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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명의 제육볶음(9)...제주도와 육지가 버무려져 더 맛깔스런 볶음

제주도에 와서는 저녁을 일찍 먹습니다. 우선 무궁무진한 노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산책을 겸해 바닷가로 가는데 시간이 늦으면 너무 깜깜해서입니다. 가로등이 없는 제주도의 밤은 유난히 깜깜합니다. 어둠이 겁을 주지만 이보다는 들개의 돌발공격으로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만나는 노을, 매일 저마다 다른 노을을 보고 있자면 세상을 만든 절대자는 화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네의 인상적인 붓이 보이다가도 물감을 뿌려대는 폴락의 초현실적인 손놀림을 보기도 합니다. 바람이란 손을 가진 절대화가의 작품들을 매일 같이 만날 수 있는 제주섬은 지붕도 담도 대문도 없는 초대형 미술전시관입니다. 물론 무료입장만 가능하니 매표소가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일찍 저녁을 먹은 뒤 기타를 들고 바닷가로 나왔습니다. 제주도가 참으로 맘에 드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마음먹은 대로, 마음이 가주는 대로 할 수 있게 해도 되는 곳이어서 입니다. 장자의 ‘소요유’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곳이 제주도입니다. ‘소요유’는 구애받음이 없이 느긋하게 즐기는 놀이라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구애받을 일이 생겨나고 아무리 피해왔다고 해도 사람은 사람과 떨어져 살 순 없게 합니다. 이래서 고민은, why?로 떠나온 이유가 how?의 방법으로 변모하거나 때로는 변질이 되기도 합니다.

 

1년 전에 만났던 20대 후반의 J씨와 기타 들고 바닷가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모닥불 대신 파도의 물질을 바라보지만 ‘모닥불 피워놓고 ~~~’를 부르고, ‘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네’ 개똥벌레도 되고, 갈매기 한 마리 난바다를 외롭게 날고 있을 땐 절로 ‘갈매기 나는 바닷가에도 그대가 없으면 쓸쓸하겠네’ 가수 장은아를 흉내내고, 마침 잔을 짱 하고 부딪칠 때는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송창식이 우리 앞에 불려옵니다. 여자 같이 얼굴 곱상한 J씨가,

 

“결국 사람이에요. 사람을 피해왔는데 또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그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자연은 선택이었고 사람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착각하지요. 자연은 하시라도 떠날 수 있어도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바뀌어도 사람들은 대개가 같습니다. 그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는 어찌 왔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의 대답은 한 마디로 ‘무작정’이었습니다.

 

“제주도에 몇 번 와봤는데 마냥 좋더라고요. 그래서.”

 

버젓한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학원 강사를 하다가 왔다고 했습니다. 1년 전에는 제주도 표선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서귀포 쪽 남원의 작은 집(연세 50만 원짜리. 월세 약 4만원 꼴)을 놔두고 제주시에 가 있다고 합니다.

 

“제주시는 서울과 같은 도시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별로라고 하지 않았던가?”

 

대답을 피합니다.

 

“‘세월이 가면’이란 노래 아세요? 알면 기타 쳐주실래요? 내가 노래 부를게요.”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어린 J가 부르고 그의 아버지뻘 될 내가 기타로 그의 호흡에 맞춥니다.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 악을 써댑니다. 반면 기타 소리를 줄였습니다.

 

“왜 그래? 그 사이 실연이라도 한 거야? 그 고운 얼굴을 마다할 여자도 있나?”

 

“여자요?”

 

술병 채 들더니 공중제비 후,

 

“선생님은 어떠세요? 제주도가요.”

 

이런 질문을 제주도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끼리 참 많이도 하며 듣고 사는데, 모두가 후회한다는 대답을 깔고 하는 질문입니다.

 

“나야 좋지. 집에서 3분만 걸어서 나오면 태평양 바다고 여기서 이렇게 소리 지르며 노래 불러도 남의 귀와 눈 거스를 일 없고... 좋잖나?”

 

그는 제주시의 한 커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습니다. 습기가 너무 많고 바람도 너무 세서, 또 일거리가 없어 서귀포 쪽 집을 두고 사람 많이 모여들어 사는 제주도의 큰 도시, 제주시로 넘어가야 했다고 합니다. 사실 J씨가 살고 있는 남원은 제주도에서도 가장 바람이 약하고 가장 따뜻한 곳입니다. 그러나 체감, 몸으로 느끼는 그 기준은 다른 데에 있던 것입니다. 제주도가 1년 내내 따뜻한 태평양 한 가운데의 섬, 사이판이나 괌은 아닙니다. 이런 후회남 J씨는 불과 1년 전만해도,

 

“일거리야 쌔고 쌨잖아요? 봄여름엔 노가다 일거리가 널려 있고, 가을겨울엔 감귤 따주면 또 돈 나오고.”

 

남의 일은 다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문제겠나? 섣불리 서두른 결정이 문제라면 문제지.”

 

앞서 말했던 나이 비슷한 20대 후반의 여교사 S씨는 J씨와 달랐습니다. ‘좋다 싶어 무작정’ 떠나온 것이 아니라 ‘좋으니까 더 철저한 준비’ 해서 떠나왔습니다.

 

“제주도가 너무 좋지요. 그래서 여기 왔구요. 하지만 제주도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난 ‘지금과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나의 목표 따라 선택합니다. 제주도도 그 선택의 한 곳이고요.”

 

그녀는 만약 떠난다 해도 온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오히려 지금 머물러 살고 있는 시간은 즐겁고도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긍정의 힘은 비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좋다 옳다, 그러니 그렇게 하라, 하는데 나중엔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될, 오히려 더 힘든 일이 생겨나기 쉽습니다. 올바른 비판을 하려면 그 세계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깊은 이해가 절대 필요하겠지요. 요즘 책이며 광고에서도 자주 보는 그런 류의 긍정의 힘을 난 부정합니다. 무조건의 긍정 같아서지요.”

 

그녀는 제주도에 오기 전 먼저 와서 사는, 그리고 토착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칭찬, 찬양 일변도의 여행 책은 일부러 더욱 기피했다고 합니다. 이런 그녀의 입에서 후회의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좋아, 좋다’ 무조건의 긍정만으로 제주도에 온 사람들에게서 ‘아냐. 성급했어’ 더 많은 부정적인 말들을 듣습니다.

 

“아직 내가 봐야 할 곳이 더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요. 내가 국어선생이라 그런지 요즈음은 제주사투리에 관심을 퍽 쏟고 있답니다. 이것도 제주도 즐기기 아닌가요?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이 노래를 제주어로 어떻게 부르는지 아세요?”

 

‘뱉은 과랑과랑, 모살은 삔찍삔찍!’이란다. 제주사투리로 가까워지는 그녀의 제주사랑입니다.

 

제주대의 인류학과 교수 한 분은 제주도는 한 마디로 말해 인맥사회라고 단언합니다. 제주 온지 28년째라는 그는, 제주도에 대해 물으니 고개를 가로로 설레설레 저어댑니다.

 

“동호회조차 지연과 학연을 따져 묻고 서로 편을 가릅니다. 28년이 지난 나도 제주도에선 이방인이요 주변인입니다.”

 

외지인이 뿌리내리고 살기엔 힘든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주도가 좋아 근무지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고위직 공무원 역시 ‘사람’으로 인해 제주도가 제주도답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 건너면 다 친척이며 아는 사람’이라며 궨당(가까운 친척의 제주사투리)문화가 지배하여 발전을 저해하는 사회라 폄하합니다. 이 지적의 시비를 떠나서, 이 분 역시 3박 4일 여행으로 본 제주도를 제주도답다고 함부로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기준은 그였지 제주도가 아니었습니다. 가벼운 결정을 한 그의 마음이 그의 생각을 또 가볍게 변하게 했던 것이지 제주도가 결코 변한 것은 그 사이에 없습니다. 제주도다운 것은 그들의 기대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지적하는 제주도의 문제가 어찌 제주도만의 문제이겠습니까?

 

제주도를 보면 한국이 보입니다. 제주도는 한국의 축소판입니다. 학연·지연 그리고 나이 따위로 따져대는 덜 선진화된 곳은 제주도만이 아니라 제주도를 포함한 한국이며, 한국의 문제점을 동시에 제주도도 안고 있을 뿐입니다. 단지 서울 등 육지에서 살며 심히 느끼지 못하던 것을 외지인, 이방인, 주변인으로서 제주도에서 살다보니 이 점이 절실하게 보이고 몸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제주도민들은 매우 배타적이다’ 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워서 침 뱉는 꼴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지요. 근거 없이 우리 것이 최고다, 라는 배타성은 한국인이면 거의 가지고 있는 국민성 같은 것입니다. 배타는 배척이며 더 나은 수용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제주도는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문제라면 바로 이 점, 바뀌지 않는 제주, 바뀌려하지 않는 제주도민의 의식! 바뀌어도 육지처럼 빼다 박은 듯이 똑같이 변하는 것이 제주도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좋아서 왔어야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열악하더라도 보다 나은 점을 보는 안목일 겁니다. 이래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극복할 수 있습니다. 꽉 닫고 사는 제주도민의 가슴을 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래야 더 좋은, 더 나은 제주도가 보입니다. 가려서 보려 하면 더 나은 것이 보일 리 없습니다.

 

문제는 이주민들에게 있습니다. 제주도로 온 이주민들에게 제주도는 과거의 섬입니다. 결코 추억의 과거가 아닌 포장·치장으로서의 과거의 섬입니다. 남의 과거라도 추억은 듣기 좋습니다. 하지만 미확인된, 확인할 필요도 없는 남들의 치적일관의 과거를 듣는 일은 고역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영웅담이라고 설레발쳐대는 남자들의 군대생활 같은 과거를 말하고 듣는 곳이 제주도입니다. 이주민에겐 떠나온 육지가 군대가 되겠지요. 이것을 듣고 있는 제주토착인들은,

 

‘그 화려한 경력을 놔두고 왜 제주도에 왔는데? 말하듯 과거다운 모습을 좀 보여주던가, 살고 있는 꼴은 말과는 영 다르면서...’

 

모를 리 없습니다. 물론 이주민들 앞에선 차마 말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우선 이러한 이주민들의 자세라는 것이지요. 제주토착인들에 대한 하대의식이 제주도민의 배타성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이주민이든 제주토착인이든 이를 서로 잘 알고 있기에 소통하지 못하니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의 배타성은 지적을 잘 하면서 정작 그 말이 바로 배타성을 드러내는 본인의 본심임을 모릅니다. 배타성이란 단어의 성질 그대로 말입니다. 텃세는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디에나 다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심한가의 차이일 뿐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큰 집 지어 그 텃세를 주눅 들게 하려하거나, 미확인 과거로 그 텃세를 눌러보려는 심술궂은 심사를 가진 ‘날아온 돌이 박힌 돌 빼기’ 의식을 육지에 떨쳐 내려놓고 오지 않으면 제주도는 후회의 섬이 될 뿐입니다. 고립의 섬을 자초할 뿐입니다.

 

 앞의 J씨 같은 젊은 친구들을 제주도에서 꽤 많이 만납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제주도로 온 앞의 S씨 같은 젊은 친구는 보기 힘듭니다.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은 더 심합니다. 그들의 손엔 많든 적든 젊은이들보다는 많은 돈이 쥐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 자신을 더 옭아맬 수가 있습니다. 벽을 쌓게 할 수가 있습니다. 서울 등 대도시보다는 훨씬 싼 땅값, 집값, 집세로 이주해 오는 이들은 더욱더 과거에 묻혀, 아니 과거를 떠벌리며 끼리끼리 모여 삽니다. 이런 과거에 술이 빠질 리 없으니, 이들을 보면 제주도는 서울보다 땅값 싸고, 맞든 틀리든 떠벌려도 먹히는 곳, 여기에 공기까지 좋으니 하며 이런 이유로 좋은 곳이 될 뿐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입에서 제주도답지 않다는 말을 더 쉽게 듣게 됩니다. 이런 그들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순치된 가슴으로 그들을 맞이해주길 바라는 기대로 인해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때 배타성으로 임의 둔갑하는 것입니다. 이렇다하여 제주토착인들의 배타성이 없다거나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에 대해선 앞으로 더 많은 얘기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자연경관이 좋은 제주도라도 결국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젊은 J씨의 말을 다시 더 들어봅니다.

 

“여기도 삭막한 건 육지와 다를 게 하나 없더군요. 그나마 한가한 제주도에서 자격증 시험 준비나 해야겠어요.”

 

결코 시험 준비하자고 해서 온 제주도는 아닐 것입니다. 섣불리 또는 얕잡아보고 떠나오려거든 제주도로의 이주를 말리고 싶습니다. 제주도다움을 위해서 여행지로만 잠깐 와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제주도는 섣불리 또 얕잡아보고 건너올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지상의 천국입니다. 천국을 돈 몇 푼 주면 살 수 있던 면죄부의 땅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되겠기에 하는 말입니다. 제주도민에 의해서도, 또 이주민들에 의해서도 지금도 점점 그렇게 제주도는 전락, 타락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제주도를 온통 걷기 좋고 보기 좋은 공원 같은 올레길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자연이 모두 공원화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놔둬도 너무나 좋은 자연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돈 들여 뜯어고치는 공원으로의 전락으로 인해 진정한 제주도다움을 망가트리며 파괴하고 있습니다. 공원은 시멘트 투성인 도시에는 절대 필요한 도시계획이어서 많으면 많을수록 더 바람직하지만, 이대로도 마땅히 좋은 자연을 공원으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자연훼손이며 자원낭비이며 결국 자연파괴가 됩니다. 이러다가 한라산 정상 백록담 주변도 한라산기슭에서 잘라낸 삼나무판이 깔리게 될지 모릅니다. 백록담 올레? 걷고 쉬기 편해야 된다는 이유로? 올레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아시는지요? 들리는지요? 바닷가에서 집가로 넘어오곤 하던 그 많던 도둑게가 올레로 인해 길을 잃고 다 사라지고 없답니다. 백록담의 노루도 그러해질 것입니다. 길을 굳이 내거나 넓히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던 올레였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이건 파손을 넘어 파괴입니다. 지금 제주도 자랑의 으뜸인 천혜의 곶자왈(곶=숲, 자왈=암석이나 가시덤불로 엉켜 있는 곳의 제주도 사투리)도 파헤치며 공원건설에 혈안이 되어 전 제주도의 공원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연을 훼손시키며 그 자리에 신화박물관을 세운답니다. 이런 모순이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도가 이제는 세계 최고최대의 공원으로 등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자연 그대로로써 최고의 선물인 제주도에 대한 욕, 그것도 치욕이 될 것입니다.

 

또, 제주도로 옮겨 오는 이들-제주도에서 먼저 내민 유혹에 중국인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의 순전히 이기적인 삶으로 이 아름다운 섬의 속속까지 짓밟아 앓게 해서는 안 됩니다.

 

파괴는 여기 이쯤에서 그쳐야겠기에 후회하고 있는 젊은 J씨에게 이 노래를 2절까지 다 불러줘야 했습니다. 상대에 대한 이해심 없이 제주도는 결코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사람 없는 자연은 불모지에 불과할 테니까요.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엔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아~~~ 저 하늘의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오동명은?=서울 출생.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사진에 천착, 20년 가까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을 거쳐 국민일보·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했다. 1998년 한국기자상과 99년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사진으로 세상읽기』,『당신 기자 맞아?』, 『신문소 습격사건』, 『자전거에 텐트 싣고 규슈 한 바퀴』,『부모로 산다는 것』,『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울지 마라, 이것도 내 인생이다』와 소설 『바늘구멍 사진기』, 『설마 침팬지보다 못 찍을까』 등을 냈다. 3년여 전 제주에 정착, 현재 제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주제로 카메라와 펜, 또는 붓을 들고 있다. 더불어 한라산학교에서 ‘옛날감성 흑백사진’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에서 신문학 원론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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