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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제주] 정세호 민속자연사박물관장 "제주 가치 높이겠다"

 

1987년 대학 문을 나왔다. 제주대 생물교육과다. 곧바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발을 들였다. 볼품없었다. 나무 한 그루도 없는 휑한 벌판에 건물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그 박물관에서 청춘을 보냈다. 30년이 흘렀다. 3년씩 두 번 6년간 한라산 연구소로 외도 아닌 외도를 했지만 친정은 그 박물관이다.

 

지방별정 6급으로 박물관에 발을 들여 1996년 5급으로 승진, 동물과장·자연사과장 등으로 재직했다. 공부도 계속했다. ‘제주도의 곤충’을 펴낸 이학박사다.

 

전국 첫 개방형 공모과정을 거쳐 지난 6일 취임한 정세호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

 

“처음 이 박물관에 왔을 때부터 관장 자리를 꿈꿨습니다. 남자가 한번 시작을 했으면 책임자까지 올라 봐야지 않겠어요.”

 

그의 말처럼 정 관장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에서 그 직장의 수장이 됐다.

 

“막상 이 자리에 와보니 지금까지 이 자리를 거쳐간 많은 선배들이 떠오르더군요. 그들이 거쳐 간 이 자리가 새삼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많이 들구요.”

 

하지만 걱정도 잠시다. 앞으로가 더 고민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작은 돌멩이가 호수에 큰 물결을 만들듯이 변화를 이뤄나가려 합니다.” 그의 포부다.

 

그리고 그는 그 로드맵을 펼쳐놓았다. 큰 축은 ‘어떻게 하면 박물관을 통해 제주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와 ‘어떻게 하면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더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가’다.

 

 

먼저 박물관의 위상과 제주의 가치 전달이다. 20여년 전인 1996년엔 박물관 연구팀 당 연구관이 9명씩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개 팀에 고작 6명이다. 6명이 있다. 인원이 줄고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도청에서 행정개편을 해나가는데 박물관에 대해 잘 알리지 못한 탓이 컸다.

 

박물관은 그저 오래된 것을 가져다 놓고 전시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결과였다.

 

“박물관은 그저 옛것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가치를 찾고 미래를 내다보는 곳입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만들겠다는 것 역시 그의 과제다.

 

박물관 자체 특별전을 도외로 가지고 나가겠다는 것. 이미 대전국립과학관, 울산 대곡박물관, 서천 생물자원관과 협의가 됐다. ‘제주의 향기’라는 주제로 제주를 알리는 전시회와 체험 운영장 운영도 계획이다.

 

“제주가 가진 보물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박물관에는 제주도 지정 보물이 9점이 있다. 모두 분산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들은 그저 어리둥절이다. 내년에 보물관을 따로 만들 생각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제주보물 메카’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을 박물관 조성도 또다른 그의 계획이다. 마을의 자료가 넘치는, 마을 스토리가 콘텐츠로 등장하는 공간이다. “마을경제와 연결되는 도입부가 될 것”이란 소리다.

 

물론 박물관을 찾는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동시에 추진할 사항이다. 장애인을 위한 진입로 경사로 공사, 엘리베이터 설치, 시청각실 보수를 통한 쾌적한 환경 구축 등이 우선이다. 시설의 현대화 역시 물론이다.

 

 

1987년 등장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이제 서른의 나이다. 지금껏 방문자수만도 3270만명이다. ‘탐라국 신화의 본당 삼성혈을 낀 곳이 민속자연사박물관이다. ’제주도 문화 1번지‘의 가능성은 이미 갖추고 있는 상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2년이다. 그의 임기다.

 

“2년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다. 이 자리에서 밝힌 계획들을 모두 이룰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뒤를 이을 후배들이 이 일을 이어받아 할 수 있게 토대를 만들어 놓겠다.”

 

그는 마지막으로 관장으로서 자신의 모토를 전했다.

 

“직원이나 관장이나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건 결국 함께 한다는 것이다. 서로 함께 하며 칭찬하고 웃어줄 때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또 그렇게 될 때 박물관에 몸을 담았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화예술인으로서 긍지를 갖는 일이다. ”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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