤다.

 

-제주도립미술관장으로 취임하셨다. 소감이 있다면.

 

"문화가 성장 동력인 21세기에 문화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증대로 문화보급과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제주도립미술관에 대한 도민적 기대감과 관심도 비례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신임 도립미술관장으로서 도민의 문화욕구에 부응하는 제주대표 미술관으로서 위상을 제고할 것이며 제주도 대표 미술관으로서 지역문화 정체성을 구현시키고, 도민의 문화향수권을 제공한다는 차원을 초월해 한반도, 아시아, 국제적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미술관으로서의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겠다" 

 

-앞으로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포부가 있는가.

 

"도립미술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재 제주도립미술관의 운영팀은 일반직 행정공무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행정직 공무원들의 잦은 전보와 인사이동으로 업무의 연속성이 단절된 채 미술관 고유의 장기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기획과 전략을 짜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고객특성을 적극 반영한 다양한 전시회와 교육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학교연계·사회연계 프로그램을 개발·실시해 미술의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도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미술관의 품격에 맞아야 한다. 구입도 거기에 따른다. 또 소장품의 활용 방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 이 모든 것을 이뤄내는 데 있어서 우선조건은 관람객과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술관 협력망, 해외 홍보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지역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도록 솔선수범하겠다"

 

 

-본인은 어떤 이유로 미술관장에 임용됐다고 보는가.

 

"요즘 (자매 관장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응모했고, 심사도 정정당당하게 거쳤다. 분명히 도민들 앞에 말씀드리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 사실 언니(김현숙 4대 도립미술관장)와 나는 별개의 인생관, 작업관을 지니고 있다. 각자의 가정이 있는 존재들이다. 도민들께서 언니와 나를 다른 객체로 인정해 주셨으면 한다. 오히려 언니가 관장을 지냈으므로 행정가나 교수 출신이 아닌 전업작가도 관장을 할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언니의 뒤를 이어 관장에 임용된 것으로 인해서 도민들께서 오해와 의혹의 눈길을 보내시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절차상 하자는 없었으며 내가 미술가 시절 나름대로 구상했던 정책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업무적으로 성과를 도민들 앞에 보여줌으로서 도립미술관의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전문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사실 과거에 제주문화포럼의 원장직을 2년 간 수행한 적이 있다. 문화포럼은 시민문화운동단체로서 문화정책과 기획 등의 사업을 하는 곳이다. 또한  '그림책미술관 시민모임 제주' 회원으로서 워크샵, 토론 등을 통해 미술관의 현안에 대한 고민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구상을 꾸준히 했다. 물론 행정적인 업무는 행정가 출신이 아닌 경우에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노력과 의지, 열정을 통해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도내 제주미술계 전문가 분들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미술계, 예술계 종사자 분들, 제주시민, 서귀포시민 등과 적극 소통하면서 행정가로서의 전문성을 강화시키고, 도립미술관의 사업역량 강화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제주도립미술관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면.

 

"우선 미술에 대한 도민들과 관광객 등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야 한다. 심리적 거리감뿐만 아니라 도립미술관의 위치로 인해 접근성 문제도 심각하다. 셔틀버스 도입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전시부분에 있어서 타 지역과 차별성이 없다라는 지적이 많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의 미술과 제주적인 가치 등을 담아내는 전시로 크게 방향키를 잡고 기획해 나가려 한다" 

 

-꼭 하시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한마디 부탁드린다. 

 

"저의 임명을 놓고 논란이 있다는 걸 잘 안다. 신임관장으로서 제주도립미술관의 사업역량강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으로서 도민들에게 저의 진심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 제주읍성 남수각 아래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던 소녀가 50줄에 미술관장에 임용됐다. 지천명(地天命) 나이에 접어든 관장으로서 도민의 마음이 곧 천명이다라는 사명감을 지니고 미술관장으로서 도민들에게 신뢰받는 제주도립미술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직무에만 매진하겠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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