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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룡의 '담담(談談)클리닉'(34) 감정에 미치는 영향 ... 양쪽 전전두엽

 

모든 행동은 뇌 활동의 생성물이다.우리가 느끼는 감정 또한 그러하다. 뇌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뇌는 왼쪽 오른쪽 짝을 이룬 반구로 구성됐다. 오래 전부터 각 반구의 기능차이를 알아내려는 노력이 있었고 많은 부분이 밝혀졌다. 같은 구성체(예를 들어 편도체)라 하더라도 좌우 위치에 따른 차이도 알아내고 있다.

 

가령 뇌과학자 한나 모니어(『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문예출판사)는 왼쪽 편도체가 오른쪽 것보다 더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우뇌 편도체는 주로 공포나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지만, 좌뇌 편도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도 우리가 기쁜 소식을 처리할 때 우뇌보다 좌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새로운 상황을 평가할 때 비판적 반론의 대다수는 우뇌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M씨는 뇌졸중이 있었다. 퇴원하여 많이 좋아졌지만 오른쪽 하지 마비는 호전이 조금 더디다. 우울해 보인다. 부인에 따르면 M씨는 대화 도중에 급작스레 울음을 터트리는 일이 자주 있다. 상실감이나 자기 연민으로 운다고 보기엔 좀 이상해 보인다고 말한다. 당시 대화 분위기나 정황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뇌졸중 이후에 많은 환자들은 우울병 증상을 보인다. 뇌졸중후우울병(post-stroke depression)이란 진단명이 있다. 뇌졸중후 기능장애에 따르는 상실감이 오죽 크겠는가. 나이가 많고 언어, 운동 등 기능장애가 심할수록 뇌졸중후우울병은 더 많을 것이란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뇌졸중 부위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와 별개로 M씨의 폭발적이고 부적절한 울음은 뇌졸중의 해부학적 위치와 연관 돼있지 않을까. 현재 신경 증상에 비춰 M씨는 왼쪽 전전두엽 피질(Left prefrontal cortex)도 손상 됐을 가능성이 높다. 왼쪽과 오른쪽 전전두엽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은 보완적이다.

 

 

왼쪽 전전두엽 피질만 놓고 생각해 보자. 왼쪽 전전두엽 피질은 기분을 고양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왼쪽 전전두엽 피질에 간질 초점(뇌의 전기 자극이라고 볼 수 있다)이 있는 경우엔 웃음 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fMRI(기능성 뇌자기공명영상) 관찰에서 사람이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동안 왼쪽 전전두엽 피질의 뇌혈류량이 떨어진다고 보고됐다

 

 

M씨는 기분을 고양시키는 왼쪽 전전두엽 피질이 손상당하고 오른쪽 전전두엽 피질은 정상적으로 작동하

는 상황이다, 우울병이 더 심하고 때론 통제할 수 없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할 것이다.

 

표현이 좀 거시기하다만 이때 울음은 ‘정신적’이라기보다 ‘신경적’으로 느껴진다. '영혼의 소리'라기보다는 '생물학적 행동'으로 보인다. 부인도 그래서 M씨가 대화 분위기나 정황과 어울리지 않은 울음을 터뜨린다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M씨의 우울한 감정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이범룡은?
=제주 출생.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2002년 고향으로 돌아와 신경정신과 병원의 문을 열었다. 면담이 어떤 사람과의 소통이라면,  글쓰기는 세상과의 소통이다. 그 또한 치유의 힌트가 된다고 믿고 있다. 현재 서귀포시 <밝은정신과>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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