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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 마을 이름 이주민 카페서 특허등록 논란 ... 주민 "박힌 돌을 빼내?"

 

제주의 고요한 마을이 때아닌 분쟁에 휩싸였다. 외지 인구가 최근 급증, 마을이 다시 활력을 찾는 와중에 벌어진 논란이다.

 

분쟁의 초점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마을이름과 마을의 대표경관. '명칭소유권'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마을주민들이 최근 법적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마을의 대표경관으로 자리잡은 연화못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K(47)씨가 이 마을 이름 ‘더럭’과 연못인 ‘연화못’을 상표등록했기 때문이다.

 

'더럭'은 상.하가리 2개 마을을 아우르는 600~700년 전 설촌 이래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마을을 대표하는 고유명칭이다. 한자로 음차한 ‘가락(加樂)’이란 명칭을 쓰면서 가로지르는 국도를 경계로 상가리와 하가리 2개 마을로 나뉘었다. 

 

탐라순력도와 제주향토문화사전, 북제주군지명 통감, 제주애월읍명감 등 고서와 향토연구지에 600~700년 전부터 하가와 상가리의 고유 지명으로 쓰였다.

 

 

14일 하가리 주민들에 따르면 연화못 인근에 위치한 카페 사장 K 씨가 ▲더럭 ▲연화못 ▲연화지 ▲프롬더럭 ▲from더럭 등 5개 명칭을 특허 상표 등록했다.

 

이 업주는 또 ▲from더럭 연화못카페 ▲ from더럭연화못분교 ▲연화못분교 from더럭 ▲연화못분교 4개 명칭 역시 특허 공고를 냈다.

 

자연 역사적 연유를 간직한 마을로선 발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촌 역사도 물론이거니와 최근엔 교실 외벽을 무지갯빛으로 색칠해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을의 초등학교 이름까지 도용 당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70년 전 설립, 지금은 분교신세지만 더럭분교 역시 개교 당시부터 '더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또한 하가리 연화못(지)은 1702년(숙종 28년) 때 그려진 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보물 제652-6호)에도 표기되는 등 마을의 오랜 상징이기도 하다. 수려한 정자와 화려하게 피는 연꽃잎 덕택에 이 마을 대표 경관으로 자리잡았다.

 

이 더럭과 연화못(지)를 K씨가 자신의 카페 이름으로 쓰고자 무려 9개 명칭을 상표 등록하거나 공고, 급기야 마을 주민들의 분노를 산 것이다.

 

주민들은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라며 “더럭은 조상들이 지어준 이름으로 앞으로 대책위를 구성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현재 이 카페 앞에 마을이름 등록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19일 이 카페 앞에서 항의 집회에 나설 방침이다.

 

장봉길 애월읍 하가리장은 “인구 유입 정책으로 외지인에게 편의를 제공했더니 오히려 뒤통수를 맞았다"며 "변리사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 이름을 개인이 특허 상표 등록한 것 자체가 충격"이라며 "외지인에게 결코 마을 이름을 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동네에 살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설가나 예술가라고 하는 사람에게 집을 빌려 주었더니 집은 엉망으로 만들고 관리조차 하지 않아 이들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최근 동네에서 집을 지어 외지인들에게 임차하고 있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4가구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카페 주인 K씨는 이와 관련 "운영하는 카페와 유사한 상표 출원을 막기 위해 상표등록을 했다"며 "마을이 원하면 '프롬더럭'을 제외한 나머지 상표들은 모두 마을에 무상으로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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