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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이야기(24) 체감 온도와 저체온증, 그리고 동상

 

날씨를 만드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바람이다. 바람은 공기의 흐름으로 만져지지도 보이지도 않기에 그 존재가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날씨 변화는 공기의 흐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옛날에 중국이나 이집트 사람들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알기 위해 바람개비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세종대왕 때 ‘풍기죽’이라 불린 풍향계를 ‘풍기대’에 꽃아 깃발이 날리는 방향으로 풍향을 관측했다는 기록도 있다.

 

바람이 불 때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을 우리는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을 이용한 온도 지수가 바로 체감온도다.

 

캐나다 환경국에 따르면 겨울철에 야외 훈련이나 운동을 할 때 체감온도에 따라 인체가 받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체감온도가 영하 9℃에서 16℃까지는 노출된 피부가 냉각되며, 영하 17℃에서 영하 23℃까지는 동상이 증대된다. 영하 24℃에서 32℃사이에서는 단 시간 내에 노출 피부가 동상에 걸린다. 영하 32℃미만인 경우에는 극히 위험하므로 야외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기온이 낮지 않더라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더욱 두툼한 옷을 챙기는 것이 삶의 지혜다.

 

겨울철에 체감온도 못지않게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저체온증이다. 차가워진 날씨에서 밖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에 빠질 확률이 높다. 저체온증은 장시간 몸이 추위에 노출됨으로 발생한다.

 

예전에는 체온이 29℃이하로 내려가면 의식 불명 상태, 26℃이하로 내려가면 심장이 손상되고 뇌에 의한 호흡 조절이 이뤄지지 않아 사망한다고 했다.

 

그런데 연구에 의하면 최근 젊은 사람들은 추위에 대한 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져 체온이 30℃로 내려가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니 미리 주의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야외 작업 시에는 충분한 방한복을 입어야 하고, 오랫동안 작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옷이 물에 젖었을 경우 마른 경우보다 20배 이상 체온 저하를 가져오므로 빨리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체감온도와 저체온증 못지 않게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동상이다. 어렸을 때 겨울만 되면 매일 밖에서 뛰어 놀다 보니 손과 발은 항상 동상에 걸려 있었다. 어른들은 동상 걸린 손의 얼음은 얼음물로 빼내야 한다며 얼음물에 손을 담그게 했다.

 

의학적으로 동상은 추위로 인해 혈관기능이 침해되어 피부세포가 질식 상태에 빠지는 질병이다. 동상은 상태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된다. 피부가 확장되어 붉은빛을 띠게 되는 홍반성동상을 1도 동상이라고 하며, 피부가 더욱 냉각되어 파란색으로 변하면서 붓는 단계를 2도 동상인 수포성동상이라고 한다. 3도 동상은 피부가 밀랍처럼 희어져 만져보면 차갑고 감각이 전혀 없는 상태로 괴사성동상이라고 불린다.

 

동상은 겨울철 군 작전이나 훈련에서는 물론, 전쟁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 한국전쟁 중의 장전호 전투는 추위와 동상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를 말해준다.

 

미 해병 1사단이 장진호 부근에 진출할 때인 1950년 11월 하순경에는 만주로부터 불어오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바람으로 혹한이 계속됐다. 낮 기온은 영하 20~25℃ 정도였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더 급격히 내려가 새벽 4시경에는 영하 28~45℃까지 내려갔다. 고무로 만든 군화는 땀이 많이 차서 가만히 있으면 곧 얼어붙었다.

 

미 해병 1사단은 이 당시의 전투에서 동상으로 인한 인명 손실이 7313명으로 전투 중 사망한 병력보다 더 많았으며, 미군과 맞서 싸웠던 중공군 9병단에서는 동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5만1000명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그만큼 동상의 위력은 엄청난 것이다.

 

그런데 이때 장진호 동쪽에서 싸웠던 미 7사단 장병들은 동상으로 인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부대 지휘관인 7사단장이 병사들에게 마른 양말을 자주 갈아 신게 하고 발을 계속 움직여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혜로운 지휘관을 만난 병사들의 행운이라고 할 것이다.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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