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여자아이의 엄마 장모(33.여)씨의 사인이 딸과 마찬가지로 ‘익사’로 추정됐다. 사망 추정시간도 일치했다. 엄마 장씨의 극단적 선택으로 모녀가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부검의 강현욱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오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부검실에서 지난 7일 오후 제주항 7번부두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부검결과 장씨의 시신에서는 외상 흔적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강 교수는 “폭행이나 구타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며 “딸보다 부패가 훨씬 많이 진행이 됐지만 익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 폐에서 전형적인 익사 소견이 나왔다”며 “생존 중에 물속에서 호흡을 했고 물을 흡입해서 숨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사망시점은 딸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행적이 파악된 시점인 지난 2일로 파악했다. 강 교수는 “시신의 부패 정도로 봐서는 사망한 이후 5일 정도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며 “플랑크톤 검사도 추가 의뢰할 계획이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일산화탄소 검출 여부도 검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장씨는 딸 장모(3)양과 함께 지난달 31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에 들어왔다.
장씨 모녀가 제주에 들어온지 하루가 지나 파주에서는 장양의 외할아버지가 “아이 엄마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딸을 데리고 사라졌다”며 파주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파주서는 제주서부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고 제주서부서는 장씨 모녀에 대한 수배정보를 도내 모든 경찰서에 공유하고 장씨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4일 오후 6시36분께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에서 장양의 시신이 발견됐다.
장양의 시신이 해안가에서 발견됨에 따라 제주경찰과 해경의 공조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또 제주경찰은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장씨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모녀는 지난 31일 밤 제주공항에 도착, 이후 삼도동 인근의 한 모텔에서 이틀을 지냈다.
그 과정에서 장씨는 인근 마트에서 우유와 컵라면, 번개탄, 부탄가스 등을 구입했고 후에 숙소 욕실에서 번개탄을 태운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때문에 장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장씨가 숙소를 떠난 것은 2일 새벽이었다. 새벽 2시31분에 캐리어를 숙소에 둔 채 택시를 타고 용담동 해안가로 향했다. 이후 장씨는 딸과 함께 바다로 내려갔고 딸 장양은 그로부터 이틀 뒤, 장씨는 5일 뒤 싸늘한 주검으로 각각 애월읍 해안가와 제주항에서 발견됐다.
이후 장양과 장씨에 대한 부검결과 사망시점이 일치한다는 점과 모녀 모두 익사로 추정된다는 점으로 인해 장씨가 딸 장양을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검 직후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는 “부검 결과와 제주 입도 후 모녀의 행적을 토대로 실족사인지, 자실인지, 범죄 연관성은 있는지 등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