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및 시신 훼손.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의 변호인단이 일제히 사임계를 제출했다.

언론 보도로 변호인단 구성이 알려지면서 '부유한 고유정의 호화 변호인단'이라는 날선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고유정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 5명은 이날 사임계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과 아무 상관이 없으면서도 (우리와) 같은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비난을 받고 있는 다른 변호사들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사임계를 제출하고 이 사건에서 온전히 손을 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고 싶었다"면서 "누구보다 가까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큰 부담을 무릅쓰고 진실의 문 앞에 어렵게 섰었다"고 고유정의 변호를 맡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미처 수사기록을 들춰보기도 전에 ‘강력한 변호인단’ 등의 기사로 세간의 부정적인 관심이 집중돼 버렸다"면서 "이제 고유정이 국가가 선정할 변호사에게 이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얼마나 털어놓을지 알 수 없게 됐다. 진실 발견의 책임은 오롯이 법원의 몫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럴지라도 진실의 발견과 진정어린 참회, 그리고 유가족을 향한 진실한 위로가 이행되기를 희망해 본다"고 말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고유정은 서울에 사무소를 둔 법무법인 금성과 법률사무소 율현에서 변호인 5명을 선임해 오는 15일 열리는 공판준비기일 등 재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선임된 변호인 중에는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변호사와 형사소송법 관련 논문을 다수 작성한 판사출신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금성 측은 지난 4일 고유정 사건을 맡게 된 제주지법 제2형사부에 열람 및 복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소장과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재판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지면서 '고유정의 호화 변호인단'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변호인단 신상까지 일부 공개되자 5명의 변호인단은 5일 '고유정 사건에서 손 떼겠다'며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고유정은 새로 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 만약 선임하지 못하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게 된다.

고유정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15일 오전 10시30분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