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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위미영상단지 이어 승인 취소 위기
공유지 싸게 넘기고 행재정 혜택만 줬다가 피해는 주민에게 "누구 책임?"

 

 

투자 유치는 한때 지역경제 성장의 만병통치약이라 여겨졌고 도지사 역량의 가늠자였다.

 

하지만 투자유치 실적과 외형에 급급한 나머지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피해는 지역주민에게 고스란이 돌아가고 있다.

 

개발사업자에게 국공유지를 시세보다 싼 값에 넘기고 각종 행재정적 혜택을 주다보니 제주도는 개발 차익으로 한몫 챙길 수 있는 투기 대상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개발사업자와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 지방권력에 기생하는 브로커 간 검은 돈이 오가는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 등 내실 위주의 투자 유치 전략보다는 실적 위주의 투자 유치 전략 때문이란 지적이다.

 

제주 동부지역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인 구좌읍 김녕리 산 157번지 묘산봉 관광지.

 

 

 

사업자인 ㈜애니스는 지난 2003년 우근민 지사 재임 당시 공모를 통해 사업자로 선정됐고 김태환 지사에게서 사업 승인을 받아 착공했다.

 

묘산봉 관광지는 개발과 환경보전을 둘러싸고 논쟁이 가장 치열했던 대표적인 곳이다. 1996년 옛 북제주군이 군유지 160여만평 사업자(당시 라인건설)에게 매각하려 하자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환경단체와 함께 격렬하게 반대했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반대대책위가 거꾸로 유치위원회로 바뀐 데는 개방화 시대 피폐해 진 농촌 현실과 사업자측이 약속한 수십억원대의 마을 발전기금이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컸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2006년 7월 묘산봉 관광지가 미래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업시행자의 친환경적인 개발 의지에 힘입어 첫삽을 떴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와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며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홍보했다.

 

묘산봉 관광개발사업은 올해 말 준공 예정으로 추진해 왔다. 사업비 1조3000억원을 투자해 1단계로 골프장(36홀)과 클럽하우스, 골프텔(52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30동)을 짓고 2단계로 단독형 콘도와 스파호텔 등 490실(2009년 12월 준공 예정), 박물관과 영상단지 등 관광휴양시설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골프장과 드라마세트장, 상가시설은 당초 계획대로 착공 이듬해인 2007년 11월 완공했지만 숙박시설과 휴양.문화시설은 답보 상태다. ㈜청암영상테마파크는 2005년부터 사업비 500억원을 투입해 묘산봉관광지구 내에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과 숙박용 콘도미니엄을 건설하는 등 한류 영상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2007년 광개토대왕을 소재로 한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이 완공되고, 배용준, 최민수, 문소리, 이지아 등 대형 스타들과 ‘모래시계’로 유명한 김종학 PD가 만들어낸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방영되면서 제주발 한류 열풍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을 찾았다.

 

'한류 관광지'라 하기엔 을씨년스러웠다.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몇몇 관광객만 눈에 띌 정도다.

 

개장 초 70여명이던 직원도 현재 10명도 채 안된 상태다.

 

음식·편의시설 등 상가시설 대부분 문이 닫혔다.

 

제주도는 지난 14일자로 구좌읍 묘산봉관광지구내 개발사업자인 ㈜청암영상테마파크에 묘산봉관광지의 문제점 이행 촉구 및 사업기간 만료를 공지하는 공문을 보냈다.

 

청암영상테마파크가 진행하는 개발사업이 오는 31일까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제주도 특별법에 따라 개발사업 승인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각종 문제도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트장 용역대행사는 용역비를 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하는 하면, 상가시설 업주들은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산지복구비 예치금과 생태계보전협력금이 납부되지 않았고, 사업승인 조건인 지하수관정 기부채납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 태왕사신기 세트장 가설건축물이 여전히 일반건축물로 전환되지 않았고, 매표소와 화장실 등은 불법건축물로 고발되기도 했었다. 세금 체납과 공사대금 미지급,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미이행 등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묘산봉관광지구의 공동사업자였던 ㈜에니스도 사업시행자 분리를 요청해 현재 개발사업자가 분리된 상태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암영상테마파크 측은 현재 투자 유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사업 추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고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유지를 싸게 내주며 대규모 한류관광지 투자유치를 자랑했던 '태왕사신기'가  사업승인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에 들어갈 위기에 처했다.

 

주민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매각했던 마을공동목장만 외지인 소유로 넘어간 사례도 나타났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마을공동목장에 추진했던 영상관광휴양단지 조성계획이 취소된 것.

 

제주도는 2009년 7~9월 방영된 SBS 미니시리즈 <태양을 삼켜라>의 투자사인 ㈜히든포트가 남원읍 위미1리 마을공동목장 30만1000㎡를 매입해 추진하기로 했던 ‘위미영상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했다.

 

히든포트는 당시 사업비 1176억원을 들여 영상박물관과 종합촬영센터, 드라마 전시장, 가족호텔과 콘도미니엄 등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행정기관은 적극적으로 투자업체를 지원했다. 원활한 개발사업을 위해 서귀포시장이 나서서 마을공동목장 매각을 주선했다. 제주도는 5개월 만에 개발사업을 승인해 주면서 “최단기일 내 사업을 승인했다”는 보도자료까지 내는 등 투자유치 성공사례로 꼽기도 했다.

 

도는 당시 “영상관광휴양단지가 조성되면 서귀포시 동부지역이 영상관광기반시설을 갖추게 돼, 한류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관광유형이 나타날 것”이라며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위미1리 주민들은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을공동목장 터 가운데 30만1000㎡를 히든포트 쪽에 매각했다.

 

그러나 회사 쪽은 드라마 세트장만 가설건축물로 만들었을 뿐 제주도에 내야 할 산지전용부담 등 각종 부담금 3억2200여만원을 내지 못했다. 게다가 개발사업도 승인 뒤 2년 동안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자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했다.

 

주민들이 매각한 공동목장 터의 소유권은 히든포트에서 제3자에게로 넘어갔다.

 

'태왕사신기'도 이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유치 실패와 사후 관리 부실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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