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힘 대표 "영화 본 게 죄냐" … 4·3 왜곡 논란에 사과 대신 정당화

  • 등록 2025.10.10 10: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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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전쟁2' 관람 강행 후 "역사는 입틀막 대상 아냐" … 유족·정치권 "책임 회피 언어"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제주 4·3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영화 '건국전쟁2' 관람 논란에 대해 "영화를 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역사 훼손"이라며 사과 대신 반박을 내놨다. 유족 단체와 정치권은 "책임을 회피하는 언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2'를 관람했다. 해당 영화는 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박진경 연대장을 '학살자'가 아닌 '희생적 군인'으로 묘사해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이다.

 

이에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4·3기념사업위원회는 다음날 공동 성명을 통해 "가해자를 미화하는 영화에 대한 감사 표시는 3만명의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역시 "역사를 짓밟고 제주도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그 발언에는 분명히 책임이 따른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역사는 검증의 대상이지 입틀막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희생이 있었다고 해서 다른 시각이 금지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를 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또 하나의 프레임이자 역사 훼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유족 단체와 정치권은 "이미 국가가 인정하고 사과한 사건을 '다른 시각'이라 포장하는 건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제주4·3은 김대중 정부가 2000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특별법'을 제정하고,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사과했다. 국회가 2021년 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피해자 지원을 강화한 사건이다.

 

장 대표의 지역구와 제주도내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는 "보령서천을 부끄럽게 하는 행동을 중단하라"며 "유족과 시민사회의 요청을 묵살하고 영화 관람을 강행한 것은 극우 역사관에 편승해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은 "윤석열 정부의 제주 홀대와 제주도민 무시는 사실 '국민의힘'이라는 당의 총의였다는 게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으로서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 요구한다. 당장 도민들과 유족들께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도 "제주의 역사와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다. 제주4·3은 결코 '관점'의 문제가 아니다"며 "국가 권력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명백한 국가폭력의 역사다.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는 다시는 반복되어서도 용서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내란에 이어 역사 부정까지 자행한 장동혁 당대표는 당장 제주도민과 유가족께 사과하라"고 분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재준 국힘 청년최고위원은 "보수 결집용 행동 같다"고 했고, 김소희 의원은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 왜 이런 행보를 택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진실을 부정할 자유는 없다"며 "국가가 인정한 역사적 사실을 흔드는 행위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합의된 진실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과 대신 정당화를 선택한 제1야당 대표의 태도가 정치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를 다시 묻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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