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제주에 살다] 포기하지 않는 농사꾼 김규영씨
농사로 성공하기 위해 고향 떠나…감귤 주산지에서 딸기 재배

1981년 제주 땅을 밟았다. 목적은 농사였다. 고향인 충청남도 논산에서는 농사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에 기후 조건이 좋은 제주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갖고 있는 돈도 다 날렸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결국 부농(富農)의 꿈을 이뤘다. 이제 또 다시 제2의 부농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농사꾼 김규영(64)씨. 그가 제주에 정착한지도 어느덧 32년이다. 인생의 반을 제주에서 보냈다.

 

김씨는 충남 논산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힘이 부쳤다. 돈도 쉽게 모으지 못했다. 농사꾼으로서 성공을 하고 싶었다. 제주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제주도가 기후가 좋았다. 그래서 고추농사를 지으며 돈을 벌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고추가 고가에 거래됐었다.”

 

하지만 그는 제주에서의 첫 농사부터 쓰라린 실패의 맛을 봐야 했다.

 

“첫 해 고추농사를 망쳤다. 토양이나 일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금조달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다. 3년 뒤에는 시설(하우스)재배를 했지만 제주의 바람 때문에 시설이 모두 망가졌다. 너무 약한 재질을 택했던 탓이다.”

 

그는 결국 갖고 있던 돈을 모두 날렸다. 제주의 강한 바람에 무너졌다. 시설재배를 통해 출하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갖고 온 돈도 모두 날렸다. 다시는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생각에 제주시로 올라갔다. 당시 화훼와 관상수를 하던 고향 사람을 찾아가 일을 도와주며 생활을 근근이 이어갔다.

 

그러던 중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바나나 수입이 정식으로 개방되면서 호황을 누리던 바나나 농가들이 모두 하우스 시설을 접어야 했다. 그는 그 하우스를 임대해 다시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가 제주 정착 11년만인 1992년이었다.

 

하우스 임대 첫 해에 다시 실패했던 고추농사를 지었다. 이번에는 성공까지는 아니었지만 할만 했다. 고추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방울토마토를 택했다.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고추 농사 1년 짓고 바로 작목을 전환해 방울토마토를 했다. 약 5년 동안 죽자 살자 일만 했다. 하우스를 떠날 생각은 꿈도 못 꿨다. 이후 더덕도 했다. 농사일이 점차 풀려 종자돈도 마련했다. 밭도 사고 하우스도 인수하게 됐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정착한 그는 이후 2008년에 제주의 대표작목인 감귤 농사에 손을 댔다. 남원읍 의귀리에서 한라봉·청견·세또미 등 만감류를 비롯해 여름철 출하하는 하우스 감귤도 했다. 그는 성공한 부농까지는 아니어도 농사를 통해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됐다.

 

하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제주에서는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딸기를 재배하는 것이다. 그것도 감귤주산지인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다.

 

하우스 일부의 감귤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그곳에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입식재배인 탓에 시설비가 많이 들었지만 곧 투자비를 회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딸기수확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귤은 처음 생각한 것보다 소득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딸기를 생각했다. 고향에서 딸기 재배를 많이 봐 오던 터라 딸기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육지의 딸기와 경쟁하면 될 것 같았다. 감귤은 완전 수입개방으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그래서 애지중지하던 감귤나무를 버린 것이다. 특히 남원읍은 새로운 작목 도입이 필요한 지역이었다."

 

그는 이제 감귤 주산지에서 또 다른 농업을 개척하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 딸기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해 현재까지 80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수확이 완료되는 5월까지 투자비의 50%는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은 2억 원이었다. 입식이어서 투자비가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제주는 육지보다 딸기 시세 20-30% 좋아 2-3년 뒤에는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사는 어떻게 짓느냐에 달렸지만 많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그는 생산면적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제주도농업기술원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5400㎡에서 3000㎡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의 노력으로 남원 지역에는 농한기가 없어질 정도다. 감귤을 따지 않는 시기는 12월부터 5월까지 수확 시기다. 일손 투입에도 문제는 없지만 일감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부업감이 된다.

 

그의 노력에 농업당국도 힘을 얻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김씨의 성공을 토대로 남원읍 지역에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농사는 환경 등 주변 여건보다는 농사 기술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 얼마큼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가 성공한 농업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