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덥고, 가장 건조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인요 카운티에 있는 데쓰 밸리(Death Valley)다. 면적은 약 7800㎢. 거대하고 황량한 분지는 1913년 섭씨 56.7도라는 세계 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해수면보다 낮은 - 86 미터로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고 물이 증발하면서 남긴 소금밭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이 거친 환경때문에 자동차 광고로 유명세를 치르는 장소다. 더욱이 지구상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기이한 지형들 때문에 스타워즈와 같은 공상과학(SF) 영화의 배경으로도 쓰였다. '죽음의 계곡' 이라는 무서운 영어지명 역시 유래가 있다. 1849년 캘리포니아 골드 러쉬(Gold Rush)때 마차로 이 곳을 가로질러서 금광을 찾아 나섰던 13 명의 프로스펙터(Prospector: 금광이나 은광을 찾아 노다지를 노리는 사람)들이 숨지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Hell's Gate (지옥의 문)' 'Furnace Creek (화로 시냇물)' 'Dante's View (단테 전망대: 9개의 지옥을 설명한 단테의 신곡에서 유래한 지명) ' -. 국립공원 곳곳에 붙여진 지명들만 봐도 얼마나 덥고 건조한 곳인지를 짐작케 한다. 공원 안쪽에
▲ 권혁성 논설위원 얼마전 미국 주요 신문들의 기사에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실린 뉴스다. 94세를 일기로 사망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장군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는 2 차 대전 중에 중사의 계급으로 참전 했다가 부상을 당하고 야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AK소총을 개발한 사람이다. 동료 병사들이 소련군의 소총에 대해서 불평하는 말을 듣고 AK -47 자동 소총을 개발한 사람이다. 정확한 통계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진품과 짝퉁을 합쳐서 지금까지 대략 1억정 정도가 생산됐다고 한다. 각국의 정부군으로부터 테러주의자, 게릴라, 마약상들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공격용 자동 소총으로 현재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심지어 국기에 이 총 모양을 넣어 쓰는 나라도 있다. 칼라쉬니코프 본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기가 만든 총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무기로 쓰인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한다고 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밖으로 알려진 사실과 진실은 좀 다를 수도 있다. 이 AK 소총과 칼라시니코프를 두고서도 여러 가지 논쟁거리가 많다. ▲ 무기개발연구소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의 칼라시니코프 첫째는 본인이 여러 번에 걸쳐서 총기의 개발과정
▲ 권혁성 논설위원 엊그제는 미국의 현충일(Memorial Day)이었다. 미국의 남북전쟁(The Civil War)에서 전사한 남북 병사들의 묘지를 단장하던 ‘Decoration Day’에서 유래돼 지금은 모든 전몰 병사들을 기리는 국가 공휴일로 확대 되었다. 건국 이후 25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역사 동안 독립 전쟁에서 부터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인지라 벌써 100만 명이 넘는 전사자들을 해마다 기리는 날이다.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로 지정되어 날짜가 조금씩 바뀌는데 이유는 역시 미국답게 3일간의 연휴를 즐기기 위함이다. 계절적으로는 9월 초의 노동절까지 3개월간 이어지는 긴 여름 휴가철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도 하다.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의 얼바인 시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려 두 딸을 데리고 시청 앞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향했다. 매일 앞을 지나치면서도 몰랐던 사실은 현충일 행사장인 빌 바버 기념공원(Bill Barber Memorial Park)이 얼바인 출신으로 한국전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미해병 1사단 소속의 Bill Barber 소령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 권혁성 논설위원 미국의 역사는 곧 총의 역사다. 수정헌법 제2조에 근거한 무기소지의 권리는 연방 정부, 주정부적 차원에서 부터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포괄적이고 관대한 무기소지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물론 미국 대법원에서도 여러 차례 이와 관련된 법리적 해석을 내려왔다. 매번 선거 때마다 공화·민주 양당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몇 가지 단골 이슈들을 보자면 '큰 정부와 작은 정부' 같은 경제 논리부터 '동성애', '낙태' 같은 기독교적 전통 윤리관의 논점, '이민', '불법 체류자 문제' 같은 내부적, 사회 경제적 갈등의 문제와 더불어 '총기 규제'라는 비교적 덜 중요하게 보이는 문제까지 골고루 섞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미국 뉴스에는 거의 매일 크고 작은 총기 관련 사고 소식이 실리지만 구미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많은 민간인 소유의 총기를 보유한 나라답게 또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 온 나라답게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때가 많다. 총기 규제라고 해봐야 헌법적 권리인 개인의 총기소지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기에 민간인들의 군용 소총(Assault Rifle) 소지 금지나 연사가 가능한 탄창에 대한 규제 혹은 총기구입시 신
▲ 권혁성 논설위원 <선택의 길 중 하나> 미국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큰 두개의 명절이 있다. 바로 며칠 남지 않은 '추수 감사절(Thanksgiving)'과 크리스마스다. 송년과 신년맞이는 보통 친구들과 밖에서 즐기지만 이 두 특별한 날은 전통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보낸다. 영어에서 ‘감사하다’는 'Thank'라는 말은 ‘생각하다’라는 'Think'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생각해보니 고맙다'는 말이다. 즉, 감사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심지어 고마울 조건과 상황이 아닌 것처럼 보일 때도 우리의 의지로 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네 삶이 이런 선택과 해석의 연속이라면 부정적인 해석과 선택 보다는 긍정적인 해석의 관점에서 인생을 볼 일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과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것을 보는 눈을 바꿔야 할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신대륙에서 힘든 첫 해를 보내고 추수감사절을 지켰던 청교도들은 그저 살아 남은게 감사했던 것이다. 풍요로운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그다지 특별하게 좋은 것도 없었겠지만 그들에게는 그 빈곤마
▲ 권혁성 관장/ 제이누리 논설위원 미국에는 자동차가 많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3억대 가량으로 추산하는데 미국 인구가 3억2500만 정도니까 갓난아기까지 거의 차 한 대씩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뉴욕같이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는 지하철 같은 대중 교통수단이 일찍 발달했지만 이 곳 캘리포니아처럼 비교적 넓은 지역에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곳에는 차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을 겪어야하기 때문에 다들 운전을 일찍 배우고 자동차 문화에 최적화된 다양한 생활양식이 발달해 있다. 캘리포니아의 차량 숫자가 약 2천400만대라고 하니까 미국 전체 자동차중에서 약 10% 가량이 여기에 몰려있다. 구 소련과의 냉전을 겪으면서 국토방위의 개념으로 미국의 동서 남북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닦았는데 소련이 본토를 침공했을 때 군수물자를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도 '주간(州間) 고속도로 (Interstate Freeway)' 의 심벌로 방패모양을 쓴다. 하기야 흐루시쵸프가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미국의 사통팔달한 도로망을 제일 부러워 했다는 말도 있는데 어쩌면 이 막강한 도로들 때문에 미-소 냉전시대에 불필요한 전쟁이 억제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 권혁성 관장/ 제이누리 논설위원 이제 여기 남가주도 본격적인 여름이다. 한국같이 습기 많은 여름은 아니지만 반사막 기후 특유의 오후 햇살은 무서우리 만치 강렬하다. 내가 일하는 뉴포트 비치(Newport Beach)와 예술타운으로 유명한 이웃 라구나 비치(Laguna Beach)는 매해 여름마다 미국 각지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조용하던 동네의 큰 길 1번 도로(Pacific Coast Highway)는 하루 종일 차로 막힌다. 미국인들 중에서도 일생의 소원이 캘리포니아로 휴가 한 번 오는 것이라는 이들이 많다보니 여러 해 모으고 아껴서 가족끼리 오는 사람들도 많고, 젊은 친구들은 그냥 여럿이 뭉쳐서 차 한대에 올라 타고 무작정 태평양의 푸르디 푸른 파도를 찾아 온다. 특히나 지리상으로 여기와 가깝지만 바다가 없는 유타, 네바다, 애리조나주 사람들이 많이 온다. 그런데 그런 타지(쉽게 말하자면 시골) 사람들이 싫은 이 곳 사람들이 아예 애리조나 여름관광객들을 경멸해서 부르는 'Zonies 라는 말도 들어봤다. 미국에도 텃세가 있다. 이와 함께 오일달러를 들고 뜨거운 열사를 피해 중동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아주 많다. 보통은 이 곳에
▲ 권혁성 관장 간만에 안부 전해드립니다. 여기 남 캘리포니아는 봄날 같지 않게 어제 오늘 가랑비가 간간이 흩날립니다. 이러다가 또 한여름같이 더워지곤 해서 감기환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원래는 6월 부터 한 달 가량 계속 되는 June Gloom(오전에 흐리고 오후에 개는 남가주의 특이한 기후 현상)이 벌써 시작된 것 같기도 합니다. 처음 여기 와서 신기했던 것이 한국과는 다르게 비가 오는 겨울에는 풀이 새파랗게 돋아나는데 햇볕이 따가운 여름에는 잔디가 다 누렇게 말라 죽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산불도 나무와 풀이 잔뜩 마른 늦여름에 자주 일어납니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이치가 계절과 어긋난 듯해 보이지만 캘리포니아 해안지역의 반사막 (semi-desert) 기후에 절묘하게 적응한 생명의 신비가 느껴집니다. 돌봐 주는 사람 없이 수십만 년을 저렇게 잘 살아왔을 풀과 나무를 보면서 오히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비춰 보게 됩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국립공원 어느 학회에 참가 했던 저명한 인류학자에게 누가 질문을 했습니다. "어느 특정 문명의 존재 유무를 살펴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첫 번째 단서가 무엇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