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고용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급가족종사자와 자영업자수가 늘어나면서 이 점이 일자리 환경 악화를 방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은 최근 발표한 ‘2019년 제주도 일자리정책 예산분석’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 예산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고용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취업이 곤란한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0월 기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제주도의 고용률은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70.2%였던 고용률이 올 10월에는 68.3%로 1.9%p가 떨어진 것이다. 17개 시도 중 고용률 하락폭 2위를 기록한 서울시보다 0.9%p가 높은 수치다.
반면 실업률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8%였던 실업률은 올 10월 2.7%를 기록하면서 0.9%p가 늘어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3위의 기록이다.
정책연구실은 “이와 같은 취업여건 악화로 제주도의 취업자수증가율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연구실은 “10월 중 전 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비 0.3% 증가로 2013~17년 중 연평균 증가율인 4.9%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며 “이것도 계절적 요인이 강한 농림어업 부문의 취업자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농림어업부문을 제외한 비농림어업부문의 취업자 수는 오히려 2.8%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정책연구실은 제주도내의 일자리 질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자 및 전문가 등의 이른바 ‘고급일자리’가 줄어들고 비임금일자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책연구실은 “고급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관리자･전문가 등의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비 7.9% 가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비임금 근로자는 11.8%가 늘었다. 이중 특히 무급가족종사자는 40.2%가 늘고 자영업자는 6.8%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책연구실은 이어 “무급가족종사자와 자영업자수가 늘었다는 것은 일자리 환경 악화로 수입원이 있는 일자리 찾기가 그만큼 곤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의 일자리 여건 악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정책연구실은 “제주지역에서 고용비중이 가장 높은 관광관련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 부문에서 고용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10월 중 서비스업종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비 2.2% 줄어들고 건설업취업자수도 9.2% 줄어들었음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 도･소매 음식숙박업 취업자수도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호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은 “경기침체와 맞물려 제주지역의 고용환경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역 산업의 근본적인 개선 등 제주도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