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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일의 입춘맞이 ‘탐라국입춘굿놀이’ 사라질 위기
예산 2010년부터 줄어 들불축제의 1/20로…“차라리 퇴출시켜라”

 

‘탐라국입춘굿놀이’는 전국에서 매년 처음으로 열리는 축제다. 특히 입춘(立春)날 열리는 유일한 축제다. 하지만 그러한 축제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제주시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제주민예총)는 다음 달 3~4일 ‘2012 임진년(壬辰年) 탐라국입춘굿놀이’를 개최한다.

 

탐라국입춘굿놀이는 고대 탐라왕 시대 유습이 조선시대에 와서 목사가 도내 심방을 모아 벌이는 거리굿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는 고대의 나례(儺禮, 마귀와 사신을 내쫓는 의식)가 발전, 관민합동의 나희(儺戱, 역귀를 쫓는 춤에서 변화·발전된 민간 전통극)가 됐다. 풍농굿과 제주목 관의 문굿이 복합된 굿놀이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는 문화 말살정책으로 인해 전승이 단절됐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99년 복원돼 매년 입춘 절기에 굿판을 벌이는 입춘굿놀이가 열리고 있다. 제주시의 대표적인 도시형 축제가 된 것이다. 특히 전국에서는 매년 처음으로 펼쳐지는 축제다. 게다가 입춘에 열리는 전국 유일의 축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축제 예산이 2009년 이후 매년 줄고 있다.

 

2006년 5500만원에서 2007년 6000만원, 2008년 7000만원까지 올라갔다. 행사 규모도 커지면서 명실상부한 입춘을 맞이한 도심 축제로 입지를 굳혔다. 당시 육지부의 유명한 무형문화제가 축하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2010년이 되자 예산이 4200만원으로 갑자기 줄었다. 그 예산은 올해까지 그대로다. 정부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지방축제가 경쟁력이 없다며 통합 또는 예산의 중단·삭감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내 모든 축제들의 예산이 중단되거나 삭감됐다. 물론 경쟁력 없는 축제들은 예산 지원이 안 되면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매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리고, 입춘을 맞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축제까지 무더기 예산 삭감에 포함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입춘’절이 중국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으로 등제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입춘절은 올해야 겨우 99년이 됐다. 고대부터 내려왔던 우리의 입춘절에 비하면 역사나 전통에서도 발톱만큼도 안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입춘절 행사가 유일하게 제주에만 남아 있는다. 그런데도 무더기 예산삭감 대상 축제에 다른 축제와 같이 포함시켜 예산을 삭감해 문화제로 지정돼야 할 축제를 하나의 지역축제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을 포함한다면 3년간의 똑 같은 예산은 오히려 더 삭감된 격이다. 이제 그 명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행사를 복원하고 운영하는 제주민예총의 큰 고민이 됐다.

 

제주민예총 박경훈 지회장은 “입춘굿놀이는 한국에서 '입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일한 축제다. 다른 축제와 차원이 다르다”며 “문헌에 기록된 유일한 전통축제임에도 축제 하나쯤 없어진다는 식으로 축제정책이 이뤄진다면 차라리 안하느니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도민사회가 필요성을 느낄다면 키워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퇴출시켜라”라며 “도민사회가 다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 몸으로 때우라면 하겠지만, 예산이 수반되는 행사까지 어떻게 하겠냐”며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 지회장은 자성의 목소리도 내 뱉었다. “주변의 6개 전통시장과 같이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했어야 했다. 예산이 필요하지 않는 부분인 기획 등에서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며 “과거 농민 중심에서 현대에 맞게 상인 중심으로 진행하는 문제도 내부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2010년 전국적으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부득이하게 입춘굿놀이 예산도 삭감됐다”며 “하지만 매년 예산을 더 올려보지만 도에서 삭감된다”고 해명했다.

 

“다행히 도 우수축제로 지정돼 매년 1000만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며 “앞으로 도와 협의를 통해 예산을 높여 제주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입춘축제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들불축제의 경우 올해 예산은 8억400만원이다. 입춘굿놀이 예산에 20배 가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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