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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의 세상훑기(47) ... 국민이 행복한 나라 부탄

 

최근 인도영화 ‘런치박스’를 봤다. 이 영화를 통해 국민 대부분이 행복한 나라, 부탄을 처음 알았다. 며칠 후 TV에서 또 부탄을 만났다.

 

한국에 유학한 부탄 청년이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란 걸 얘기했다. 생소한 단어로 인도영화에도 등장했다.

 

여주인공은 매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잘못 배달되는 런치박스(도시락)에 편지를 넣는다. 어느 날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남편이 외도를 해요. 따지려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한군데 있긴 해요. 딸이 학교서 배웠다는데 부탄에선 총생산지수가 아니라 총행복지수로 따진데요. 여기(인도)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터넷에 부탄을 검색하니 많은 내용이 떴다.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있는 나라, 티베트·인도와 접한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75만명 밖에 안 되는 왕국이다. 1972년 당시 국왕이 국정 목표를 국민 행복으로 삼았다. 국민총생산(GNP)이 아닌 국민총행복(GNH) 추구를 천명한 것이다.

 

2008년 국민행복을 위한 국가 정책 4대 기본 틀을 정했다. 첫째, 평등한 사회경제발전. 둘째, 전통가치의 보존. 셋째 자연환경 보존. 넷째 올바른 정부조직. 국민 모두가 좋은 자연, 정치 환경 속에서 골고루 잘 살자는 것이다. 인구가 적고, 산지 국가로 산업발전을 이룰 수 없는 곳이니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부러운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국민총행복지수를 개발했다. 9개 영역, 33개 지표로 구성돼 있다. 9개 영역 중 심리적 웰빙, 시간 사용, 공동체 활력이 눈에 띈다.

 

심리적 웰빙은 스트레스·질투·좌절과 같은 부정적 감정, 관대함·동정심·평정심 등과 같은 긍정적 감성, 명상·기도같은 영적 활동 등을 측정한다. 시간 사용은 돈을 벌기 위한 노동 외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를 중시한다. 자기계발, 학습, 종교 활동, 운동, 여가활동, 여행 등이 행복지수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공동체 활력은 상호신뢰도, 봉사, 참여도 등으로 평가한다.

 

TV에 출연한 부탄 유학생 린체 다와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500달러 밖에 안 되지만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탄은 5년마다 행복도 조사를 하는데 매번 90% 이상이 행복하다고 답한다.

 

부탄엔 교통신호등이 없다. 경찰의 수신호로도 충분하다. 젊은 국왕은 가끔 논에 나와 농민들과 어울린다. 지난 1월 19일엔 갑자기 임시공휴일이 선포됐다. 첫눈이 왔다는 게 이유였다. 부탄 수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임시공휴일을 선포했다. 매일 쫓기듯 사는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작은 나라만이 갖는 작은 행복이다.

 

이들은 가난하지만 삶의 여유가 있다. 2014년 자선구호단체(CAF)가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기부지수에서 부탄이 11위를 차지했다. 외국 관광객 수를 제한한다. 환경 보호와 국민의 평온한 생활을 위해서다. 여행가이드를 따라 관광해야 한다. 세계 유일의 금연국가란 사실도 특이하다.

 

이 나라도 각종 사회 문제를 겪고 있다. 자살률이 뜻밖에 높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19명이 자살, 10만명 당 17.3명을 기록해 조사 대상 107개국 중 22위였다. 아무튼 ‘런치박스’ 여주인공 일라는 패물을 팔아 행복지수로 삶을 평가하는 부탄으로 떠난다. 부탄에선 1루피가 5루피의 가치가 있다면서.

 

☞조한필은?
=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스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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