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정국의 소회... 역사와 미래 [제이누리 그래픽] 극악한 세상이 갑자기 정의로운 세상으로 방향을 바꾼 듯하다. 어제까지 불의에 가득차 있던 세상이 오늘은 정의의 가능성을 조금씩 엿보이게 한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촛불집회를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변화의 욕구가 임계점에 닿았음을 느낀다. 무엇이 바뀔 것인가. 2년이 넘도록 세월호 7시간 동안 지도자의 행적은 오리무중이고 마치 주류인 듯 행세하던 어버이연합이나 박사모 등이 홍위병처럼 온 사회를 뒤덮었다. 시간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정당한 듯 억지가 자연스러웠던 시간들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통해 이뤄낸 성과가 하루 아침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그 시절 인물들이 기득권의 첨병이 되어 권력과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자리를 자처했다. 이뿐 아니다. 급기야는 국민의 삶을 70년대 유신시대로 회귀시키려는 시도가 사회 전 분야에서 추진됐다. 기득권에 반대하는 모든 것을 종북좌파의 틀로 몰아 극단화하려는 시도, 독재를 찬양하고 역사를 획일화하려는 국정교과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건국절이라며 일제강점에 대해 역사
어린 시절부터 서구식 교육에 길들여진 때문인지 은연중 한국적인 것에 대한 거리감은 나이가 들어서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런 선입견은 문화적인 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전통문화 공연에 대한 생각도 그 같은 선입견의 한가운데 자리한다. 제주에 와서 팔산명인전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접했을 때는 하루 저녁을 어떻게든 앉아서 견뎌보자는 심사로 극장을 찾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전에 어떤 공연인지 몰랐거니와 전통문화의 명인 몇 명이 자신들의 특수하지만 대중적이지 못한 기능을 보여주는 자리인 것으로만 여겼다. 20일 오후 원도심에 자리한 영화문화예술센터(구 코리아극장) 무대는 그래서 덤덤한 방문이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출연진들의 사진을 앞에 두고는 별 기대 없이 자리에 앉았다. 공연이 시작되자 흥겨운 농악놀이가 크지 않은 옛 코리아극장의 무대를 울리기 시작했다. 공연 전 10여분쯤부터 나이 든 노인분들이 계속해서 찾아드는 장면도 낯설었던데다 무대의 첫 시작이 그렇게 시작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흥겨운 농악마당과 상모돌리기를 하는 어린아이의 뜻밖의 재능을 보고 난 후 무던히 점잔을 빼던 내 몸에서 조금씩 변화가 일었다. '예상외의 수확이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주요 정무보좌진 4명을 왜 들판에 풀어놨을까? 원 지사의 정무보좌관 4명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일이 제주도정과 정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이 진행중인 시점에 불쑥 끼어든 이번 사안을 두고 그 의도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본인들이 '사퇴의 변'을 통해 "원희룡 도정의 쇄신과 임기 중간점 새 출발을 위해 일괄사의를 고심하고 있던 중, 지금이 도민들의 뜻을 더 철저히 받드는 적기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으나 이런 내용만을 순수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와 모양새로 인해 그 이상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는 4.13총선에서 '원희룡 마케팅'의 책임론만으로는 수긍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언뜻 보아도 4.13 총선 책임론에 대해 상식적인 당위성이 있음에도 이를 정무보좌진 전체에 대한 책임을 묻기에는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이 점에서 원 지사가 정치인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순간이다. 새누리당의 패배를 반전의 카드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우선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의 의미를 일깨운다. 총선후 제주도 새누리당은 이연봉 도당위원장의 사퇴 이외에는 아무런 액션이 없다. 패자가 말이
1500여 명이 넘는 숫자가 매월 제주에 입주한다. 최근의 이주 붐에는 초기의 '셀러브러티 Celebrity(유명인사)'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제주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현상을 한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하는 일이 난망하긴 하지만 이들 유명인사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TV에서 앞다투어 이들의 제주 생활을 소개하고 일종의 붐까지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그 붐 혹은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셀러브러티는 좋으나 싫으나 그 이름값으로 울고 웃는다. 사소한 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별것 아닌 일로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는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어 파파라치의 사냥감이 되기도 한다. 유명인사가 된다는 것이 부러우면서도 그로 인한 이름값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셀러브러티에게 사회 지도층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모르겠으나 약간의 솔선수범은 손가락질 대신 찬양을 받기 쉽다. 자발적인 권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뭔 말이 이리 장황하냐 하면 우리 사회가 그 같이 당연한 관계나 희망사항으로부터 늘 동떨어져 있는 현실이 더 많기 때문에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정치판의 격변이 온 언론을 뒤덮고 있다. 드라마와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으니 우려와 기대, 탄식과 환호 속에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당연하다. 결과를 두고 수많은 분석이 난무한다. 중앙무대의 정치적 셈법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나오고 현 정권의 레임덕 이야기도 나온다. 당연한 분석이자 수긍가는 측면도 많다. 그러나 정치가 어떻게 사회적 흐름을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이야기들을 아끼는 분위기다. ▲ 20대 총선을 읽는 다른 시각 하나 [제이누리 그래픽] 총선 결과를 보면서 왜 새누리당이 국민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했는지, 더민주당이 잘 하지도 않고 국민의 당이 충분한 설득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승리가 돌아간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공천 파동, 유승민 고사, 대통령의 국회 비난, 당 대표의 역할 부재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된다. 그 같은 행태의 이면에 숨겨진 속성은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연속해서 정권을 잡으면서 대구경북 등 지역정치 풍토는 중앙정치 무대의 주류였다. 지연과 학연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정치논리가 전국적인 정치무대로 확대됐다. 종북을 키워드로 한 진영논리를 외피로 삼아 정치인들의 자질과 무관한 정치가 일상화됐다. 지역의
인공지능이 SF(Scientific Fiction)의 영역에서 현실로 들어왔다. 그것도 극적인 상황을 만들면서 '훅'하고 들어왔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 연일 화제다. 인공지능의 최첨단 현신을 보는 놀라움과 그 가능성에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배어나온다. 유럽의 체스나 퀴즈 등에서 이미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지만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깝다는 바둑에서는 '아직'이라거나 '글쎄...'라는 나름의 기대가 있었다. 인공지능은 이 기대를 여지없이 부수며 한층 정교해진 논리와 집요함으로 다가왔다. 아직은 부족한 면도 보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칼로 깊게 베인 느낌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혈은 되겠지만 찰과상은 아니다. 거즈로 상처를 누르고 반창고를 붙여놓아도 피가 계속 흘러나올 상처다. 흘러나온 피가 온 거즈를 빨갛게 물들이며 짙은 핏빛으로 변할 아물지 않을 상처다. 알파고의 집요함을 보면서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는 별로 없어 보인다. 최근 영화 '채피'에서와 같이 인공지능으로의 의식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행복한 결말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유토피아(Utopia)가 아닌 오히려 디스토피아(Dystopia)를 묘사하는 영화를 훨씬 먼저
원희룡 지사가 지난 19일 청와대에 제주공항 복합환승센터 및 연계 교통인프라 구축에 따른 정부지원을 건의했다. 원 지사의 건의 내용 중 “기존 대중교통수단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한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 녹색교통수단 도입"이 눈에 띈다. 한때 언급됐던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논의가 머지않아 수면 위로 오르겠다는 판단이 든다. 제주도의 교통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언급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도 역시 이를 반영하듯 제주도 전역을 도시교통정비지역으로 지정했다. 교통혼잡 유발이 도심지역 뿐 아니라 읍.면 지역까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대중교통개편 실행용역도 진행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뜬금없이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제주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전기차 보급 계획은 제주도내 자동차 댓수를 줄일 수 있을까? 제주도내 자동차 등록현황은 2105년 12월 말 기준으로 43만5000대를 넘어섰다. 그런데 제주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전기자동차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내 운행중인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그 교체대상 자동차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후보들의 공천신청이 마무리됐다. 새누리당은 제주도내 3개 지역에서 15명이 신청했다. 더민주는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다. 이들 예비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일 수많은 정책을 쏟아낸다. 도정책을 비판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공약을 제안한다. 그 공약들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로 메워진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노인 맞춤형 일자리 창출’, ‘기후변화대응 응용개발연구소 도입’,‘국회의원 소요비용 감축’,‘갈등관리법 제정’,‘제주형 재원마련 특별법 제정’ 등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낸 공약들만 열거해도 끝이 없을 지경이다. 이같은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주기로 했다. 아름다운 그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볕 내 마음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향기로운 꽃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에서 내게 준 고귀한 언약 어이하여 잊을까 멀리 떠나간 그대를 나는 홀로 사모하여 잊지 못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돌아오라 잊지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웬만한 사람들은
폭설과 한파로 닫였던 제주공항이 재개장하며 정리 모드로 돌입했다. 발이 묶였던 체류객들이 급속히 섬을 떠나고 공항대합실에 널려 있던 박스와 스트로폼의 숫자가 현격하게 줄었다. 수 많은 제주 체류객들에 이번 사태는 제주관광의 추억보다 훨씬 더 생생한 기억이 될 것이다. 뜻하지 않게 노숙자 신세가 된 사람들을 비롯해 발이 묶였던 이들에게 제주도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즐거운 추억도 있겠지만 악몽의 기억들은 더 오래 남을 것이다. 양적인 관광객 증가와 공항의 포화상태에 직면한 제주도가 육지로부터 고립상황을 겪게 될 때 발생할 다양한 사건을 보는 듯하다. 분야별 대처방식과 운영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이다. 도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적 팽창에 몰입해 있는 제주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혼란은 상존했고 없었으면 하던 꼴사나운 모습과 훈훈한 미담 등이 뒤 섞이며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여 줬다. 몇몇 언론은 터무니 없는 바가지 상술을 앞 다투어 보도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행히 오해가 풀리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형 종이박스가 1만원이었다며 폭리상혼을 고발했고 택시기사들의 터무니없는 바가지 요금도 보도됐다. 또한 제주도민들의 따스
‘원심(元心)’은 제주에서 득표력이 있울까? 최근 총선 예비후보들의 ‘원희룡 마케팅’을 보며서 드는 생각이다. 득표의 전쟁이 한창이다. 이 와중에 서귀포에서 강영진 제주일보 전 편집국장이 17일 출마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에 합류했다. 점입가경이다. 특히 현직 언론인의 출마라는 쉽지 않은 경우도 눈길을 끌었지만 출마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원희룡’이라는 이름이 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원 지사를 제주도로 불러들였고, 원 도정의 성공을 위해 출마한다는 ‘출마의 변’을 늘어놓았다. 자신보다 인지도가 높은 원 지사의 도움을 받기 위한 ‘원희룡 마케팅’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공교롭게 이날 원 지사의 비서실장이 참석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 서귀포 새누리 강영진 예비후보의 명함 전직 언론인이라는 입장을 고려하면 사실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다른 한편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뒤늦게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입장에서야 유권자들이나 정당 지지자들의 주목을 끌기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어쨌든 다소 &ls
제주의 많은 부분이 ‘제주형’이라는 특수성을 추구한다. 어쩌면 이것이 제주의 힘이기도 하다. 그 특수성에 매료돼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는다. 제주 인구가 64만명을 넘었다. 매년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2만명에 육박했다. 증가 속도도 늘고 있다.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고용통계와 일자리 수치는 언뜻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고용율은 68.9%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고용자수도 2만4000여명이 증가했다. ‘2015 제주도민 일자리 인식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고용율은 전국 16개 시도중 2000년 이후 1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좋은 고용지표다. ▲ 제주도민 월평균임금 반면, 고용 지표에서도 제주만의 특성이 보인다. 만 19세~64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0만원 미만’이 59.3%에 달한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제주가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저임금을 전제로 한 고용확대다. 마치 경제개발 초기 상황을 연상시킨다. 저임금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산업구조다. 그러나 경제개발의 초기와 같은 제조업체 인력이 아니다. 제
민선 6기 키워드가 바뀌고 있다. 제주의 현안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 도정의 방점이 옮겨가는 느낌이다. 새해 들어 그 의지가 더 강하게 전해온다. 지난 2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들이 원희룡 지사에게 ‘협치‘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협치’는 여전히 공중부양 중이다. ‘협치‘는 원 지사 스스로도 절반의 실패를 인정할 정도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현장의 다양한 이해주체들을 중심으로 민과 관이 참여하고 협력해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협치“라는 것이 가장 최근의 설명이다. 일하는 방법이라는 결론이다. 올해부터는 원 지사에게 ‘협치’ 대신 ‘도민자본’에 대해 캐물어야 한다. 새해 신년사를 들어보고 다양한 회의와 인터뷰 내용을 보니 그 생각이 더욱 확실해 졌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원 지사는 도민사회와 공무원, 공공기관에게 매우 강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었다. 도민자본을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고,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제주개발공사 20주년 혁신선포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