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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이순신 여행 (13)] 바다 깊숙이 별이 졌네 ... 태양이 저물 듯 영웅도 저물다
장정호 교육다움 부사장  |  passwing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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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4  13: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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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발발 후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던 이순신은 마지막 전투에서 서거했다. [사진=연합뉴스]

왜군은 남해안의 한복판인 순천에서 오른쪽 끝인 울산까지 줄줄이 왜성을 지었습니다. 이러한 왜성의 흔적은 아직도 남해안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순천왜성이 가장 유명합니다. 고금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선 수군 때문에 남해바다 서쪽에는 왜군이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동쪽은 여전히 왜군의 영향권이었습니다. 그래서 왜군은 남해 섬들의 윗길과 아랫길로 퇴군하려고 했습니다.

노량해전은 1598년 음력 11월 19일, 양력으로는 12월 16일이었습니다. 왜군은 겨울이 다가올수록 고향 생각이 간절해졌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조선의 겨울은 일본의 겨울보다 훨씬 혹독하기 때문입니다. 왜군은 관음포만 벗어나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 수군은 7년 동안이나 백성을 유린한 왜군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놔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섬멸돼야 했습니다. 임진왜란이 있었고 또다시 정유재란이 있었으니, 그들이 무사히 돌아간다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새벽에 벌어진 전투 도중, 한 무리의 왜군 선단이 관음포로 들어와 포위됐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발악을 했습니다. 이순신은 저 원수들을 절대로 살려보내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 순간, 한 발의 총알이 그의 뜨거운 심장을 관통했습니다.

전방에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戰方急愼勿言我死

이순신이 남긴 이 말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임진왜란의 발발과 함께 떠오른 이순신이라는 큰 별은, 임진왜란이 끝나는 순간 차가운 바다 깊숙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던 이순신이 하필이면 마지막 전투에서 숨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애석한 마음에 이런저런 해석과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순신의 죽음에 대한 논란은 조선시대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첨망대에 서서 관음포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런 분분한 생각보다 경건한 마음이 앞서게 됩니다. 옷깃을 여미듯이 숙연한 마음을 갈무리하게 됩니다. 이충무공이 있었기에 제가 한국인으로 살 수 있고, 한국어로 말하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분이 없었다면 저의 존재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처럼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도, 당신의 업적을 공부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희생을 늘 되새기며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여행할 때마다 당신의 숨결을 느낍니다. 그래서 남해 바다는 더욱 더 장엄하게 다가옵니다.

하루가 저물 듯 전쟁도 저무는데 태양이 저물 듯 영웅도 저무셨다. [본사 제휴 The Scoop=장정호 교육다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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