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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송당리, '여중생 성추행' 논란으로 시끌···40대 피의자 아내는 "억울하다"며 호소문 벽보, '모함한 이'로 지목된 이는 '명예훼손' 고소키로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아이 키우기 무서운 세상입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제주시 동쪽 끝 중산간지대에 있는 이 마을은 10여개의 기생화산(오름)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형 목장지대로 개발된 곳이어서 소·말 등의 축산업이 활발하다. 397가구 983명에 불과해 이웃끼리 가족처럼 지내며 정이 넘치는 동네였다.

 

하지만 요즘 이 마을에선 가족같은 정겨움이 사라졌다.

 

이달 21일 오전 11시. 마을에 들어서자 그런 기운이 역력하다. 한눈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한 농촌주택으로 찾아가자 마을사람들은 지난해 벌어진 한 사건을 놓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해 10월 초순 A(16)양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안 동네이웃 B(47)씨는 A양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할 이야기가 있으니 빨리 나와라. 나오지 않으면 너희 부모님께 너에 대해서 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저녁 8시께 문자를 본 A양은 두려움이 앞섰고 미심쩍은 나머지 답장을 하지 않았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안 B씨가 집으로 들어와 입맞춤을 요구하며 껴안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A양은 “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집에서 나가라고 했으나 B씨는 집요하게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A양은 이날 겪은 일로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불안과 초조가 밀려왔다. 고민을 하던 A양은 평소 '이모'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던 마을의 또다른 이웃 K모(34.여)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K씨는 “A양이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말에 너무 놀라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면서도 “미성년자에게 일어난 성추행 사건을 묻어둔다면 제2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 주위에 도움을 구했다”고 말했다.

 

결국 부모와 학교 담임교사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A양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의 어머니(51)는 "진정으로 뉘우치고 사과하면 용서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딸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고를 받은 세화파출소 경관은 이들을 제주시 한라병원 원스톱지원센터로 안내했다. 한라병원 원스톱지원센터에서는 A양이 받은 문자메시지와 강양의 진술자료를 동부경찰서에 넘겼고,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평온했던 시골마을을 뒤흔들었던 성추행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일이 흘러 B씨의 아내(51)가 발끈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와 인근 점포 2곳의 창에 호소문을 내건 것이다.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사건의 진위를 모르는 주민들에게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결국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다. 마을 민심마저도 흉흉해지기 시작했다.

 

호소문에서 B씨 아내는 “남편은 결백하다. 동네 사람들이 남편을 성범죄자로 모함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거짓말로 가정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특히 "남편을 모함했다"고 지적하며 몇몇 인물의 실명까지 거론, 진실이 밝혀지길 원했다.

 

피의자 B씨의 아들(24)도 “아버지는 고지식한 성품의 소유자이며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 일을 했을리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고 “마을 전체에 성범죄자가 사는 집이라면서 벌써 소문이 나 제대로 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면서 "아버지가 잘못한 일이 없는 만큼 공정한 법의 판결을 기다릴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모함을 한 인물로 지적된 인물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호소문에서 주요 인물로 지목된 P모(44)씨는 “잘못된 일을 해놓고 이를 반성하지 않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더 이상 성범죄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P씨는 자신을 모함한 이로 지목한 것에 격분, B씨의 아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로부터 피해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법률조력인으로 지정된 이연봉 변호사는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건이다. 최근 급증한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사법부가 B씨에 대해 적절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며 법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B씨를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불구속 입건, 재판에 회부한 상태다. 재판부의 심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재판과 별개로 송당마을은 이미 서로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어 쑥대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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