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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고려판 4·3사건 '목호의 난' 조명한 이성준의 역사소설 '탐라, 노을에 지다'

우리가 배운 교과서의 역사는 중앙의 역사다. 지방을 대상화하고 지배하는 중심으로서의 중앙사인 것이다.

 

중앙의 역사가 아닌 변두리 역사로 남아있는 탐라의 역사를 재조명한 책이 나왔다.

 

이성준의 '탐라, 노을 속에 지다1·2'.

 

중앙사와 국사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해버렸거나, 의미 없다고 지워버린, 기록되지 못한 지방의 역사다.

 

촌 것들, 탐라섬놈들의 피비린 역사의 편린들을 기어이 찾아내어 엉성하게나마 복원한 잊힌 전쟁 이야기.

 

이 책은 탐라민의 입장에서 '목호의 난'을 바라본다. 승자인 고려의 시선, 중앙의 기록에서 본다면 목호의 난은 탐라섬의 목호들과 탐라민들이 일으킨 반란이다.

 

작가는 이러한 기록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고려가 명나라에 바치기 위해 말을 무리하게 징발하려고 하자,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려는 탐라민들의 항쟁으로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더 나아가, 출정군이 몽고.탐라연합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탐라민들이 희생당한 고려의 4․3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까지 발전한다.

 

주인공인 다루가치 석질리를 중심으로 목호 세력의 수뇌부와 탐라민들이 어떻게 협력하여 고려 출정군에 대항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출정군이 들어왔던 명월포를 시작으로 어름비, 검은데기오름, 새별오름, 굴메오름 등 실제 전투가 일어났던 지역과 탐라군의 동선 장수들의 행적을 그대로 재현해내 사실성을 담았다.

 

주인공과 고려 출정군 최영 총사령관 간의 팽팽한 대립을 보여준다. 서로의 수를 읽고 작전을 세우는 과정과 전장에 대한 묘사가 흥미진진하다.

 

일점탄환의 섬, 탐라. 탐라의 바다는 언제나 주변의 강대국들 세계제국들과의 원하지 않았던 인연으로 인해 도전과 응전의 역사가 요동치는 역사의 난바다였다.

 

바람 타는 섬 탐라의 몽골지배기 100여 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소위 '목호의 난'은 제주의 아나키즘적 역사의 기원이 되는 매우 중차대한 전투였다. 기존의 사사기록만으로는 온전하지 않은 수수께끼의 역사이기도 하다.

 

여전히 그 실체가 베일에 가려진 탐라의 역사. 그 역사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저자 이성준은 제주 조천에서 태어났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후 본격적인 습작을 시작했다. 20년 동안의 교편을 접고 가족과 떨어져 고향 제주로 내려온 것은 어머니의 지난한 삶을 형상화하고자 해서다. 어머니의 삶을 그린 '해녀일기'는 탈고 중이다.

 

'억새의 노래', '못난 아비의 노래', '나를 위한 연가', '발길 머무는 곳 거기가 세상이고 하늘이거니', '설문대할마님, 어떵 옵데가?', '달의 시간을 찾아서'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

 

도서출판 각, 값 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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