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370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개회사에 이어 폐회사를 통해서도 경제성장 일변도의 개발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를 직접 겨냥, 최근 국제적 논란으로까지 번졌던 쓰레기 문제에 대해 “1차적 책임은 정책결정자에게 우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22일 오후 2시 열린 제3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폐회사를 통해 “제주의 경제성장 속에서 외면해버린 공익적 가치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운을 뗐다.

김 의장은 “우리가 성장에 빠져 있는 동안 외면했던 중요한 진실들이 민낯을 드리우고 있다”며 “처리능력을 초과한 쓰레기는 우리가 가진 경제적 성장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청정제주라 자랑했던 제주가치는 육지에서, 필리핀에서 비난의 화살이 돼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차마 지금의 현실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두려운 상황”이라며 “그 동안 너무나 당연시했던 자연은 위기가 돼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다. 지혜롭지 못한 개발정책이 우리 스스로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지금과 같은 개발정책을 지속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제주의 자연환경은 사진 속 추억으로만 남을 것이다. 제주는 청정환경이 자산이며 최대의 가치다. 더 이상 이 가치를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번 쓰레기 사태는 그 동안 도정을 비롯한 수많은 위정자들이 외면한 제주의 현실”이라며 “수년이 지난 쓰레기들이 야적돼 있는 현실과 심각한 오염을 보이고 있는 하수처리장 인근 바다, 지하수 오염, 악취와 미세먼지의 대기오염을 이제는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경제성장을 위해 포기하거나 밀쳐둘 수 있는 후순위가 아니다”며 “오늘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직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 푸르고 상처받지 않은 환경이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을 중심으로 모든 정책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형 개발사업자 중심으로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연결시키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어 “원희룡 지사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쓰레기 문제의 1차적 책임은 정책결정자에게 우선 있는 것”이라며 “쓰레기 및 다양한 환경문제의 발생 원인과 과정을 검토, 불합리해진 현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제37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서도 “오름과 한라산, 해안이 대도시처럼 개발된다면 제주의 자연가치가 잘 간직되리라 생각하는가”라며 제주의 환경가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